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20 검도 with 독일 국가대표팀 지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독일 국가대표팀이 슈투트가르트에 모여 나도 잠시나마 함께 훈련할 수 있었다. 독일 제일검들이 한 곳에 모인다고 하니, 배우는 입장인 나로서는 감사할 따름이다.다른 선수들보다 가장 칼을 맞춰보고 싶었던 선수가 있었는데, 바로 쾰른에서 수련하고 있는 막스. 대표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상단을 쓰고 있고, 피지컬이 좋은 선수라 그 앞에 서면 어떤 느낌일지 너무 궁금했다. 상단을 수련하는 분들과 몇 번 칼을 맞춰보긴했지만 키가 비슷하거나 작은 사람들과 했을 뿐이었다. 나와 키가 15cm 이상 차이가 나는 거구인 막스가 죽도를 위로 치켜들어서 공격하는 상단세를 취하니 안그래도 큰 몸이 더 커보였다. 리치가 길어서 공격거리도 길고, 좋은 피지컬에서 나오는 힘도 단단했다. 덕분에 재밌게 교검했.. 2024. 11. 4. 검도 일지 : 세메가 없어 ! "세메가 없어!"* 검도에서 세메란, 공방의 시작점에서 상대의 마음을 동요시키는 무형의 기술지난 주 코자키 선생님께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다. 지금까지 코자키 선생님과 계고(자유대련) 후에 해주신 말씀은...1. 타격이 약하다.2. 선생님 혹은 고단자와 할 때는 나의 최선을 보여주어야 한다.3. 세메가 없다.첫번째 문제, 김사범께서도 같은 말씀을 해주신 적 있다. 내가 타격이 약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지금까지 작은머리를 사시멘(찌르듯이 치는 머리)으로 치고 있었던 게 가장 컸던 것 같다. 그 다음으로는 몸보다는 치려는 마음이 앞서 몸이 들어가지 못하고, 팔만 뻗어치려는 기존 내 습관도 고치기 위해 항상 염두해두고 수련 중이다. 검도를 안하는 날에는 집에서는 타격할 때 주로 쓰이는 .. 2024. 10. 9. 그 꼬마가 진짜 너 맞아? 어제는 시간이 야속할 정도로 빨리 간다는 생각이 든 하루였다.대략 4년 전 쯤, 독일에서 다시 검도를 시작했을 무렵... 슈투트가르트 도장에서 만났던 독일인 아빠와 아들이 있었다. 아빠는 키가 컸고, 아들이 그 때 10살인가 그랬을거다. 앳뗀 모습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아빠와 아들이 검도하는 모습이 너무 좋아보여서 정말 인상이 깊었었다. 완전 기초인 밀어걷기부터 둘이 함께 하는 모습이 어설프지만 아름다워 보였다. 나도, 그 아버지도 슈투트가르트 도장에서 운동한지 얼마되지 않은터라 입사 동기마냥 자주 이야기를 하곤 했었다.얼마지나지 않아 우리 둘째가 태어났고, 다시 몇 년간 검도를 쉬게 되면서 그 부자지간과의 연은 거기서 끝이났다. 슈투트가르트 도장에도 나오질 않으니, 다른 사람들처럼 몇 달.. 2024. 9. 25. 우승 ! 2024 독일 야마시부 검도 대회 지난 토요일, 프랑크푸르트 근교 비스바덴에서 열린 검도 대회에 다녀왔다. 올해로 37회를 맞이한 이 대회는 '야마시부(Yamashibu)'라는 이름의 나름 역사가 있는 대회다.유급자부는 3-6급과 1-2급으로 나뉘어 있었고, 유단자부는 1-2단과 3단 이상으로 나뉘어 있었다. 나는 지난 텐구컵에서 1급을 취득해 1-2급 카테고리에 출전했다. 같은 카테고리에 출전한 사람 중에 뒤셀도르프 최강 유급자인 요나스도 있었다. 이 대회의 재미있는 점은 3-6급 카테고리에서 1, 2위를 한 선수들이 1-2급 토너먼트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1-2급 카테고리에서 1, 2위를 한 선수들도 유단자부 토너먼트에 출전할 수 있다. 