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생활기록/독일에서 검도하기39 검도 with 독일 국가대표팀 지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독일 국가대표팀이 슈투트가르트에 모여 나도 잠시나마 함께 훈련할 수 있었다. 독일 제일검들이 한 곳에 모인다고 하니, 배우는 입장인 나로서는 감사할 따름이다.다른 선수들보다 가장 칼을 맞춰보고 싶었던 선수가 있었는데, 바로 쾰른에서 수련하고 있는 막스. 대표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상단을 쓰고 있고, 피지컬이 좋은 선수라 그 앞에 서면 어떤 느낌일지 너무 궁금했다. 상단을 수련하는 분들과 몇 번 칼을 맞춰보긴했지만 키가 비슷하거나 작은 사람들과 했을 뿐이었다. 나와 키가 15cm 이상 차이가 나는 거구인 막스가 죽도를 위로 치켜들어서 공격하는 상단세를 취하니 안그래도 큰 몸이 더 커보였다. 리치가 길어서 공격거리도 길고, 좋은 피지컬에서 나오는 힘도 단단했다. 덕분에 재밌게 교검했.. 2024. 11. 4. 검도 세미나 후기 - 세메와 타메 지난 주말에 마인츠에서 열리는 코자키 센세 검도 세미나에 다녀왔다. 세미나는 이틀 간 진행되었고, 주제는 다름아닌 "세메와 타메"였다. 수련 시간 이외에 검도 세미나에 참석해서 뭔가를 배운다는 게 처음이었는데, 전체적으로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검도에서 세메와 타메에 대한 이해는 아직은 반반이다. 머리로는 이해해도 몸으로 완전히 해낼 수 없으니, 모르는 게 맞을 수도 있겠다.세미나는 이론 설명과 실전을 반복하면서 진행되었다. 세미나 내용을 아주 짧게 압축하자면,1. 몸과 마음과 칼로 상대를 공세해 압박하는 세메2. 타돌하기 직전 한방을 치기위해 힘을 응축시키는 타메3. 부록 - 세메와 오지와자 (대응하는 기술)이렇게 세 가지 내용에 대해 평소에는 들을 수 없었던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생각보다 디테일.. 2024. 10. 22. 검도 일지 : 세메가 없어 ! "세메가 없어!"* 검도에서 세메란, 공방의 시작점에서 상대의 마음을 동요시키는 무형의 기술지난 주 코자키 선생님께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다. 지금까지 코자키 선생님과 계고(자유대련) 후에 해주신 말씀은...1. 타격이 약하다.2. 선생님 혹은 고단자와 할 때는 나의 최선을 보여주어야 한다.3. 세메가 없다.첫번째 문제, 김사범께서도 같은 말씀을 해주신 적 있다. 내가 타격이 약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지금까지 작은머리를 사시멘(찌르듯이 치는 머리)으로 치고 있었던 게 가장 컸던 것 같다. 그 다음으로는 몸보다는 치려는 마음이 앞서 몸이 들어가지 못하고, 팔만 뻗어치려는 기존 내 습관도 고치기 위해 항상 염두해두고 수련 중이다. 검도를 안하는 날에는 집에서는 타격할 때 주로 쓰이는 .. 2024. 10. 9. 그 꼬마가 진짜 너 맞아? 어제는 시간이 야속할 정도로 빨리 간다는 생각이 든 하루였다.대략 4년 전 쯤, 독일에서 다시 검도를 시작했을 무렵... 슈투트가르트 도장에서 만났던 독일인 아빠와 아들이 있었다. 아빠는 키가 컸고, 아들이 그 때 10살인가 그랬을거다. 앳뗀 모습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아빠와 아들이 검도하는 모습이 너무 좋아보여서 정말 인상이 깊었었다. 완전 기초인 밀어걷기부터 둘이 함께 하는 모습이 어설프지만 아름다워 보였다. 나도, 그 아버지도 슈투트가르트 도장에서 운동한지 얼마되지 않은터라 입사 동기마냥 자주 이야기를 하곤 했었다.얼마지나지 않아 우리 둘째가 태어났고, 다시 몇 년간 검도를 쉬게 되면서 그 부자지간과의 연은 거기서 끝이났다. 슈투트가르트 도장에도 나오질 않으니, 다른 사람들처럼 몇 달.. 2024. 9. 25. 우승 ! 2024 독일 야마시부 검도 대회 지난 토요일, 프랑크푸르트 근교 비스바덴에서 열린 검도 대회에 다녀왔다. 올해로 37회를 맞이한 이 대회는 '야마시부(Yamashibu)'라는 이름의 나름 역사가 있는 대회다.유급자부는 3-6급과 1-2급으로 나뉘어 있었고, 유단자부는 1-2단과 3단 이상으로 나뉘어 있었다. 나는 지난 텐구컵에서 1급을 취득해 1-2급 카테고리에 출전했다. 같은 카테고리에 출전한 사람 중에 뒤셀도르프 최강 유급자인 요나스도 있었다. 이 대회의 재미있는 점은 3-6급 카테고리에서 1, 2위를 한 선수들이 1-2급 토너먼트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1-2급 카테고리에서 1, 2위를 한 선수들도 유단자부 토너먼트에 출전할 수 있다. 즉, 3-6급 선수도 실력만 있다면 점차 상위 레벨로 올라가며 경기를 치를 수 있는.. 2024. 9. 11. 세계를 감동시킨 대한민국 검도 지난 7월 4일부터 7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제 19회 세계검도선수권대회가 열렸다.