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도 참 열심히 달려온 것 같다. 올해 말부터는 칼럼리스트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조금 더 바빠졌고, 회사에서도 열심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육아휴직 전에 내가 마무리지었던 계획설계가 지지부진하다가 연말 전 허가 신청을 마무리했다. 내 손을 떠나면서 자잘한 수정은 있었지만, 그래도 거의 본 설계안 그대로 진행이 되어 감회가 새롭다.
올해는 밤잠을 줄여가며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깊게 파보기도 했고, 정신력이 체력을 이기는 경험을 꽤나 여러번 한 것 같다. 지금까지 하나에 꽂혔던 것을 꼽으라면 건축과 검도말고는 없었다가... 오랜만에 새롭게 배울만한 게 생겨서 여전히 꽂혀있는 중이다. 새로운 분야를 공부한다고 올 한 해 동안, 적게 잘 때는 하루에 1시간, 주중에는 평균 16시간~25시간정도 잔 것 같다. 피곤해서 업무에 지장을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중간중간 잠이 쏟아질때도 있었는데 어찌어찌 버텨지는 것 같다.
제작년부터 이곳의 지인들도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다. 한국과 독일, 국적에 상관없이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들, 나이를 떠나 배울게 있는 사람들, 또 닮고싶어지는 사람들이 이전보다 많이 생겼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나처럼 슈투트가르트에서 건축을 하고 있는 전도 유망한 건축가들을 우리집에 초대했다. 오고가는 이야기 속에서 내가 배울만한 것들이 핑퐁처럼 왔다갔다 한다. 오랜만에 생산적인 시간을 함께 보냈다.
어제는 우리 신우의 절친이자 같은 동네에 사는 헨리네 가족과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헨리네 첫째 아들 후고가 곧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떠나는데, 잘다녀오라는 인사도 할겸 한식을 준비해서 만났다. 물론 헨리네도 스웨덴식 요리를 준비했다. 후고는 우리 와이프가 해준 김밥과 치킨을 정말 좋아한다. 우리 가족도 헨리네가 준비한 연어 요리를 맛있게 잘 먹었다. 헨리네는 전형적인 독일의 중산층 가족이다. 이 가족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유쾌해진다. 남들 이야기나 지나간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 지금 우리앞에 있는 것들, 그리고 서로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 같다. 이들을 보면 '우리도 독일에서 이렇게 살아야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새해가 밝으면 독일어를 더 열심히 할 생각이다. 업무를 진행할수록 협력업체와 직접 협의할 일도 많아졌고, 회의도 늘어났다. 마음은 독일어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우선순위가 항상 뒤로 밀린다. 양킹이라는 영어 유튜브 채널을 가끔보는데, 쉐도윙만으로 영어실력이 몇 년 새 크게 성장한 것을 완전 리스펙한다. 여기에 영감을 받아 이참에 버려둔 도이치아재 유튜브 채널에 그냥 무편집 독어공부영상만 올려볼까 싶기도하다. 편집할 시간은 죽었다 깨어나도 없을 것 같은데, 1년전에 내 독어 실력과 1년 후의 독어실력을 비교해보려면 이만한 툴도 없을 것 같다.
2022년에도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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