즉, 3-6급 선수도 실력만 있다면 점차 상위 레벨로 올라가며 경기를 치를 수 있는.. 2024. 9. 11. 독일 Württemberg주 검도 합동연무 지난 토요일은 한달에 한번씩 Württemberg주에서 검도를 하는 검도인이 모두 모여 훈련하는 합동연무가 있었다. 여기에 가면 평소에 만나지 못한 칼을 만날 수 있어서 즐겁게 검도를 하고 오곤한다. Württemberg주 대표로 있는 친구들도 이 훈련에 오기 때문에 더 좋다. 수련은 총 2시간인데 중급자 이상이기 때문에, 자기가 하고 싶은 기술 훈련을 했다.나는 기술훈련보다 김사범님께 배운대로 머리만 쳤다. 거리를 재다가 쑥 한발 들어가서 몸이 들어가서 칼끝에 힘이실리는 머리.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몸에 베어있는 것들을 하나씩 덜어내려니 왜이리 잘 안되냐.이번 트레이닝에서는 상단과도 처음으로 칼을 맞춰봤다. BW주에서 상단을 쓰는 사람이 아주 드물어서 좀처럼 기회가 없었는데, 재밌을 것 같아 계고를 .. 2024. 6. 24. 2024 독일 검도대회 Tengu Cup 후기 거의 반년만에 다시 대회를 다녀왔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꽤 규모가 큰 대회였다. 유급자부 개인전에서 순위권 안에 드는 것이 목표였으나, 아쉽게 3차전인 8강에서 1:0으로 져버려서 메달권 바로 앞에서 탈락했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해했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경기에 함께 참여한 요나스도 수상권에 들지 못해 많이 아쉬워했다. 심판 판정에 대해 이런저런 할말이 참 많지만, 말해봐야 결과가 바뀌는 것도 아니니 그냥 그러려니 하자...ㅜㅜ2024 Tengu Cup 개인 1회전 2024 Tengu Cup 개인 2회전 2024 Tengu Cup 개인 3회전경기가 끝나고 시상할 때, 아쉬운 마음으로 우승자부터 3위까지 축하박수를 치고 있었는데 내 이름이 불렸다. 그리고 함께 참여한 요나스도 불렸다.. 2024. 6. 4. 개인전 우승, 단체전 3위 / 2023년 독일 BW주 검도대회 지난 일요일, 드디어 독일에서 첫 출전하는 검도 대회에 다녀왔다. 나는 급 리그에 출전해서 개인전 우승, 단체전은 3위라는 성적을 거두었다. 호랑이 없는 곳에서 여우가 왕이라고 했던가. 단과 급이 나눠서 경기를 한 덕에 운좋게 우승할 수 있었다. 단별 대회에서 개인전은 독일 국가대표인 Fellbach의 Ohashi 선수가 우승, 단체전 역시 Fellbach가 차지했다. 우리팀 국가대표인 Fabian과 4단 크리스티안은 개인적인 이유로 참가하지 못해 반쪽짜리 팀으로 단체전에 출전한게 못내 아쉬웠다. 그래도 단체전 3위라는 타이틀에 만족한다! 개인전은 총 6경기를 뛰었는데 경기 중간 중간 쉬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체력적으로 많이 힘에 부쳤고, 득점인정이 한국과는 약간 다르게 느껴졌다. 경기영상은 유럽에서.. 2023. 11. 6. 10월 넷째주 금요일 검도일지 오늘 운동시간을 착각해서 조금 늦어버렸다. 탈의실에 들어가니 벌써 호구 때리는 죽도소리와 기합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뭐지...? 나만 늦은 것 같은 이 불안한 예감. 그렇다. 금요일 운동시간이 1년전 쯤 바껴서 30분 당겨졌다고 한다. 시합도 얼마 안남아서 불사르려고 했는데, 1시간도 못하고 돌아와서 아쉬움이 컸던 것 같다. 허둥지둥 준비운동도 못하고 바로 호구 쓰고 시작했다. 오늘은 기본연습없이 공격연습부터 시작이었다. 