우리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검도 강국 중 하나이지만, 세계대회에서 우승은 단 1회밖에 하지 못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만년 2등이라는 타이틀이 늘 붙어다닌다.이런탓에 대한민국 검도를 깔보는 독일 검도인(지들은 순위권에도 못들면서!?)들도 아주 가끔있다. 나름 그들만의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볼때는 무식함에서 오는 무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런 사람들은 경험상 일본 검도와 일본 문화의 지나친 광팬인데 십중팔구인데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최고다라는 이상한 사상을 가진 소유자들이다. 그래서 2등 나라에서 온 동호인인 나에게도 켄도(Kendo, 검도의 일본 발음)가 아닌 쿰도(Kumdo, 검도의 한국 발음)를 한다며 비꼬기도 한다... 2024. 7. 10. 독일 Württemberg주 검도 합동연무 지난 토요일은 한달에 한번씩 Württemberg주에서 검도를 하는 검도인이 모두 모여 훈련하는 합동연무가 있었다. 여기에 가면 평소에 만나지 못한 칼을 만날 수 있어서 즐겁게 검도를 하고 오곤한다. Württemberg주 대표로 있는 친구들도 이 훈련에 오기 때문에 더 좋다. 수련은 총 2시간인데 중급자 이상이기 때문에, 자기가 하고 싶은 기술 훈련을 했다.나는 기술훈련보다 김사범님께 배운대로 머리만 쳤다. 거리를 재다가 쑥 한발 들어가서 몸이 들어가서 칼끝에 힘이실리는 머리.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몸에 베어있는 것들을 하나씩 덜어내려니 왜이리 잘 안되냐.이번 트레이닝에서는 상단과도 처음으로 칼을 맞춰봤다. BW주에서 상단을 쓰는 사람이 아주 드물어서 좀처럼 기회가 없었는데, 재밌을 것 같아 계고를 .. 2024. 6. 24. 특별한 검도 수업 6월 셋째주 주말은 와이프의 배려로 요나스와 함께 NRW주에서 열리는 조그만 대회가 있어 참가했다. 대회도 물론 좋았지만, NRW주에 계시는 김사범님께 꼭 배워보고 싶었다. 지금까지 내가 하고 있는 검도는 20년전 대학 때 배운 가닥으로만 해오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게 옳은 방향인지, 고칠 게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었다.대회가 끝난 다음 날 일요일 아침, 김사범님과 요나스가 함께 운동하는 개인도장에 방문했다. 사범님께서는 후리기, 그러니까 칼 끝에 힘을 싣는 방법부터 설명해주셨다. 설명을 듣는 내내 그냥 너무 좋았다. 독일에서도 검도를 이렇게 디테일하게 배울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그 다음은 머리치기에 대한 내용이었다. 지금 껏 내가 치고있었던 머리치기는 사시멘. 그.. 2024. 6. 24. 2024 독일 검도대회 Tengu Cup 후기 거의 반년만에 다시 대회를 다녀왔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꽤 규모가 큰 대회였다. 유급자부 개인전에서 순위권 안에 드는 것이 목표였으나, 아쉽게 3차전인 8강에서 1:0으로 져버려서 메달권 바로 앞에서 탈락했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해했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경기에 함께 참여한 요나스도 수상권에 들지 못해 많이 아쉬워했다. 심판 판정에 대해 이런저런 할말이 참 많지만, 말해봐야 결과가 바뀌는 것도 아니니 그냥 그러려니 하자...ㅜㅜ2024 Tengu Cup 개인 1회전 2024 Tengu Cup 개인 2회전 2024 Tengu Cup 개인 3회전경기가 끝나고 시상할 때, 아쉬운 마음으로 우승자부터 3위까지 축하박수를 치고 있었는데 내 이름이 불렸다. 그리고 함께 참여한 요나스도 불렸다.. 2024. 6. 4. 연휴엔 장비 정비, 아라시 호면 vs 기능성 호면 검도 Verein이 2주간 휴식에 들어갔다. 이럴 땐 갖고 있는 장비를 정비하면서 땀에 쩔은 호구를 햇빛에 말려놓기도 하고, 어디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꼼꼼히 살피곤 한다. 나는 호구를 2세트 가지고 있는데, 하나는 신켄무도구의 아라시 일반형(직접구매), 또 다른 하나는 비파비지 측으로부터 받은 테스트용 BF-28W(리뷰용)라는 기능성 호구다. (전 검도 국가대표 조진용 선수는 지금 세현 호구를 착용하고 있지만, 그 전에는 비파비지의 BF-28호구를 착용했었다. 이 호구를 세탁이 가능한 기능성 원단으로 개량한 것이 바로 내가 사용하고 있는 BF-28W)호구는 한달을 주기로 서로 바꿔가며 사용해왔고, 오랜만에 꼼꼼히 정비한 탓에 자연스레 두 호구를 사용하면서 나타나는 장단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통 일주.. 2024. 