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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시선/독일에서 건축하기41

독일 건축사 협회(BW주) 등록 진짜 완료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BW주 건축사협회(AKBW, Architektenkammer Baden-Württemberg)에서 열린 회의끝에 드디어 현장에서 협회 등록이 구두로 승인되었다고 글을 적었었다. 협회와 회의 후 얼마지나지 않아 우편을 받을 줄 알았는데, 통 연락이 없없다. '이거 또 전화해서 물어볼까' 하던 찰라, 여름 휴가를 떠나기 전 드디어 서류를 받았다.우편에는 건축사리스트넘버와 협회원증명(Mitgliedsausweis)이 동봉되어있었다. 2년의 Architekt im Praktikum(AiP) 기간을 수료하기 전까지 Architekt라는 타이틀을 사용할 수 없다는 설명도 함께 말이다. (독일에서 학위를 수료하지 않은 탓에) AiP 기간에 요구되는 기본 40시간의 세미나에 Kostenplanun.. 2024. 8. 1.
드디어 BW주 건축사 협회 등록 정말 건축사 협회 등록이 이렇게 꼬이고 꼬이고 꼬일줄은 몰랐지만, BW주 건축사 협회와 협의 끝에 한국 학위만으로 협회에 등록할 수 있게 되었다. 협회 등록을 좀 더 적극적으로 했으면 좀 더 빨리 등록이 될 수도 있었을 것 같지만, 그렇다고 "건축사" 타이틀이 밥먹여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서둘러서 해야할 이유도 없었다. 왜그런지 모르겠지만 유독 AKBW(Architektenkammer Baden-Württemberg, 이하 BW주 건축사 협회)에 독일 학위없이 등록하는 것은 다른 주에 비해 썩 쉽지 않은 것 같다. 추가서류까지 보냈는데도 하도 답변이 안와서 협회에 연락했더니, 정해진 날짜에 와서 회의를 하자고 했다. 그래서 다녀왔다. 회의는 한 30분 정도 진행이 됐다. 내가 생각했던 건 1-2명 정도 .. 2024. 7. 13.
직장 동료들과 함께한 런닝 여느 독일 회사와 마찬가지로 우리 회사에도 여러가지 직장 문화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회사 티셔츠를 입고 달리기 대회에 참여하는 Firmalaufen(회사달리기)이다. 독일의 많은 회사들이 각종 달리기 대회에 회사 이름을 달고 직원들이 나와서 많이들 달린다. 여기에 나갈 때마다 항상 보는 회사가 메르세데스, 보쉬, 지멘스 등등 큰 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많이 달리고, 건축 설계 회사들도 종종 나와서 달리는 걸 본적있다.내가 일하는 슈투트가르트 지부는 안그래도 직원이 많진 않지만, 달리기를 취미로 하는 동료들은 더 없다. 이번 달리기는 나를 포함해 총 4명이 달리기 코스를 신청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행사가 있으면 자주 참여하려고 한다. 추억은 물론이거니와 우리 동료 중 누군가는 이 행사가 문제없이 진.. 2024. 6. 6.
독일에서 건축직 일자리 "잘" 찾는 방법 독일에서 건축가로서 어떻게 일자리를 찾는지 댓글이나 이메일로 종종 여쭤보곤 하셔서 아예 글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나도 독일에서 이직 한적이 한번 뿐이라 프로 이직러라고 말할 순 없지만, 그래도 독일에서 건축가로서 자리잡고 싶은 분들께 아마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1. 인터넷 구직 사이트 이용하기Xing.de 와 Linkedin은 직종에 상관없이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이 애용하는 사이트이다. 건축 설계직군도 이 사이트를 통해 구인광고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건축직군의 모든 구인공고가 올라오는 것은 아니니기 때문에 아래 설명할 사이트들도 함께 둘러보는 것이 좋다.2. Baunetz.de 찾아보기 Jobs und Architektur, Stellenangebote für Architekten, Jo.. 2024. 5. 17.
독일 건축사 협회등록은 여전히 진행 중 (with 빡침) 독일에 살면서 가장 지진부진한 일 중 하나가 건축사 협회 등록이다. 답답한 노릇이지만 이 일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BW주 건축사 협회는 아주 보수적인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아직 독일 건축사협회에 등록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건축 설계일을 하는 "건축가"라고 할 수는 있지만, 정식 협회에 등록된 "건축사"는 아니다. 그래서 회사 이메일이나 명함에도 Architekt 라는 명칭을 쓰진 못하고 Master of Architure를 쓴다.건축사라는 타이틀이 엄청나게 대단하거나 그런게 아니다. 건축을 전공하고, 협회에 등록해서 2년간 일하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게 건축사 타이틀이다. 한국처럼 시험을 보거나 하지 않고, 2년간 정해진 세미나와 요구된 실무 경력만 증명할 수 있으면 된다. 협회.. 2024. 4. 29.
