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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기록/슬기로운 독일생활115

시간은 집중하는만큼 늘어난다 하루가 딱 2시간만 더 있어서 26시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하고 싶은 것, 해내고 싶은 것, 또 해야만 하는 일들이 많아서 하루가 조금만 더 길었으면 하는 날들의 연속이다.슬기가 원하는 일 할 수 있게 밑바탕 만드는 일, 애들 둘 학교랑 방과 후 활동 챙기기, 회사 일에 개인 작업까지 쳐내는 일, 거기에 슬기랑 내 건강 챙기고 밥 잘 챙겨 먹고 잠자는 것까지.매일 반복되는 이 루틴만 쳐내도 하루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특히 지난 3주는 그 빡셈이 최고조였다. 한국의 작은 설계공모에도 참가해, 어찌어찌 마무리는 했다. 마감 주엔 수면시간이 3시간 안팎이었고, 결국 제출 전날엔 밤을 꼬박 새우고 나서야 간신히 끝낼 수 있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개인 프로젝트를 굴린다는 게 결코 쉽지 않구나. 이.. 2026. 10. 14.
첫 마라톤 완주. 처절했던 42.195km. 42.195km /// 이 글은 나의 첫 마라톤의 처절했던 기록이다.올해 슈투트가르트 Lauf가 끝나고, 다음은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해볼 생각으로 호기롭게 울름 마라톤을 신청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100일정도 남겨둔 시점부터 매일같이 달렸던 것 같다. 시간이 나질 않으니, 새벽에 일어나서 달렸다. 월간 마일리지는 자연스럽게 높아져 150km를 넘어 어느 새 300km까지 달성했다. 드디어 월간 마일리지 300km를 달성했구나 하며 기뻐하는 찰나. 오른쪽 장경인대에 통증이 느껴졌다. 의욕이 앞섰던 탓이었을까. 부상이 찾아왔다. 첫 마라톤을 40일 앞둔 시점부터 정식 훈련은 진행할 수 없었다.일주일을 쉬었는데도 우측 장경인대 통증에 불편감이 가시질 않았다. 시간은 흘렀고 마일리지는 점점 줄.. 2026. 9. 29.
2026 여름휴가 : 남프랑스 그리고 바르셀로나 3주간의 휴가가 끝나고, 일상과 업무로 복귀한 지도 어느덧 2주가 지났다. 이대로 일상에 묻혀 지나가 버리면 반짝이던 그 순간들이 지워질까 두려워, 작은 기억의 조각들을 붙잡아두고자 오랜만에 글을 쓴다.올여름 우리는 지중해와 맞닿은 프랑스 남부로 떠났다. ‘여름은 뜨겁게, 겨울은 차갑게’ 보내는 것이 우리 가족의 여행 방식이다. 그래서인지 해마다 여름은 푸른 바다와 함께, 겨울은 하얀 눈과 함께 채워가고 있다.독일에 처음 왔던 30대 초중반의 나와 달리, 40대로 접어든 지금은 인생에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순간들이 얼마나 귀한지 새삼 깊이 실감하곤 한다. 흘러가는 찰나에 더 온전히 머물고 싶고, 돈으로 살 수 있는 물질보다는 시간, 행복, 건강처럼 곁에 머물러 있는 값없는 것들에 절로 감사한 마음이 든다.. 2026. 9. 14.
초6 아들이 벌써 아빠 키를 따라잡았습니다 #1. 일주일이 다르게 크는 초6 아들태어난 지 만으로 12년, 그리고 한 달 된 우리 첫째 신우의 키가 몇 달 새 일주일이 다르게 크더니 이제는 아빠 키만큼 커졌다. 2014년 5월 생인 아들은 한국으로 치면 초등학교 6학년인데, 이제 키가 177cm에 77kg이나 나간다.아빠도 어디 가서 그렇게 작은 키는 아닌데, 언제 이렇게 컸는지... 어제 찍은 사진을 보고 감회가 새로워 이렇게 오랜만에 글을 써본다. 이녀석... 참... 가끔 보면 흠칫흠칫 놀란다. 분명히 올해 3월에 나와 함께 찍은 인증샷만 보더라도 아빠와 키 차이가 꽤나 났는데, 이제 앞으로 몇 달 정도 지나면 아빠보다 더 자랄 것 같다.아들과 함께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한동안 보지 못한 지인들을 만나면 언제 이렇게 컸냐고 묻곤 하는데, .. 2026. 7. 7.