5. 22. 유럽에서 검도하는 한국인들 유튜브 채널 유럽에서 검도하는 한국인들(유검한)은 내 단짝은 검도 소울메이트 요나스와 함께 만든 채널이다. 본인의 연습/훈련 영상이나 대회/시합 영상을 올려서 함께 보고 공부하고, 발전하자는 의미에서 만들었으니... 혹~시나 검도에 관심있으신 분들께서 한번쯤 놀러오셨으면 좋겠다!https://www.youtube.com/@Kendo_Koreaner 그럴리는 없겠지만... 혹~시나 '독일에서 검도'하고 싶은 분이 검색을 통해 이 글을 보신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유검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들어오시면 아마도 많은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것이다. 유럽에서도 검도하는 한국인들#kendo #검도 #유럽open.kakao.com 2024. 5. 16. 4월 BW주 전체 검도 훈련 후기 지난 토요일에는 BW주 전체 검도 훈련에 참여했다. 5월 첫째주에는 독일검도선수권대회 Deutsche Meisterschaft가 열려서 5월 훈련이 4월 중순으로 당겨져 훈련이 열렸다. 출발 시간 전에 넉넉히 도착할 줄 알았는데, 땀에 절은 호완을 말려놓은 걸 깜빡해 다시 갖고 가느라 20분이나 늦게 도착했다. 급한 마음에 왼쪽 아킬레스만 가볍게 풀고, 바로 호구 착용하고 훈련에 참가했다. 뮌헨의 유코센세와 슈투트가르트의 코자키 센세도 이번 트레이닝에 함께 참여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과장 조금 더 보태서 줄서서 훈련했을 정도였다. 요즘 개인적으로 검도 이론에 대해서도 나름 정리해나가고 있는데, 실전에서 적용하기에는 좀 더 뭐랄까 배움이 필요한 것 같다. 역시 머리로 아는 것을 몸으로 실천하는 .. 2024. 4. 15. 덕후의 검도생활 나는 귀멸의 칼날 덕후다. 이 작품에는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겁쟁이 젠이츠에게 정이 많이 간다. 이 친구가 가진 반전 매력도 그렇고, 하루 하루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정말 매력적인 것 같다. 지난 번 뒤셀도르프에 놀러갔을 때, 초대해준 요나스에게 뭘 선물해줄까 고민하면서 검도용품점에 기웃기웃했었는데...! 귀멸의 칼날 코등이가 파는 것이 아닌가. 갖고는 싶은데 내 돈 주기 사기는 아까워서 선물로 딱이라고 생각했다. 주문하는 김에 내 것도 같이 주문했다.(나는 갖고 싶었으니까!) 젠이츠 코등이를 장착한 나의 죽도. 머리칠 때 벽력일섬의 속도로 타돌하자는 마음을 담아 코등이를 바꿔끼웠다. 지난 월요일에 운동을 가기 전, 3가지 숙제를 정하고 임했다. 첫째, 연격할 때 두 숨에 마무리하.. 2024. 3. 20. 수요일 검도일지 페이스북 독일 유학생 커뮤니티에 슈투트가르트 Kendo Verein에 대해 홍보글을 올렸는데 정말 놀랍게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ㅋㅋㅋ 그만큼 검도가 마이너 운동이라는 뜻이아닐까요. 라는 검도친구 요나스의 말에 바로 수긍.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간 슈투트가르트에도 1명이라도 검도하시는 한국분이 계셔서 같이 운동했으면 좋겠다. 수요일은 기본 위주로 하는 날이다. 이 날 호구를 쓰고 운동하는 사람은 나 포함 4명. 운동 중간에 한명이 부상으로 빠져서 3명이서 운동했다. 거기에 호구를 쓰지 않은 초보자 2명 포함. 5-6명. 이런 날은 실력향상을 한다기보다 평소에 내가 놓치고 있는 것들을 주로 해보는 것 같다. 요즘 시합연습할 때 숨이 헥헥거리다고 요나스에게 조언을 구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요나스가 연격을 두.. 2024. 3. 15. 월요일 검도일지 운동없는 날은 빠지지 않고, 적어도 10분이라도 하체 훈련과 타격 훈련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요즘 몸이 튀어나가는 게 이전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 하체는 카지타니라는 일본 검도 유튜버가 만들어놓은 훈련영상으로 루틴을 따라하는 중인데, 이 루틴을 하고나면 땀이 주르륵. 특히 제자리 점프 후리기할 때는 아직도 힘들다. 하체 강화에 관심있는 검도인이라면 한번 따라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단, 30대 중반이상이거나 과체중인 경우에는 아킬레스 조심조심!!) 지난 월요일은 중급자 이상만 운동하는 날이어서 기본 동작은 최대한 간단히 하고 호구를 썼다. 지난 금요일, 게이코할 때 맞지 않으려 하다보니 중심이 많이 무너진다는 소리를 들어서 이번에는 최대한 중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습관처럼 자리잡은 동.. 2024. 3. 13.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