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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기록/슬기로운 독일생활83

김나지움 첫 엘턴아벤트, 그리고 첫 시험 지난 주에는 첫째의 김나지움에서 첫 엘턴아벤트(Elternabend)가 있었다. 초등학교와는 무엇이 다를까 싶어 와이프와 함께 학교로 향했는데, 엘턴아벤트 구성은 초등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엘턴아벤트가 시작되기 전, 옆자리 부모들과 한번 씩 인사를 하고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보내고 본격적인 엘턴아벤트가 시작되었다. 앞으로 아이들이 배우게 될 과목에 대한 설명과 선생님 소개, 그리고 세부일정에 대해 듣고 질문할 수 있었다.과목별(독일어, 수학, 영어) 시험 날짜와 횟수, 그리고 점수비율도 안내해주셨다. 김나지움이라서 그런가, 확실히 초등학교 때 보다 시험도 많은 것 같고 숙제도 많아보였다. 특히 영어 시험과 숙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많아서 '우리아들 영어 하나도 못하는데 고생하겠네...' 싶었다. 엘.. 2024. 10. 16.
박살나버린 32인치 와이드 모니터 요즘 첫째 신우는 스크래치 코딩에 푹 빠져있어서 내 컴퓨터 자리를 녀석에게 내어주고 있다. 지난 주말에도 신우는 Arbeitzimmer에서 스크래치 코딩을 하면서 혼자 풀리지 않는 문제들과 씨름하고 있었다. 와이프와 나는 거실에서 신우에게 이제 곧 잘 시간이라고 말하며, 새로 산 맥주향이 다르다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 때, 우당탕탕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부엌에서 뭐가 떨어졌나 싶어서 달려갔는데, 아무일도 없었다. 그 소리는 다름아닌 Arbeitzimmer에서 나는 소리였던 것.문을 열고 들어가니 책상은 반이 기울어져있었다. 책상위에 있던 물건들은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고 450유로나 주고 산 32인치 와이드 모니터 역시 바닥에 떨어져있었다. 신우도 갑자기 일어나버린 이 상황에 많이 놀랐다... 2024. 10. 15.
9월 런닝 요즘은 일주일에 3-4번 5km 정도는 달리려고 하는데, 검도와 병행하려다 보니 일주일에 3번 달리기도 벅찰 때가 많다. 의지를 갖고 달려야 계획만큼 채워달릴 수 있다. 지난 9월은 한달에 100km (마라톤을 준비하는 분들에 비해서는 꼬꼬마 수준) 를 달려보려고 했는데, 검도 대회와 첫째 아이 농구일정이 좀 꼬여버려서 달리기에 할애할 시간이 적었다. 그래서 70km를 간신히 넘겼다.요즘엔 장인어른을 비롯해, 처제와 처남, 그리고 슬기까지 열심히 달리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2년 후에는 가족이 다함께 베를린 마라톤을 달려보는 게 어떻겠냐고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된다면 세상에 못할 일이 없지 않을까.나는 달리고 나면 개인 인스타에 기록을 남기곤 한다. 가끔 그 힘들고 지루한 걸 왜 달리냐고 물어.. 2024. 10. 2.
우리의 행복한 순간 얼마전에 있었던 슈투트가르트 달리기 대회(Stuttgart-Lauf)에서 신우는 좀 더 잘 달리고 싶었는지 나보고 일주일에 3번, 농구가지 않는 날 같이 달리기하는게 어떻겠냐고 물었다. 그날부터 신우와 나는 달리기 대회 한달 전부터 농구가 없는 화, 목, 일요일 2~3km씩 공원을 달리곤 했다. 신우는 평발에다가 런닝에 익숙하지 않은 만 10살. 그래서 조금이라도 무리하면 발에서 바로 신호가 온다. 어떤 날은 발목이 아프다며 걷기만한 날도 있었고, 또 어떤 날은 달리다 걷다를 반복하는 날도 있었다. 500m를 달리고도 숨이 찬다며 힘들어한 날이 있었고, 5km를 달리고도 더 달릴 수 있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 걸었든... 뛰었든... 중요한 것은 계획한 날짜에 일단 신발끈을 조여매고 밖에 나갔다는 것이다.. 2024. 7. 31.
