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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기록/슬기로운 독일생활86

[단상]#28. 한국 직장생활에 대한 회상 (feat.사직서) 독일에서 직장인으로 보낸 첫 한달이 지났다. 직장인으로서 한달을 꽉 채운 퇴근길. U반에 몸을 실었다. 내가 앉을 자리가 있나 한번 스윽 훑어본다. 내가 앉을 자리는 잘 보이는데, 나처럼 생긴 동양인은 보이질 않는다. 내가 몸을 실은 지하철 칸에 익숙한 것이라곤 나라는 존재 밖에 없다. 1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내 주변의 모든 것이 바뀌었다. 문화도, 사람도, 언어도, 날씨도. 이렇게 다른 세상에서 잘 지내고 있으니, 스스로 대견하기까지 하다.한국에서 직장을 다녔던 시간만큼이나 나에게 소중한 시간은 또 없었다. 많은 야근과 무거운 압박감이 늘 존재했지만, 그곳은 아마도 내 인생에서 다시 없을지도 모르는 초 엘리트 집단이었다. 덕분에 가정적인 아빠로 살아간다는 건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어쨌거나 인간.. 2018. 10. 1.
[단상]#27.내 블로그가 다음 메인에 소개되다니... 자고 일어났더니, 블로그 방문자가 2,000명이 넘게 들어와있는 것이 아닌가? "엥? 무슨일이지? 이 미천한 블로그에 왠 사람이 이렇게 많이 들어온거지?" 알고보니 내가 몇 일전 썼던 글이 다음 메인에 뙇!! 난 그냥 독일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기록하고 있었을 뿐인데, 이렇게 메인에 소개되다니... 블로그도 오래하고 볼일이다. 다음 메인의 힘을 빌어 하루 방문자 기록을 대략 3,100명으로 마감했다. 음... 그러니까 하루에 대략 100명 정도밖에 안들어오는 쩌리 블로그였는데, 한달 치 방문자가 하루만에 들어왔다. 허허허... 방문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려요! 더 열심히 기록해보겠습니다. 2018. 8. 3.
[단상]#26. Plan A, 그리고 Plan B (feat.테스트다프) * Plan A : 대학원 입학 지원7월 초, 슈투트가르트 대학원(Stuttgart Uni), 칼스루헤 공대 대학원(KIT) 에 지원을 마무리했다. 이 두 학교만 지원했던 이유가 있었다. 첫 째, 우니아시스트를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즉 대학 홈페이지에서 간단하게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둘째로 어학성적이 B1 이상 혹은 500 시간 이상의 독일어 수업을 들었다는 증명만 있으면 일단은 지원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어학성적에 관계없이 합격하면 대학원 등록을 하기 전까지만 어학성적을 충족하면 되니, 어떻게 보면 시간을 버는 셈이었다.작년 2017년 7월부터 A1를 시작하고, 올해 5월 말에 테스트 다프를 봤으니 대략 10개월 조금 넘게 독일어를 배운 후 시험을 본 셈이다. 대학원을 먼저 지원.. 2018. 7. 13.
[단상]#25. 대학원 지원, 그리고 구직 시도! 3주간 한국을 다녀오고나서 대학원 지원서류를 꾸리느라 나름...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직 Testdaf 점수가 없어서, B1 점수만으로도 지원할 수 있는 슈투트가르트 우니, 칼스루헤 공대, 아헨공대(여름학기) 이렇게 세 군대만 넣어볼 생각이다. 10월 전에 독일어 성적이 운좋게 나오면 입학하는거고... 아니면 다음을 기약하는 수 밖에...건축학 전공자라 이 곳 대학에서 Master 과정을 들으려면 포트폴리오를 대부분 제출(아헨 제외)해야한다. 그래서 요 몇일 한국에서 취직할 때 만들었던 포트폴리오를 조금 다듬었다. 텍스트도 독일어로 바꾸고, 건축가로 일하면서 진행했던 프로젝트도 추가해서 넣었다. 오늘에서야 독일어 버전의 포트폴리오 작업이 끝났다. 월요일이 되면 출력해서 우편으로 서류를 보낼 예.. 2018. 7. 1.
[단상]#24. 노트북과 빔프로젝터 #1. 노트북, DELL XPS15대학교 3학년때부터 쓰던 노트북을 아직까지 쓰고 있었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딱히 노트북을 바꿀 필요를 못느껴서 안바꾸고 있었다. 대학생 때 간간히 3D 그래픽 아르바이트로 용돈벌이를 하곤 했었는데, 그 때 돈을 모아 장만했던 상태좋은 중고 게이밍 노트북이었다. 이 노트북으로 졸업도 하고, 취직도 했었는데 이젠 바꿀 때가 된 것 같다. 그래서 한국에 간 김에 새로운 노트북을 장만해서 왔다. 앞으로 독일에서 대학원을 다닐지, 일을 하게 될지, 한국으로 돌아갈 지 모르지만 어쨌든 컴퓨터는 필요하니까... 이왕 사는 김에 노트북계의 워너비 맥북으로 장만하고 싶었지만, 윈도우 노트북을 살 수 밖에 없었다. 앞으로 작업할 시간도 모자를텐데, 내가 사용하는 프로그램 호환문제로 시.. 2018. 6. 21.