긴장됐던 첫번째 가이드 러닝 # 달리기,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다러닝이 이젠 내 삶에서 뗄 수 없는 취미가 되면서 많은 것들이 변했다.먼저 살이 빠지면서 건강이 좋아지기 시작했고, 체력도 자연스레 따라왔다. 체력이 좋아지니 매 순간을 더 적극적으로 살아가려는 의욕이 솟았고, 삶에 긍정적인 결과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자존감과 자신감도 한층 업그레이드되었다.내가 못 가진 것에 집착하기보다 가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면서, 어릴 때부터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던 "매사에 감사해라"라는 말을 비로소 진심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뀐 것, 이 모든 게 러닝 덕분이었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다어느 순간부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달리고 싶어도 못 달리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내가 이렇게 달리는 것이 과.. 2026. 5. 29.
우리 가족의 독일 슈투트가르트 마라톤 도전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 가족은 슈투트가르트 마라톤 대회(Stuttgart-Lauf)에 참여했습니다. 올해는 특별히 저희 가족뿐만 아니라, STT 러닝 크루원분들도 함께해 주셔서 훨씬 더 뜻깊고 든든한 대회가 되었습니다. 슈투트가르트 마라톤은 이 지역에서 가장 큰 축제 중 하나인데요. 올해도 무려 18,000명이 넘는 러너들이 참가해 칸슈타트(Bad Cannstatt) 일대를 뜨겁게 달궜습니다.저희 가족은 막내부터 저까지, 저마다의 목표를 가지고 출발선에 섰습니다.🏃‍♂️ 막내 신아의 홀로서기 (650m)올해 우리 집 막내 신아는 엄마, 아빠 손을 잡지 않고 친구와 함께 출발선에 섰습니다. 650m가 아이에게는 결코 짧지 않은 거리일 텐데, 쉬지 않고 씩씩하게 완주해 냈어요.중간에 한번 쿵 넘.. 2026. 5. 21.
우리는 여전히 달린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드디어 달리기 딱 좋은 봄이 왔다. 아들 신우와 나는 여전히 사이좋게 달리고 있다. 겨울 동안은 추운 날씨에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날씨가 풀리니 이제는 주 3회씩 거르지 않고 공원을 찾는다.우리 부자의 달리기에는 나름의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있다.첫 번째: 3km를 숨이 헐떡일 정도의 속도로 달리기두 번째: 5km를 대화가 가능할 만큼 편안한 속도로 달리기세 번째: 1.5km를 전력에 가까운 속도로 달리기본의 아니게 템포런-롱런-인터벌의 형태가 반복되다 보니, 아이의 달리기 실력도 자연스레 늘고 재미도 붙인 모양이다.어제는 달리는데 비가 살짝 내렸다. 아들은 비가 더 쏟아져서 몸이 흠뻑 젖은 채로 달리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 더 자유로울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녀석, 어느새.. 2026. 3. 13.