공격 연습은 세번만해도 숨을 못쉴정도로 힘든데, 이만한 운동이 없지 싶다. 바로 땀범벅이 되었다. 그리고는 바로 게이코(대련). 포인트에 상관없이 지난 월요일 사범님께 들었던대로 뒤로 무르지 말고, 받아치려고 하지말고 세메.세메.세메 팡 ! 이거하나만 생각하고 들어갔다. 주중에 봤던 발.. 2023. 10. 28. 만신창이가 된 손과 발 검도를 하니까 손과 발이 난장판이 되었다. 죽도를 잡는 왼손은 그나마 굳은 살이 계속 남아있어 괜찮은데 문제는 발. 몸을 밀어주는 왼발바닥 앞쪽 전체가 물집이 잡히더니 기어코 떨어져나갔다. 발구름 하는 오른발도 엄지에도 물집이 잡혀 반창고를 칭칭 감고 운동했다. "너 한국 마이클잭슨이야? 뭐야?ㅋㅋㅋ" "간만에 운동하더니 완전 아기발 다됐네 ㅋㅋㅋ" "아 ㅎㅎㅎ 아파죽겠다고 !!" 라며 놀리기 시작하는데 검도해본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운동을 시작했다. 오늘의 주된 운동 포인트는 세메 후에 관성을 이용해서 타돌하는 게 아니고, 세메 후 멈췄다가 상대 움직임을 보고 바로 제자리에서 반응하는 훈련이었다. 내 몸 조차 맘대로 할 수 없음을 느끼면서 역시 참 검도 쉽지 않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3. 10. 24. 대한검도 경력, 독일에서도 인정받다(진작 할껄) 검도를 독일에서 처음 시작하면 Verein에 등록하고 각 연방주 Kendo협회에 Kendopass를 신청한다. Kendopass 안에는 Prüfung(시험)에 대한 정보와 몇 단 혹은 몇 급인지 명시된다. 시합에 나갈 때나 세미나에 참석할 때에도 이 Kendopass가 필요하다. 나 같은 경우, 코로나가 바로 터지기 전 운동을 나갔다가 Kendopass를 신청하는 시점에 락다운이 걸려서 운동과 업무가 마비되었었다. 다시 운동이 재개되었을 때, Kendopass를 한번 신청하려고 했다가 한국에서 대학시절에 따놓았던 2급을 인정받으려고 문의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답변을 못받았다. 아마 그 때도 업무가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진 않았던 것 같다. Verein 사범에게 물어봐도 아마 될꺼라고만 하고, 어떻게 해야하.. 2023. 10. 15. [검도]#10. 이도류를 처음 만나다. 대부분 사람들이 하나의 죽도만 가지고 검도를 한다. 그러니까 두 손으로 죽도를 쥐어 타격을 한다. 원칙적으로 죽도를 두 개 갖고 하든, 한 개 갖고 하든 상관은 없다. 단, 죽도를 두 개 쓸 때(이도류) 하나는 작은 칼, 하나는 큰 칼을 들어야하고, 타격은 큰 칼만 유효하다. 이게 바로 이도류이다. 한국에서도 이도류를 만난적은 없다. 그만큼 칼을 두 개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결코 흔하지도 않다. 또 칼을 하나 쓸때와는 운동 방식도 완전히 다르다. 그냥 새롭게 배워야 한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독일에서 이도류를 처음 만났다. 그것도 여자 검우가 이도류를 한다. 남자가 하기도 진짜 힘든데, 일단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처음 칼을 맞대보니, 이도류를 오래한 것 같진 않고 이제 막 시작한 듯한.. 2019. 12. 5. [검도]#9. 종이로 만든 임시 명패 내 갑상에 붙어있는 명패는 예전에 소속되어있던(지금은 없어진) 도장의 명패다. 당연히 한문으로 쓰여있어서 여기 친구들이 내 이름을 읽을 수도, 기억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였는지, 사범님께서도 다음에 올 때는 내 이름을 쪽지에 써서 자기한테 주면 좋겠다고 하셨다. 