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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뚫고 지나가면 돼 – 10살 아이에게 배운 러닝 철학 이번에는 첫째와 함께 좀 더 길게 뛰어봤다. 목표는 5km. 지난 두 번의 달리기에서는 2.2km를 완주한 뒤 질주 훈련, 오르막 인터벌 훈련을 진행했다. 매번 훈련 방식이 달라서 그런지, 오늘도 달리기 전부터 아이는 기대에 찬 목소리로 묻는다.“아빠, 오늘은 2.2km 달리고 뭐할 거야?”“음, 글쎄. 천천히 길게 달릴지, 짧게 빠르게 달릴지 고민 중이야.”“그럼 2.2km보다 더 많이 뛰어볼까? 2.2km 두 배면 4.4km니까… 그냥 5km 뛰어보자!”“너 예전에 5km 뛰었을 때, 뛰었다 걷다 하면서 겨우 완주한 거 기억 안 나? 쉽지 않을 걸?”“그래도 요즘 자주 뛰어서 5km는 뛸 수 있을 것 같아.”“좋아, 그럼 오늘은 목표거리보다 두 배 더 멀리 달려보자!”그렇게 5km를 천천히 달리기 시.. 2025. 4. 22.
아빠, 왜 저번보다 더 힘든 것 같지? 주말에 달리고, 하루 휴식을 가진 아들과 어제 다시 어린이 마라톤 거리인 2.2km를 달렸다. 지난 주말 신우가 스스로 5분 30초 페이스를 목표를 세우긴했지만, 역시 그걸 위한 과정은 쉽지만은 않다. 해야할 이유는 한가지지만, 하지말아야 할 이유는 수십가지나 되기 때문이다.어제도 마찬가지였다. 공원에 나가기 전부터 달리기 싫다는 분위기를 팍팍 내던 신우였다. 이 녀석을 억지로 끌고 나갔다가는 목표고 뭐고 런닝 자체를 싫어할 수 있으니, 신발끈을 스스로 매도록 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계획대로라면 오늘도 달리러 나가야 하는데, 괜찮겠어?""(운동복을 주섬주섬 입으며) 아...... 오늘은 정말 왜이렇게 몸이 무겁지?""그래도 옷입는 거 보니 달릴 생각인가보네?""달리긴 해야지... 내가 말한건데. 근.. 2025. 4. 16.
아들과 슈투트가르트 마라톤(Stuttgart-Lauf) 준비 ! 5월 말, 올해도 슈투트가르트 마라톤이 개최된다. 흥미로운 것은 첫째네 학교에서도 Team KOSt(Königin-Olga-Stift)이름으로 아이들이 마라톤에 참여한다고 한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참가비와 팀 유니폼을 학부모회에 보내면 끝! "신우야, 학교에서 팀 KOSt로 마라톤 대회 참여한다는데 너도 할꺼야?""아빠, 당연히 해야지!"신우와 나는 매주 한번씩은 집 앞 공원을 뛰곤 한다. 아직 10살밖에 안된 아이라 한번 뛸 때 3km정도를 7분대 페이스로 달린다. 그 이상 빠르게 달리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같기도 하고... 너무 힘들면 달리기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릴까봐 걱정이 되어 적당히 하려는 마음도 있다. 아직은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는 나이라, 그날 기분이나 힘듦정도에 따라 컨디션이 들죽날죽해서.. 2025. 4. 15.
우리는 이런 것도 합니다 작년 이맘때쯤, 우리 회사에서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두고 격렬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건축도, 토목도 아닌 애매한 그것. 본디 땅 위는 건축, 땅 아래는 토목이라 배웠건만, 이건 도무지 어디에 끼워넣어야 할지 모를 정체불명의 존재였다.그 정체는 다름 아닌… 장벽 설계. 거대한 공장지대와 맞닿은 주거지를 소음으로부터 보호해야 했고, 결국 소음방지법에 따라 Lärmschutzwand (차음벽)을 설계하게 된 것이다.문제는 그 스케일이었다. 높이 10미터, 길이 350미터. 진격의 거인도 고개를 끄덕일 법한, 거대한 벽.이걸 건축에서 맡아야 하느냐를 두고 이견이 많았지만, 우리 최대 고객인 메르세데스는 단호했다.“건축팀이 해줬으면 좋겠어.”그리고는 당시 최고직급자(건축 전공 아님)가 당당히 프로젝트를 들고 왔다.. 2025. 4. 8.
2025년 독일 천하제일 검도 대회 지난 주말, 2025년 독일 검도 최강자를 가리는 Deutsche Meisterschaft가 열렸습니다. 결과는… 짜잔!우리 Württemberg주 대표팀이 단체전 2위, 그리고 제가 소속된 Stuttgart 도장의 Fabian Hess가 개인전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이번 대회에서 3연속 단체전 우승을 노렸던 Württemberg 팀은 아쉽게도 결승에서 NRW 팀에 패해 2위에 머물렀지만, 그래도 충분히 자랑스러운 성과예요. 요즘 전국적으로 실력 있는 팀들이 많아지고 있는 걸 생각하면, 이번 준우승도 값진 결과입니다.그리고 무엇보다 감격스러운 건... 우리 도장의 파비안이 개인전에서 독일 챔피언이 되었다는 사실!파비안은 정말 검도를 사랑하는 친구예요. 그저 열심히 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의 .. 2025. 4. 8.