[단상]#23.첫 테스트다프 시험을 보다 무의식 중에 긴장을 많이 했나보다. 시험을 보고 나오니 온몸에 힘이 쫙 빠졌다.역시 문제는 듣기다. 듣기, 듣기, 듣기!! 언제쯤 또박또박 들릴려나... 테스트다프 공부를 시작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신경쓰며 공부했던 과목이 바로 듣기였다. 제발 듣기만은 공부한 만큼 점수가 나와줬으면 했다. 그리고 듣기 만큼은 후회스럽지 않을 정도로 공부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오늘 시험을 보고 나서 이거 듣기에서 4점 넘기 쉽지 않겠구나 싶었다. 1번 Teil이 끝나니 저 뒷편에서 누군가가 '샤이쎄~' 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만 어려운 게 아닌 듯 싶었다. 뭐 이렇게 2개씩 적으라는 게 많은겨. 어떻게 이렇게 긴 단어를 2개나 적으라는겨... 작정하고 틀리라고 내는 문제인거여 뭐여... 2번 Teil이 시.. 2018. 5. 24.
[단상]#22.독일어 어학원 츄스! 오늘을 끝으로! 독일에서 어학원 다니는 일정이 끝이 났다. 지난 B1, B2 반에서 많은 아이들이 통과하지 못한 거에 비해, 이번엔 거의 모든 친구들이 통과를 해서 마지막 수업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와이프도 무사히 B2 과정을 통과했다.작년 7월 중순부터 A1를 시작했으니, C1 반까지 모두 수강하는데 10개월 정도가 걸렸다. 뒤돌아보면 참 여유 부릴 틈이 없었던 것 같다. B2 수업 중반이 넘어서야 아이가 유치원에 완전히 적응했으니, 그 이전까진 와이프와 나 모두 육아와 전쟁하랴... 독일어와 씨름하랴...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이제 조~금만 더 힘내서, Testdaf TDN4 까지 화이팅 해야겠다. 2018. 5. 19.
[단상]#21.독일어 C1와 테스트다프 이번 주를 끝으로 독일어 C1 수업이 중반으로 들어섰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C1 수업보다 Testdaf 준비반에 훨~씬 더 가깝다. 지금 반에서는 B2까지 배운 문법들만으로도 수업을 진행하는데 큰 문제는 없는 것 같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그동안 교재로 사용했던 출판사의 책은 아예 보지 않고, 첫 시간부터 Testdaf 책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문제가 있다면, 여전히 잘 들리지 않는 독일어와 쉽사리 떼지지 않는 입술이다. 이것은 지극히 개인에게 달린 문제니 스스로 해결 할 수 밖에 없다.(아직 갈길이 멀다ㅜㅜ)수업은 일반적인 독일어 인텐시브 수업보다 좀 더 어렵고, 더 지루하다. 학문적인 독일어에 익숙해 지기 위한 수업이니, 그럴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알아할 단어들도 과학, 역사, 사회 등과.. 2018. 4. 14.
[단상]#20.두발 자전거를 타기까지. 드디어 우리 아이 스스로 두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다. 페달 굴리는 두발 자전거는 어제부터 타기 시작했는데, 연습한 지 이틀 만에 완전 마스터 했다. 그 전부터 밸런스 바이크를 타왔던 터라, 중심 잡기는 이미 터득한 상태였다. 아이가 겁이 많아서 두발을 땅에서 떼고 페달을 굴릴 수 있을 지 걱정했는데... 이렇게 잘 탈수가!! 정말 이제 다 키운 것 같은 기분이다. 두발 자전거를 타기까지 시간들을 짧게 뒤돌아 보면... 한국에서는 자전거를 타본 적은 없고, 씽씽카 정도만 타다가(겁이 많아 천천히 느린 속도로만 탔었다) 독일에 와서 처음으로 페달 없이 두 발로 밀면서 타는 밸런스 바이크를 탔다. 이 자전거는 한국에 있을 때, 동생이 선물해준 자전거인데 당시엔 너무 커서 탈 수가 없었다. 꾸역꾸역 독일.. 2018. 4. 6.
[단상]#19.독일어 B2 와 C1 사이에서. 드디어 독일어 B2 과정이 끝났다. 와이프도 B1 과정을 무사히 통과했다. 덕분에 다음 주 까지 푹 쉬고, 나는 C1 과정으로...그리고 와이프는 B2 과정으로 올라가게 된다. B2 레벨 테스트 점수가 생각한 것 만큼 나오진 않았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앞으로 공부는 어떤 방향으로 해야 할지 다시금 뒤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다.A1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C1 라니... 시간이 참 빨리 간다. 또 이미 내가 보내고 있는 이 시간을 거쳐간 모든 사람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요즘 와이프와 나 둘 다 새로운 언어를 배운 것에 대해 조금은 힘든 과정을 겪고 있다. 우리 부부는 다른 무엇보다 독일어가 중요하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독일어가 생각만큼 안 될 수록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2018. 3. 10.