정들었던 독일 초등학교 졸업식 풍경 아들의 김나지움 입학식이 있고난 다음, 초등학교 졸업식이 있었다.한국에서 나고자란 나는 초등학교를 졸업식을 하고나서 김나지움에 입학식을 해야 시간 순서가 좀 맞는데, 독일은 그런 거 상관없이 학교별로 독자적인 행사인터라 순서가 좀 꼬이기도 하나보다.조금 이른 점심시간에 잠시 회사에서 나와 4년간 다녔던 아이 초등학교에 도착했다. 1학년부터 3학년 아이들 모두 운동장에서 나와 4학년 형, 누나들에게 마지막 안녕을 하고 있었다. 정성껏 준비한 노래를 불러주고,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미래를 응원해주었다. 졸업하는 4학년 남자아이들은 여전히 장난을 치며 행사를 즐긴데 반해, 여자 아이들은 서로 부등켜 안으며 울음을 터뜨렸다.부모가 되어서야 느낄 수 있는 요상한 감정이 올라온다. 기쁘면서, 대견하기도 하고, 약간.. 2024. 7. 24.
독일 김나지움 입학식 풍경 지난 월요일, 신우의 김나지움(독일 중고등학교) 입학식이 열렸다. 초등학교 입학식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김나지움에 입학한다니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다. 회사에서 일을 마치고, 일찍 출발한다고 했는데도 아빠는 행사에 조금 늦어버렸다. 도착하니 학교 운동장에서는 이미 교장선생님 말씀과 학부모 대표의 연설이 한창이었다.학교 소개와 연설이 끝나고 드디어 기다리던 반 배정시간. 앞으로 8년간 함께 지낼 새로운 친구들를 만날 시간이다. 차례차례 한명씩 이름이 불리다가 드디어 신우의 이름도 호명되었다. 지금 초등학교 같은 반 친구들 중에서 이 학교로 함께 입학하는 친구가 없었기 때문에 살짝 외로워하던 찰라! 마나스라는 아이의 이름이 불렸다.마나스는 신우와 1학년, 2학년에 같은 반이었던 친구로 성향이 신.. 2024. 7. 23.
2024 슈투트가르트 달리기 대회 슈투트가르트에서 제일 큰 달리기 행사인 Stuttgart-Lauf에 아이들과 함께 다녀왔다.많은 인파 속에서 아이들 챙기느라 와이프와 나는 달리기에 직접 참여하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슬기와도 함께 달려볼 생각이다. 신우와 신아는 이번에 어린이 코스에 참여해 신우는 1.4km, 신아는 650m 미니 마라톤을 완주했다.대회 전날까지 신우는 기침이 심해 내년에 참여하는 게 낫겠다 싶었는데... 대회 당일에는 컨디션이 정말 많이 괜찮아져서 고민끝에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달려보자로 가닥을 잡았다. 1.4km는 평소에 운동하지 않은 어른은 쉬지않고 달리기 힘든 거리인데, 레이스 중반에 신우가 조금 힘들어해서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나도 함께 달렸다. 아직 신우 몸이 온전치 않아 호흡하기 쉽지 않았을텐데도, 포기.. 2024. 7. 22.