첫번째 하프 첫번째 하프를 달성했다. 첫째 신우를 농구 보내놓고, 한번 20km까지 뛰어본 적은 있는데 제대로 된 하프(21.1km)를 뛴적은 처음이다. 전날 10km를 달려서 오늘은 설렁설렁 좀 길게 뛰자고 생각한게... 하프가 되어버렸다. 한 18km가 넘어가니 다리에 힘이 풀려 나머지 3km 완료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포기하지 않으니 어찌됐든 골인지점에 닿긴닿더라.맨 처음 20km를 뛰었을 때, 다리와 엉덩이에 알이 배겨서 한 2~3일 고생했는데 이번에는 하루정도 지나니 어느정도 근육이 회복되는 느낌이다. 아마도 올해 우리 가족모두 Stuttgart-Lauf에 참여할 예정인데, 그 때 하프에 도전해도 괜찮을 것 같다. 내년 쯤엔 풀 마라톤에 도전할 수 있으려나. 2025. 3. 25.
5분에서 4분대로 그냥 꾸준히 달리니 이제 5km 거리정도는 4분대 페이스로 달릴 수 있게 되었다.뭐든 꾸준히만 할 수 있다면, 속도의 차이일 뿐 조금씩이라도 나아가는 것 같다.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40분 조깅하고 출근했다.요즘은 통 시간이 없어서 새벽 달리기에 비중을 늘리고 있는데,이른아침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기가 여전히 쉽지 않다.할까말까 할 때는 그냥 하자.심플하잖아? 2025. 2. 28.
시간의 밀도 새해가 시작되면서 아내도 일을 시작했고, 나 역시 업무 시간을 늘렸다. 수입은 늘었지만, 여유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자연스럽게 검도도 주 2~3회에서 1회로 줄었다. 아마 다음 달이 되면 아내와 나의 일정이 어느 정도 확정될 테고, 그때 다시 여유 시간을 조정해보려고 한다.헬스장도 예전만큼 자주 가지 못하고 있지만, 주 2회 정도는 어떻게든 시간을 내려고 한다. 예전에는 2시간 정도 운동해야 만족했는데, 지금은 시간이 부족하니 짧고 강한 훈련을 선택하고 있다. 인터벌 방식의 운동은 10분만 해도 강한 자극을 주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도 효과적이다. 요즘은 배틀로프와 턱걸이에 빠져 있다. 어제 검도를 하고 나니 힘이 더 붙은 느낌이 들었으니 효과가 있나보다. 계속 밀어붙여보자.러닝은 최소 주 2회 .. 2025. 2. 18.
독일 김나지움의 오픈하우스 몇 일 전, 첫째 아이가 다니는 김나지움에서 오픈하우스(Tag der offenen Tür)가 열렸어요.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학교를 둘러보고, 수업과 동아리 활동을 직접 체험해보는 날이죠. 작년에 우리 아이도 이 날을 계기로 김나지움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이번엔 행사 준비를 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첫째가 맡은 역할은 Informatik AG(컴퓨터 프로그래밍 동아리)에서 선보일 게임을 미리 준비하고, 방문한 아이들에게 설명하는 것이었어요. Informatik AG는 첫째가 5학년이 되면서 가장 기다리던 활동이었고, 스크래치 프로그래밍을 누구보다 열심히 배우다 보니 이번 기회를 정말 기대하고 있었어요. 자기가 만든 게임을 직접 소개하고 싶어서인지, 저한테도 꼭 와서 봐달라고 하더라고요. .. 2025. 2. 17.
독일 자동차 수리비 1,000유로 순삭 우리 집 애마, 토요타 프리우스 3세대우리 집 자동차, 3세대 토요타 프리우스!벌써 출시된 지 10년을 훌쩍 넘었고, 주행거리는 어느새 14만 km를 넘어섰어요. 이젠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조상님’쯤 되는 느낌이지만, 우리 가족의 독일 생활에 없어선 안 될 든든한 동반자예요.이 차 덕분에 오스트리아, 알프스, 크로아티아, 이탈리아까지 먼 거리를 신나게 여행했고, 독일 여기저기서 열리는 첫째 아이 농구 경기랑 검도 대회에 열심히 따라다녔던 추억도 가득해요.프링이의 TÜV 도전기독일에 와서 지금까지 고장 한 번 없이 잘 달려준 우리 ‘프링이’. 얼마 전 TÜV 검사(2년마다 받아야 하는 차량 검사)를 위해 정비소에 다녀왔어요. 이번엔 약 1,000유로나 들었는데요, 프링이와 함께한 시간 중 가장 큰 정비비였.. 2025. 1. 27.