[단상]#18.독일어 B2 중간 점검과 앞으로 계획 벌써...독일어 B2 과정이 끝나간다. B2 과정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블로그에 B2 수업의 첫 인상을 글로 남겼었다. 거만하게도 듣기가 들린다고 자신있게 썼었다. 들리긴 개뿔... 그 때 뿐이었다. 그냥 당시 듣기의 주제가 나한테 익숙했었고, 단지 아는 단어와 문구들이 좀 더 나왔을 뿐이었다.여전히 허우적대고 있다. 솔직히 말해, 쉽진 않다. 언젠가 독일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독일어 후기에 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B2에 올라가니 귀가 뚫리고, 이렇게 쉽게 공부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어렵지 않다는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글을 읽고나서 나 역시 그럴 줄 알았다. 그것이 괜한 희망 사항이었다는 걸 깨닫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B2는 정말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어휘도 어려울.. 2018. 2. 22.
[단상]#17.정신없다. 정신없어. 요 몇 일 정신이 하나도 없어 블로그를 챙길 여유가 없었다. 일단 우리 아이가 유치원에 적응을 하고 있는 기간이라 당분간은 아이와 유치원에 함께 있어야 했다. 혹시나 유치원 선생님이 질문하면 못 알아 들을 수 있으니 귀를 활짝 열고 있었다. 와이프라도 옆에 있으면 의지라도 될텐데, 와이프는 어학원 수업을 오전에 듣고 있어 온전히 내 몫이다. 와이프는 한국에 있을 때 혼자서 이 모든 걸 독박썼었단 말인가? ㅜㅜ 아이가 말도 안 통하는 이곳에서 스트레스를 받진 않을까 매 순간 노심초사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선생님과 나는 말도 안되는 독일어로 소통하고 있다. 영어로 말해도 상관없지만, 큰 돈을 내고 독일어를 배우고 있으니 써 먹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서... 틀리더라도 지껄이는 독일어로 소통을 고집하고.. 2018. 1. 27.
[단상]#16.독일어 B2 코스 시작! 길고 긴 새해+크리스마스 휴일이 끝났다. B1 끝나고 거의 3주 동안이나 꿀 같은 방학이었다. 처음 다짐과는 역시나... 다르게 방학 첫 일주일 동안은 정말 널부러져 있었다. 거의 셋째주가 다 되어서야 안되겠다 싶어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간단하게 문법을 한번 훑고, 듣기 공부만 했다. 방학 내내 공부하겠다는 다짐과는 다르게 마지막에 몰아치듯 공부했다는 죄책감이 들었다. 곧 시작될 B2 수업이 걱정으로 다가왔다.B2반 친구들은 대부분 새로 만났다. B1까지는 여자 학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면, B2에선 남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역시 이미 독일어를 2-3년 공부하고 온 친구들이 있었다. 물 흐르듯 말을 내뱉는 친구들도 3명 정도 있는 것 같다. 그 중 이집트에서 온 친구가 한 명 있는데, 아마 이 친구가 제.. 2018. 1. 15.
[단상]#15.독일어 B2 시작을 기다리며. 독일어 B1 코스가 무사히 끝났다. 와이프도 나도, 다음 코스로 접어들게 되었다. 이제 B1이 끝났으니 반 조금 넘게 달려왔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지금까지 그래도 잘 달려온 것 같다.지난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내가 들었던 B1 수업엔 이미 독일에서 조금 살았던 친구들이 꽤 많았다. B1 코스는 '독일어 구사가 자연스러운 학생(문법이 완벽하진 않지만)-이하 A그룹'과 '이제 막 독일어 구사를 시작하는 학생-이하 B그룹'이 뒤섞여 진행되었다. 안타깝지만 나는 B그룹에 속해 있었고, A그룹과 B그룹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A그룹의 몇몇 학생들은 10분이고, 20분이고 독일어를 마구 뱉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들도 있었다. 실제로 선생님의 질문을 가장 잘 이해하는 것도 A그룹 학생들이었으니, 그들이 .. 2017. 12. 18.
[단상]#14.할머니,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 해외생활을 헤쳐나감에 있어 회의감이 드는 것이 있다면, 아마도 가족의 죽음앞에 무력함을 느낄 때가 아닐까.엊그제 외할머니께서 하늘나라로 가셨다. 새벽에 아버지께 문자를 받고, 놀란 마음에 아침일찍 일어나 혼자 많은 생각을 했다. 아주 어렸을 적, 할머니께서 일하시던 시장에 놀러갔을 때, 매년 할머니 생신 때마다 온 가족이 모였을 때, 군대에서 첫 휴가를 나왔을 때, 전역했을 때, 결혼할 여자를 소개시켜 드렸을 때, 그리고 결혼했을 때, 아들이 태어나고 할머니께 인사드리러 갔을 때, 독일 오기 전 마지막 인사를 나눴을 때....순간 많은 기억들이 스쳐지나갔다. 슬픔보다는 추억이라고 해야할까. 할머니를 보내야만 하는 지금 이 순간이 아쉽지 않은 이유가 독일로 오기 전, 할머니와 다행히 국밥 한그릇 맛있게 먹.. 2017. 1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