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말, 올해도 슈투트가르트 마라톤이 개최된다. 흥미로운 것은 첫째네 학교에서도 Team KOSt(Königin-Olga-Stift)이름으로 아이들이 마라톤에 참여한다고 한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참가비와 팀 유니폼을 학부모회에 보내면 끝!
"신우야, 학교에서 팀 KOSt로 마라톤 대회 참여한다는데 너도 할꺼야?"
"아빠, 당연히 해야지!"
신우와 나는 매주 한번씩은 집 앞 공원을 뛰곤 한다. 아직 10살밖에 안된 아이라 한번 뛸 때 3km정도를 7분대 페이스로 달린다. 그 이상 빠르게 달리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같기도 하고... 너무 힘들면 달리기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릴까봐 걱정이 되어 적당히 하려는 마음도 있다. 아직은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는 나이라, 그날 기분이나 힘듦정도에 따라 컨디션이 들죽날죽해서 달리는 내내 내가 아들의 눈치를 보기도 한다 :) 같은 나이 대 아이들보다 몸무게도 많이 나가고, 키도 커서 날렵한 아이들보다 달릴 때 더 힘이 많이 들기 때문에, 옆에서 잔소리보다는 응원을 해줘야 하는 것도 아빠의 몫이다.
마라톤 등록을 하고 난 후, 어느 날. 신우가 집에 오자마자 말한다.
"아빠, 1km에 5분 30초 페이스는 어느 정도 빠른거야?"
"그 정도는 왠만한 어른들도 뛰기 힘들어. 10살이 달리기에는 당연히 힘들고 ^^"
"라파엘(절친)이 자기 5분 30초로 달린다는데? 거짓말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나도 그 정도는 달려보고 싶어."
"그래? 근데 정말 쉽지 않아. 신우가 지금 빨리 달려야 km 당 6분 30초로 달리는데, 그것도 아직은 힘들잖아 그치?"
"그래도 아직 마라톤 대회까지 시간이 남아있으니까 아빠랑 연습하면 되지 않을까?"
"아빠는 신우랑 같이 뛰면 좋지! 일단 그럼 이번 주말에 2.2km를 평범하게 달려보고, 마지막에 500m씩 끊어서 2번! 5분 30초로 달려볼까?"
"좋아! 해보자."
그렇게 해서 아들과 나는 지난 주말, 3km 정도를 달렸다. 런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헉헉 대며 아들이 말했다.
"5분 30초보다 더 빨리 뛰는 애들이 있겠지?"
"당연히 있지! 세상엔 생각보다 고수들이 엄청 많거든!?"
"그럼 5분 30초로 완주하면 10등정도 하려나...?"
"글쎄, 몇 등 할지는 달려봐야 알아. 근데 신우야. 등수는 신경쓰지 않아도 돼. 그냥 우리 목표가 5분 30초니까 그걸 달성하기 위해 노력만 하면 돼. 결과만 신경쓰다보면 과정이 재미가 없어지거든 ^^ 달리기가 재미없으면 안되잖아, 그치?"
"응. 알았어! 그럼 한달 동안 꾸준히 연습해보자!"
과연 신우는 5월 말에 있을 마라톤 대회에서 원하는 성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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