독일 유치원의 나르시시스트 4편 완결 독일 유치원의 나르시시스트 3편독일 유치원의 나르시시스트 2편독일 유치원의 나르시시스트 1편유치원의 왕선생님이 퇴직하시고, 그 자리에 새로 들어온 선생님 A와 처음으로 상담하는 자리를 가졌었다. (이 A선생님이 유치원deutschaj.com상담을 마치고 웃으며 나오는 나를 보고 와이프가 물었다."그렇게 통쾌해?""응, 엄청나게 통쾌해"이번 기회에 이론적(?)으로 사람에 대한 공부도 많이 된 것 같다. 나르시시스트를 듣기만했지 "아, 이게 나르시시스트구나" 라고 느낀 것도 처음, 그 사실을 알고 대응한 것도 처음이었다.와이프와 저녁에 맥주한잔하고 푹 자고 일어난 다음 날. 여느때와 다름없이 나는 출근하고, 와이프는 둘째 신아를 유치원에 데려다주었다. 혼자 육아를 하고 있는 와이프에게 이번 사건은 정말 큰 .. 2024. 7. 17.
독일 유치원의 나르시시스트 3편 독일 유치원의 나르시시스트 2편독일 유치원의 나르시시스트 1편유치원의 왕선생님이 퇴직하시고, 그 자리에 새로 들어온 선생님 A와 처음으로 상담하는 자리를 가졌었다. (이 A선생님이 유치원에 오면서 그녀의 아이도 같이deutschaj.com상담실에 들어갔을 때 우리가 제일 처음 맞닥드린 것은 여유로운 척, 거만한 태도로 앉아있던 A선생님의 모습이었다.통상 상담할 때는 부모를 위한 커피와 물이 준비가 된다. 4년 넘게 이 유치원을 다니면서 그래왔다. 그런데 그 날은 물병만 덩그라니 올려져 있었고, A선생님 본인만 이제 막 뽑은 라떼 한잔을 준비해두었다. 이렇게 책상을 셋팅한 것도, 본인만 커피를 준비한 것도 우리보다 우위에 서려는 나르시시스트의 단면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황이 정말x10 유치하지만,.. 2024. 7. 16.
독일 유치원의 나르시시스트 2편 독일 유치원의 나르시시스트 1편유치원의 왕선생님이 퇴직하시고, 그 자리에 새로 들어온 선생님 A와 처음으로 상담하는 자리를 가졌었다. (이 A선생님이 유치원에 오면서 그녀의 아이도 같이 유치원에 들어왔다.) A선생님은 둘deutschaj.com와이프는 다른 엄마와 만나서 커피를 마시며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엄마는 신아가 생일파티로 자기 집에 왔을 때, 혼자서 의견도 잘 말하고 이상할 게 전혀 없었다고 말해주었다.(실제로 신아는 부끄러움이 많을 뿐, 정신적/정서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 아이다) 이 의사 엄마는 A선생님의 코멘트는 무시해도 상관없고 (병원에 갈 필요는 전혀 없지만)만약 와이프가 원한다면 괜찮은 의사 선생님을 소개해주겠다며 와이프를 위로해주었다. 그제서야 와이프가 마음이 조금 놓였는.. 2024. 7. 15.
독일 유치원의 나르시시스트 1편 유치원의 왕선생님이 퇴직하시고, 그 자리에 새로 들어온 선생님 A와 처음으로 상담하는 자리를 가졌었다. (이 A선생님이 유치원에 오면서 그녀의 아이도 같이 유치원에 들어왔다.) A선생님은 둘째 신아의 독일어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데도 다소 어려움이 있다는 내용을 주로 이야기했다. 어려움이 있으면 해결하면되고, 어떻게 도와줄지 고민하면 되니까 우리에게는 전혀 걱정거리가 아니었다.문제는 상담에서 보인 A선생님의 태도였다. 이 상담은 둘째를 위한 상담이었지만 속내는 그러지 않다는 걸 눈치가 느린 나 조차도 알아차릴 정도였다. 쎄함을 느끼는 순간,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단어는 나르시시스트였다. 유튜브 영상에 나르시시스트 영상이 떠서 몇 번 우연히 본적이 있는데 이게 그건가...?'이 여자 혹시 나르.. 2024. 7. 11.
