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맞이하며 글을 썼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2026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2025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타올랐던 한 해였습니다. 저의 2025년을 채웠던 소중한 기억들을 정리해 봅니다.
1. 온몸과 마음을 다했던 검도, 그리고 부산 전국체전
지난 한 해, 제 마음의 중심에는 검도가 있었습니다. 진심을 다해 수련한 결과, 전국체전 독일 대표팀의 일원으로 부산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뜻깊은 기회를 얻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큰 무대인 만큼 긴장도 컸습니다. 첫판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인 호주팀을 만나 치열한 접전을 벌였으나, 아쉽게도 1포인트 차로 패하며 입상의 문턱에서 멈춰야 했습니다. 패배가 결정된 순간 눈물이 핑 돌더군요. 팀이 졌다는 사실보다, 지난 시간 팀원들과 함께 고생하며 준비했던 순간들이 스쳐 지나가며 느낀 묘한 안도감과 고마움의 눈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결과는 아쉬웠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이보다 더 열심히 준비할 수 없을 만큼 모든 것을 쏟아부었으니까요. 결과보다 더 빛나는 과정이 있었기에 제게는 승리보다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2026년은 2025년만큼 열심히 하기 힘들정도로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2. 독일 땅에서 일궈가는 '포엔 프로젝트'
업무적으로는 포엔(POEN) 프로젝트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회사 전체 규모로 보면 작은 스케일일지 모르지만, 독일 현지에서 한국 기업의 프로젝트를 이끄는 것은 제게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독일 특유의 까다로운 허가 과정에서 여러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가다 보면 결국 해결될 것이라 믿습니다. 지난 12월에 신청한 허가가 하루빨리 나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며, 올해도 묵묵히 나아가 보려 합니다.
3. 함께 달리는 즐거움, 슈투트가르트 러닝크루
아내의 제안으로 시작한 슈투트가르트 러닝크루는 2025년의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었습니다. 페이스북에 올린 모집 글을 보고 어느덧 10명 가까운 멤버들이 모였습니다.



공원을 돌고, 일요일 아침 한적한 슈투트가르트 시내를 가로지르며 함께 땀 흘렸습니다. 크리스마스 때는 마켓에서 따뜻한 글뤼바인을 마시며 우정을 다지기도 했죠. 지금은 잠시 휴식기를 갖고 있지만, 날이 다시 따뜻해지는 봄이 오면 다시 운동화 끈을 묶고 크루원들과 함께 달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4. 아찔했던 크리스마스,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
이번 크리스마스는 우리 가족에게 가장 힘든 시간 중 하나였습니다. 첫째의 독감을 시작으로 아내와 둘째 신아까지 차례로 쓰러졌습니다. 특히 크리스마스 새벽, 신아가 갑작스러운 고열로 열성 경련을 일으켰을 때는 정말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의식을 잃은 아이를 안고 이름을 부르던 그 아찔한 순간, 첫째 신우의 침착한 신고 덕분에 구급차(Notarzt)가 도착했고 무사히 응급실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보낸 특별한(?) 크리스마스였지만, 다행히 신아는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큰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음에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5. 훌쩍 커버린 아이들과 베를린에서의 새해
새해에는 베를린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기록적인 폭설 덕분에 슈투트가르트에서는 보기 힘든 눈 구경을 실컷 했죠. 아픈 가족들을 간호하느라 정신없는 연말연시를 보냈지만, 문득 바라본 첫째 신우의 키가 어느새 170cm인 엄마를 훌쩍 넘어 있었습니다.


만 11살에 170cm라니, 아이들은 아프고 나면 한 뼘 더 자란다는 말이 정말인가 봅니다. 농구를 그만두고 살이 조금 붙었지만, 듬직하게 자라준 아들이 대견하기만 합니다.
2026년의 다짐
2026년에도 저는 여전히 생각만 하는 'Denker'보다는 직접 행동하고 부딪히는 'Macher'로 살아가려 합니다. 검도장에서 뿜어내던 기세로, 러닝크루와 함께 달리던 열정으로, 그리고 가족을 지키는 단단한 마음으로 올 한 해도 힘차게 전진해볼까 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항상 건강하시고, 힘찬 2026년 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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