뜨거웠던 2025년을 뒤로하고 다시 'Macher'로 ! 2025년을 맞이하며 글을 썼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2026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2025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타올랐던 한 해였습니다. 저의 2025년을 채웠던 소중한 기억들을 정리해 봅니다.1. 온몸과 마음을 다했던 검도, 그리고 부산 전국체전지난 한 해, 제 마음의 중심에는 검도가 있었습니다. 진심을 다해 수련한 결과, 전국체전 독일 대표팀의 일원으로 부산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뜻깊은 기회를 얻었습니다.국내에서 가장 큰 무대인 만큼 긴장도 컸습니다. 첫판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인 호주팀을 만나 치열한 접전을 벌였으나, 아쉽게도 1포인트 차로 패하며 입상의 문턱에서 멈춰야 했습니다. 패배가 결정된 순간 눈물이 핑 돌더군요. 팀이 졌다는 사실보다, 지난 시간 팀원들과 함께 고.. 2026. 1. 13.
함께 시작된 억지 일주일에 세번. 해가 뜨기 전, 도시가 아직 조용할 때 집을 나선다. 공기는 차갑고, 발끝엔 아직 잠이 남아 있다. 그 옆에 11살짜리 아들이 선다. 표정만 봐도 안다. 오늘은 달리기보다는 이불 속이 더 좋은 날이다.아들과 나는 이따금 달리기를 하곤 했다. 하지만 내가 점점 개인 일정으로 바빠지면서 함께 달릴 수 있는 시간도 자연스레 줄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새벽 달리기였다. 아침이 되기 전의 한 시간, 세상도 조용하고,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그 시간이라면 비로소 둘이 온전히 함께 있을 수 있을 것 같았다.처음엔 순전히 내 생각이었다. 달리기를 통해 ‘노력하면 변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그게 말로는 잘 전달되지 않으니까, 같이 뛰면서 몸으로 느끼게 하자고. 그래서 “새벽에 한번 같이 나가볼래?.. 2025. 11. 11.
선택적 함구증? 언어치료사 vs 유치원선생 오래 전 썼던 ‘유치원의 나르시시스트’ 시리즈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오늘은 그 연장선이다.둘째는 선택적 함구증 증상을 보인다.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선 입 꾹 다물고, 분위기가 낯설거나 불편하면 입을 더 꾹 다문다. 반대로, 자기가 편하다고 느끼는 사람 앞에선 신나게 말한다. 문제는 유치원이 이걸 ‘말 안 하려는 아이’로 본다는 거다. 우리는 ‘말 못 하게 만드는 분위기’가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그쪽은 ‘애가 애초에 소통할 마음이 없음’이라고 결론을 내려놨다. 아주 단정적으로.심지어 이런 말도 했다.“저희는 다 해봤어요. 근데 아이가 책상 밑에 들어가 있거나, 말을 안 해요.”무슨 ‘다’를 해봤는지 모르겠지만, 참 편한 결론이다. 친구들과도 신나게 말만 잘하는구만.유치원의 사회성 부족인것 같다는 .. 2025. 8. 1.
3km 러닝 - 4분 12초 페이스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예전처럼 긴 거리를 뛰기보다는짧은 거리를 빠르게 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요즘 보통 5km 정도 뛰고, 시간이 없으면 3km라도 꼭 뛰자는 마음으로 운동하고 있다. 가끔 10km도 뛰지만, 그보다는 트랙 인터벌, 언덕 인터벌, 그리고 스피드 역치를 끌어올리는 템포런 같은 고강도 훈련을 일주일에 두 번씩 꼭 챙기려고 한다.그 덕분일까? 최근 3km를 4분 10초대 페이스까지 끌어올렸다.처음 1km는 400 페이스로 달렸고, 2km쯤 가면 420이나 430 정도로 느려질 거라 예상했는데, 끝까지 거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3km 이후로는 아직 조금 버겁지만, 부상 없이 점점 나아지는 모습에 기분 좋다. 2025. 7. 17.