독일 김나지움 5학년, 스마트폰 대신 스마트워치를 선택한 이유 독일에서 김나지움 5학년에 다니는 첫째에게 드디어 스마트폰을 사줄 때가 왔나 고민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아이들이 많다고 들었지만, 독일에서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에야 스마트폰을 사주는 경우가 일반적이죠.저희 부부도 스마트폰을 최대한 늦게 사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스마트폰 대신 스마트워치를 사주기로 결정했어요.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 화면만 보고 걸어다니는 모습이 걱정됐기 때문이에요. 이미 집에서는 아이패드로 게임도 하고, 책도 읽고, 유튜브도 보고 있기 때문에, 밖에서는 다른 활동에 집중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죠. 또, 첫째가 매일 지하철로 학교를 오가다 보니 학교 도착 여부나 하교 시간, 친구 집 방문 등 연락이 가.. 2025. 1. 24.
건축 포폴 챌린지 2기 모집 조기 마감 건축 포트폴리오 챌린지 2기(2주 과정) 게시글을 올린지 하루만에 조기마감이 되었다. 혹시나 2기 과정에 참여하지 못한 분이 계시다면... 다음 3기 과정도 예정되어있으니, 너무 낙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챌린지 1기 참여자분들의 후기와 함께 2기를 모집한다는 글을 블로그 이외에도 쓰레드라는 플랫폼에 올렸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다. 순식간에 쓰레드 조회수가 1000회를 돌파하고, 내 팔로우가 갑자기 늘어나고, 쓰레드를 통해 타고들어 온 트래픽에 블로그 조회수도 덩달아 폭발하기 시작했다.하루에 조회수 5회도 기록못하던 글도 조회수가 훅훅 순식간에 늘어났다... 자고 일어나니 이게 뭔 일인가 싶기도 하고... 사람들이 포폴 만드는 데 관심이 이렇게 많다는 것에도 더 놀라웠다. 그래서 2월에 시작 될 챌린지를.. 2025. 1. 17.
건축 포트폴리오 챌린지 2기 모집 (2주 무료 과정) 얼마 전 건축 포트폴리오 챌린지 1기 4주 과정을 마치고, 2기를 모집합니다. 건축 포트폴리오 챌린지 2기 open.kakao.com참여코드 : 1010지난 1기 챌린지가 4주 간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하고 퀄리티를 높이는 방향에 초점을 두었다면, 이번 2기 과정에서는 "작품 심폐소생술"이라는 내용에 무게두려고 합니다. "작품 심폐소생술"은 모든 프로젝트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포트폴리오에 실을까말까 고민이 되는 프로젝트에 내용(예 : 컨셉은 좋은데 결과물이 별로인 경우, 반대로 결과물은 좋은데 컨셉이 별로인 경우)이라고 보면 됩니다.챌린지 개요- 기간 : 2주 (시작일 : 2025년 2월 1일부터 2025년 2월 9일까지)- 목표 : 버리고 싶은 프로젝트 되살리기- 인원 : 최대 10명 (선착순 마감).. 2025. 1. 15.
건축 포트폴리오 챌린지 1기 마무리 및 후기 저와 함께한 건축포트폴리오 챌린지 1기 과정(무료)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3명의 챌린지 참여자분들과 함께 한 이 시간은 저에게도 뜻깊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1회성 리뷰에 그치지 않고, 매주 발전해나가는 참여자분들의 포트폴리오를 보는 것도 저에게는 무척 흥미로웠던 것 같습니다. 인원이 많지 않았던 덕분에, 더욱 개인적인 피드백을 드릴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2기, 3기도 진행하게 되고 인원이 많아진다면 모두에게 이런 피드백은 점점 드리기 힘들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마지막 시간은 2시간이 넘도록 개인 포폴리뷰, 그리고 자기소개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만나 봬어 반가웠고, 앞으로 내딛는 사회의 첫 발걸음도 열렬히 응원할게요. 4주간 빠지지 않고, 정말 열심히 참여해주셔서.. 2025. 1. 14.
불혹 : 기대되는 2025년 믿겨지지 않지만 어느 덧 내 나이도 천천히 불혹에 접어들고 있다. 만 39세. 마음만은 아직도 청춘인데, 거울을 볼 때면 나도 모르는 사이 늘어난 눈가의 주름이 도드라진다.잠깐 10년전으로 돌아가볼까. 와이프와 나는 대학교 굴레를 벗어나자마자 첫째 아이 신우를 만났다. 그 때 내 나이 만 29살, 와이프는 만 24살이었다. 석사논문이 끝날 무렵, 첫째 신우는 엄마 뱃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중이었다.덕분에 아빠라는 꼬리표를 달고 신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또래 친구들은 경제활동을 하며, 하고싶은 것들을 마음껏 즐기는 하루하루였지만 우리 부부에게는 아이 하나를 키우기도 정말 너무 버거웠던 시절이 있었다.세상은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삶은 무엇인지,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만들어가야하는지 정말 너무나도 .. 2025.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