나는 그러한 이유들로 차라리 임시명패를 만들어 붙이기로 했다. A4 용지를 접어서 영문으로 이름을 쓰고, 스카치 테이프로 돌돌 말아 붙이니 꽤나 그럴싸한 임시명패가 완성되었다. 이날 운동을 시작하니, 다들 내 명패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이름을 가르쳐주긴 했지만, 어떻게 발음해야하는지 이 친구들도 잘 몰랐던 것 같다. 영문 철자를 보니 그제야 내 이름을 안부르던 친구들도 제대로 부르기 시작했다. 내 이름은 문철인데, 이 친구들은 문출~ 문출~ 이.. 2019. 11. 17. [검도]#8. 해외에서 하는 검도의 장점 내가 이곳에서 검도를 다시 시작한 날, 나에게 어설픈 찌름을 시전했던 친구가 아래 사진의 크리스라는 미국 친구다. 이 친구의 찌름으로 시합연습은 피튀기는 진짜 시합이 되어버렸는데, 진짜 교검을 한 덕분인지 이 친구와 금방 친해졌다. 친구라고 하기엔 거의 10살 이상의 나이차이가 난다 ㅎㅎ 이 친구와 칼을 맞출 때는, 다른 사람들과 칼을 나눌 때와 많이 다르다.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검도를 하게 된다. 그래서 재밌다. 외국에서 검도를 하면 좋은 점이 몇 가지 있는데... 첫째는 독일인(혹은 외국인)들과 좀 더 허물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매일 이들과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타지생활에 많은 도움이 된다. 독일인들의 세상에 겉도는 느낌이 아닌, 좀 더 이.. 2019. 11. 14. [검도]#7. 죄책감을 느낀다(feat. 뒷꿈치, 아킬레스건 보호대 구매기) 한국에서 검도를 하면 대부분의 검도용품은 국내에서 수급할 수 있다. 그런데 해외로 나오면 상황이 많이 다르다. 국내에선 손쉽게 구할 수 있었던 제품을 정말이지 쉽게 구할 수가 없다. 아니 찾아도 없다. ㅜㅜ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일본의 제품을 구매했다. 죄책감을 느낀다. 잘못했습니다. 그래도 변명할 기회를 주신다면, 아래 상세히 서술하겠습니다. 옛날보다 몸무게가 15kg이상 늘었다. 검도가 왼발로 온몸의 체중을 밀어주는 운동인 만큼, 왼쪽 아킬레스건의 역할이 아주 크다. 몇 번 좀 무리해서 운동했더니, 왼쪽 아킬레스건이 쫘악.... 땡겨오는 느낌이 들었다. 통증도 조금 있었다. 운동전후에 스트레칭에 많이 신경썼는데도 불구하고, 부상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교 검도부의 열악한 환경탓에 돌바닥에.. 2019. 10. 30. [검도]#5. 독일의 검도장 방문! 지난 주 금요일, 본격적인 운동을 위해 검도장에 방문했다. 슈투트가르트 근처엔 검도장이 3군데나 있는데, 난 그냥 제일 가까운 체육관을 선택했다. 다행히 차로 15분 정도 되는 거리에 있어서 거리부담이 크게 없다. 방문하기 전, 독일인 사범과 전화로 간단한 내 소개와 언제쯤 방문하면 좋은지 등을 물어봤다. "안녕하세요. 저는 XXX 이고, 검도를 다시 시작하려고 하는데요. 언제쯤 방문하면 될까요?" "이미 검도를 하셨고, 장비는 다 가지고 계신거죠?" "네~ 맞습니다." "그럼 장비 들고, 금요일 오후 8시에 오세요~" "제가 검도를 오래 쉬었다가 다시 시작해서, 처음 몇 번은 호구쓰지 않고 기본기 위주로 해보고 싶은데요~?" "아, 그럼 오후 6시 30분에 기본기를 연습하니, 그 때 방문해 주세요~" .. 2019. 10. 15.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