잔소리 대신 함께 달리는 마음으로 지난 주말 와이프와 가볍게 조깅하러 집 앞 공원으로 향했다. 이 날은 변덕스러운 날씨때문에 조깅을 하러가니 마니 하다가 안되겠다 싶어 식사를 거하게 하고 나왔더랬다. 속이 꽉찬 상태라 달리기를 하기 썩 좋은 상태는 아니었지만, 할까말까 고민될 땐 그냥 하는게 답이라고 하지 않는가? 어쨌든 운동화 끈을 묶고 슬기와 밖으로 나왔다.슬기랑 달리면서 많은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오늘 주제는 달리면서 무슨 생각을 하느냐였다. 나는 성격상 지루하고 반복되는 일을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잘 견디면서 하는 성격인데 반해, 슬기는 나와 반대로 끊임없는 자극이 있어야 동기부여가 되는 성격이다. 어떻게 보면 다리를 들어서 앞으로 내딛음을 반복하는 달리기는 나와 잘 맞고, 슬기와는 잘 맞지 않는 운동이기도 한 것 같다."오빠는 .. 2025. 6. 2.
함께 뛰는 가족, 함께 웃는 결승선 – 슈투트가르트 마라톤 이야기 올해도 어김없이 슈투트가르트 마라톤 시즌이 찾아왔다. 그리고 올해도 우리 가족은 ‘전원 출동!’ 누구 하나 빠짐없이 각자의 레이스에 참가하며, 이 특별한 주말을 온전히 함께했다.첫째의 레이스, 2.2km첫째는 작년에 이어 2.2km 키즈런에 도전했다. 작년에는 마라톤 전날까지 감기몸살에 시달려 완주만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참여했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전날부터 유니폼을 꺼내 놓고, “내일 몇 시에 가야 해?”를 반복하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출발선에서는 꽤 긴장한 얼굴이었지만, 막상 출발 신호가 울리자마자 믿기지 않을 만큼 빠르게 튀어나갔다.결승선에 도착했을 땐 땀에 흠뻑 젖은 얼굴로 씩 웃으며 결승선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빠, 엄마에게 하이프이브까지 하는 여유를 보이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나도 모르게 박.. 2025. 5. 26.
울면서 달린 아들의 첫 10km 주말 아침, 우리 가족은 독일인 친구의 추천으로 근처 수영장에서 열리는 오픈하우스를 찾았다. 수영장도 구경하고, 가족회원으로 등록도 할 겸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 나선 나들이였다.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수영장 분위기도 기대 이상으로 참 좋았다.하지만 이 기분 좋은 하루에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 바로 우리 첫째 때문이었다. 아침부터 아이패드와 한참 씨름하던 아들은 갑작스런 외출이 못마땅했는지 투덜대며 불만을 쏟아냈다. 그러다 결국 둘째와 다툼이 생기고, 아이들 모두 수영장에서 눈물을 쏟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참고 또 참던 아내는 결국 폭발했고, 오랜만에 단호한 엄마의 목소리가 수영장에 울려 퍼졌다. 그동안 지키지 못한 약속들, 해야 할 일을 미루고 넘겼던 순간들을 조용히 짚어내며 아이와 대화를 이어.. 2025. 5. 19.
드디어 10km, 50분 언더... 요즘엔 업힐/평지 인터벌, 계단 러닝과 5km 이하의 단거리 위주 런닝을 주로 하는터라 10km를 한번에 뛴적이 몇 주 된 것 같다. 확실히 근력운동이 되는 인터벌, 계단 훈련은 정말 빡세지만 근력과 스피드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이젠 5km 페이스가 어렵지 않게 4분 30초대로 접어들었다. 그래서 10km도 5분 언더 페이스로 뛸 수 있을 것 같아 시험삼아 달려본 10km 런닝.8키로부터 페이스가 조금씩 떨어지긴 했지만, 어쨌든 어렵지 않게 50분 언더로 골인. 이제 10km 45분을 목표로 달려보자. 런닝 : 4분 페이스를 눈앞에이제 마음만 먹으면 5km를 5분 초반 대 페이스로 달릴 수 있다.불과 한 두달 전만하더라도, 아무리 속도내서 달려봐야 5분 30초대였는데,어느 덧 5키로 초반대로 기.. 2025. 5.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