첫째 아이의 생일파티 첫째 신우가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 1년에 두번 있는데 크리스마스와 자기 생일이다.반년 전부터 생일이 하루하루 다가올 때 마다 D-Day를 세기 시작한 녀석.독일에서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아이들 생일이 집안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다.아이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아이들이 함께할만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기도 한다.가령 친구들과 암벽등반을 한다거나, 달리기 대회를 같이 나간다거나, 아니면 실내 놀이터에서 함께 놀고 식사하기도 한다.우리 부부는 아이 생일에 무엇을 해주어야 하나 고민끝에 진짜 친한 친구들과 몇몇과 과학관에 놀러가기로 했다.아이들을 데리고 중앙역에서 하일브론까지 40분정도 기차를 타고 가야하지만, 이제 4학년이나 된 아이들 몇몇을 데리고 다니는게 그리 어려운일도 아니.. 2024. 6. 28.
10세 이하(U-10) 동네 농구대회 우승 첫째가 속한 10세 이하(U-10) 슈투트가르트 MTV팀이 지난 주 열린 농구 토너먼트에 참여했다. 튀빙엔, 하이델베르크, 울름의 어린이 농구팀이 이곳 슈투트가르트에 모여 하루종일 농구 실력을 겨뤘다. 슈투트가르트 MTV팀은 총 3팀으로 나눠 대회에 출전했는데, 아이가 속한 팀이 운 좋게 5전 전승으로 우승을 하였다. 개개인의 실력이 있든 없든, 팀 스포츠답게 서로 부족한 부분을 잘 채우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아이들이 참 기특하다 :)대회가 우리 홈에서 열리는 만큼, 나도 Kampfgericht로 참여해서 아이들의 경기를 기록하는 걸 도왔다. 와이프도 샌드위치를 만들어와서 먼 발걸음을 한 가족들이 농구경기를 보며 허기를 달랠 수 있도록 솜씨를 발휘했는데, 토너먼트가 채 끝나기도 전에 성황리에 전부 팔.. 2024. 6. 27.
발레를 시작한 둘째 춤추는 걸 좋아하는 우리 둘째가 드디어 취미활동을 시작했다. 그 동안 아빠, 엄마가 오빠 농구 쫓아다닌다고 둘째는 이렇다할 활동을 못시키고 있었는데 드디어 시작하게 된 것이다. 참 신기한게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여자 아이는 분홍분홍한 색깔과 예쁜 걸 본능적으로 좋아하는 것 같다. 공주 옷같이 예쁘고 분홍분홍한 발레옷을 입고 춤추는 게 마음에 들었는지 집 앞 발레학원 프로베 수업을 듣고 바로 등록했다.발레 수업이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인 3시 30분에 열리는터라, 딸 아이가 발레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었는데... 이번 주는 일이 널널해서 일찍 퇴근해 딸아이가 있는 발레학원으로 향했다.가는 날이 장날이었다. 키타에서 뭔가 착각을 했는지, 딸 아이 발레가야하는 시간에 소풍을 데리고 나가버려서 와이.. 2024. 6. 26.
별일없이 산다 어제는 평소와 다름없이 열심히 일하고, 퇴근했다. 조금 늦게 퇴근하면 늘 자리가 빡빡한 슈투트가르트 시내 주차를 무사히 마치고 집에 오니 해야할 일을 다 끝낸 큰 아이와 작은 아이가 닌텐도 스위치를 하고 있었다. 아이들과 차례로 뽀뽀로 인사하고, 가방에 든 다 먹은 도시락통을 꺼내 부엌으로 향했다. 저녁을 순대국으로 준비한 아내가 정성스레 요리를 하고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바로 가족과 저녁식사를 했다. 아이들과 도란도란 오늘 있었던 평범한 일상을 공유했다. 한가지 특별했던 점이 있다면 오랜만에 먹어본 순대국이 정말 맛있었다.밥을 다 먹고 장비를 챙겨 검도장으로 향했다. 늘 가던길, 늘 가던 시간, 도장에서 늘 만나는 사람들. 다를 것 없는 하루였다. 열심히 소리치고, 땀을 흘렸다. 머리치기를.. 2024.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