건축인듯 건축아닌 건축같은 작년 크리스마스 전 마무리지은 설계가 완공까지 잘 마무리 되고 있는 것 같다. 건축인듯 건축아닌 건축같은 뜯어고치는 개보수가 내 업무의 반정도 된다. 요즘은 신축설계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현장과 밀접하게 관련있는 뜯어고치는 일은 그것만의 매력이 있다. 설계 대상 건물은 많은 사람의 드림카가 생산되는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 자동차 공장시설 중 하나였다. 이 작업은 길이가 족히 200m가 넘고, 높이는 25m쯤 되는 메가스페이스에 공중에 떠있는 Stahlbühne를 구현하는 것이 주된 과제였다. EG(한국식 1층)공간에는 지게차가 상시 지나가기 때문에 하부에 기둥을 세워 Stahlbühne를 지탱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공중에 매달아야 했다. 기존 공조장치를 피해, Hänger와 Träger의 위치와 .. 2024. 2. 15.
독일 회사 20주년 파티 ! 올 해, 회사가 20주년을 맞이했다. 우리 회사는 1년에 한번 씩 슈투트가르트, 뮌헨, 뮌스터, 쾰른에 있는 동료들이 다 같이 한 곳여 모여 1박 2일 혹은 2박 3일씩 파티를 한다. 일 할 때마다 전화로만 통화하던 친구들을 직접 만나는 것은 또 색다른 경험이고 즐거움인 것 같다. 또 부쩍 지난 1년 간 새로운 동료들도 많이 들어와서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나는 아직 이 회사를 다닌 지 2년이 채 안됐지만, 이런 행사를 할 때마다 직원을 참 많이 배려해준다는 느낌이 든다. 행사장에 들어갈 때 입구에서 100명이 넘는 모든 직원의 이름과 함께 "네가 함께 해줘서 고맙다" 라는 말을 한명 한명해주는 회사 대표님에게는 늘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전사를 통틀어 유일한 동양인인 나는 더욱 그런 배려에.. 2023. 10. 2.
갑자기 참가하게 된 현상설계(Wettbewerb) 한국에서 일할 때 심심하면 프로젝트가 여러 이유로 멈추거나, 무기한 연기됐던 걸 생각해보면 독일 건축은 한국보다 형편이 훨씬 좋은 것 같다. 독일 건축가들은 정말 복받았다. 요즘 독일 건설경기가 아무리 안좋고, 인플레이션이 심해 중단되는 프로젝트가 많다고 해도 말이다. 그래서 아직은 회사 경영자가 인맥좋고 손이 넓으면 굳이 힘들게 현상설계를 나가지 않아도 밥벌이 해먹고 살 프로젝트를 어렵지 않게 가져오는 것 같다. 우리 회사도 마찬가지인데, 이번에는 어쩌다 매우 짧게 현상설계 하나를 참여하게 됐다. 프로젝트 하나를 잘 마무리하고, 다음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붕뜬 시간에 현상하나 하자는 것이었다. 실시설계를 하면서 지친 몸과 멘탈을 현상을 통해 재미를 다시 찾자는 취지였다. 애초에 우리 목표는 목표는 .. 2023. 9. 18.
새로운 회사에서 일주일 나이를 먹을수록 익숙한 것을 버리고 무언가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이 점점 쉽지만은 않다고 느껴진다. 새로운 회사에서의 일주일이 지났다. 이전 회사와 정말 많은 면에서 다름을 느끼고, (더 다녀봐야 알겠지만 이전 회사와 비교해서)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은 회사인 것 같긴하다. 그래도 여전히 전 직장동료들이 그립고, 보고싶을 때가 왕왕있다.(아직도 연락함...ㅜㅜ) 업무시간에는 보통 업무만 하는 편이다. 아주 바쁘지 않고서야 농담+업무를 동시에 하던 이전 직장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긴하다. 조금 더 업무에 집중하는 분위기랄까. 그래도 죽자살자 일만하는 건 아니다. 10시에 모두 모여서 짧게 이야기하는 시간도 있고, 점심시간에는 다 같이 모여 신문에 나와있는 가로세로 낱말맞추기를 머리를 맞대고 한다. 이직을 .. 2022. 6. 9.
오늘은 퇴사하는 날 못다 쓴 휴가를 월말에 몰아써서 오늘이 회사에서 마지막 날이다. 출근할 때 와이프가 구워준 머핀을 한가득 들고가니 마지막 날이라는 게 어느정도 실감이 난다. 그동안 업무를 하며 중간중간 써내려간 인수인계 일지(?)도 마무리 지어서 팀원들에게 뿌렸다. 앞으로 신경써야할 것들,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들, 결정이 되면 반영해야 할 것들을 팀원들에게 모조리 털어버리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한국에서 삼우설계를 퇴사할 때도 지금과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런 느낌을 또 느끼게 될 줄이야. 설계중인 건물은 이제 1층이 올라가는 중인데 마무리 지을 때까지 함께하지 못한다는 게 유일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이 건물이 지어지면, 우리회사에서 가장 큰 건물이 될 텐데...ㅜㅜ 건축설계를 업으로 삼다보면 개떡같은 프로.. 2022. 5. 25.
퇴사 준비.... "그만두겠습니다" 이 말을 꺼내는게 처음이 아닌데도 밖으로 내뱉기 참 힘든 것 같다. 결과만 놓고봤을 때는 일이 잘 풀려서 직장을 옮기는 것이지만, 정말 떠난다고 마음을 먹고나니 여러가지 미련이 남는 건 예나 지금이나 어쩔 수 없나보다. 더 잘할껄. 동료들과 좀 더 살갑게 지낼껄. 뭔지 모를 아쉬움을 안고 오늘 아침, 회사 대표님을 찾아갔다. 똑똑. "잠깐 시간되시나요? 말할 게 있습니다." "그럼. 시간되지. 들어오게." "문을 좀 닫고 말해도 될까요?" 그렇게 대표님 방 문이 닫히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퇴사하려고요." 기껏해야 프로젝트 이야기나 월급 올려달라는 줄 알았다며 대표님은 다시 되물었다. "도대체 왜? 단순히 퇴사를 하려는거야, 아니면 새로운 직장을 찾은거야?" "네. 새로운 직장을 찾았어.. 2022. 4. 5.
독일 이직 합격 후기 새로운 회사와 두 번에 걸친 면접 끝에 좋은 소식을 블로그에 쓸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처음 서류지원을 하고, 오늘 결과를 받아들기까지 대략 두달이 조금 안 걸린 것 같다. 아직 일을 언제 시작할지 확실히 정하진 않았는데, 되도록이면 빠르게 시작해서 크리스마스 전에 프로베자이트를 끝내는 게 좋을 것 같다. 막상 면접을 잘 마치고 나오니 독일에서 지금 다니는 회사에 합격했을 때 처럼 마냥 기쁘지만은 않고, 여러가지 감정이 앞선다. 서류 지원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포트폴리오, 이력서(Lebenslauf)와 자기소개서(Anschreiben), 그리고 각종 증명서(대학성적증명, 졸업증명서, 어학증명서, 상장 등) 이렇게 세가지로 구성해서 지원했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 지원할 때는 회사 전용 이메일로 직접 .. 2022. 3. 26.
이직에 대한 고민, 그리고 진행 상황 누군가 말했듯, 인생은 매 순간이 고민의 연속이고 순간의 선택에 의해 나타나는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독일에 온 것도, 지금 회사에 다니게 된 것도 모두 선택에 대한 결과물이다. 음... 이직에 대한 고민은 항상 해왔던 것 같다. 지금 회사에 취업해서 일을 시작할 때부터 이직은 늘 마음 한켠에 있었다. 단순히 지금 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기보다 여러가지 이유로 이직을 고민중이다. 그래서 꽤 오랜 시간동안(아마도 2년 넘게...), 이곳 슈투트가르트의 회사들을 나름대로 많이 지켜봐왔다. 내 비자도 몇 달 전까지 명시된 회사에서만 일을 할 수 있는 비자였는데, 비자를 새로 연장하면서 일만할 수 있다면 어디로든 이직할 수 있는 비자로 변경되었다. 그래서 이직에 대한 욕망(?)이 더 커지기도 했다. 몇 주 전.. 2022. 3. 13.
바람잘날 없는 프로젝트에 대한 푸념 건축설계라는게 디자인 업무가 반, 그리고 협의하고 다른사람들과 치고박는 일이 반이다. 지금하고 있는 프로젝트도 치고박고하는 건 다른 일들과 다르지가 않은데... 이번엔 좀 강도가 심한 느낌이다. 이번주에는 Teamleiter가 야근을 하다가 "Kein Bok mehr hier zu arbeiten!(여기서 더 이상 일할 생각이 없어!)" 라고 소리치면서 집에갔다. 팀장 직급의 친구가 울면서 뛰쳐나갔으니 프로젝트가 어떻게 흘러갈지 참...ㅋㅋㅋ 이 프로젝트는 참 독일답지 않게 시간은 없고, 할일은 많고, 요구도 많다. 독일이나 한국이나 설계업무에는 단계라는 것이 있어서 계획설계를 끝낸다음 건축허가를 받고, 실시설계로 진행되는 것이 수순이다. 계획설계가 끝나면 1차 단도리. 그 다음 건축허가가 2차 단도리... 2022. 2. 26.
아이구 뭐 이런걸 다... 크리스마스 선물 언박씽 어느 회사나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회사도 내가 자꾸 아쉬운 소리를 블로그에 써서 그렇지, 좋은 점도 많다. 예를 몇 가지 들어보면, - 능력이 된다면 연봉협상을 능동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 - 예전엔 안그랬지만, 이제는 초과근무나 야근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진다는 점 - 꾸준히 돈이 들어오는 안정적인 수익원이 있다는 점 - 설계사무실 치고는 매우 매우 드물게 크리스마스 보너스가 있다는 점 - 크리스마스에 꽤 괜찮은 행사와 선물을 준다는 점 - 계약기간이 없는 평생 고용(unbefristet)을 한다는 점 뭐 이 정도를 들 수 있겠다. 내가 아는 한 건축을 하는 내 지인들중에도 크리스마스 보너스를 주는 설계사무실은 여지껏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반대로 이 모든 장점과 필적할만한 단점들도 있지만, 오.. 2021. 1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