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14.할머니,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
해외생활을 헤쳐나감에 있어 회의감이 드는 것이 있다면, 아마도 가족의 죽음앞에 무력함을 느낄 때가 아닐까.엊그제 외할머니께서 하늘나라로 가셨다. 새벽에 아버지께 문자를 받고, 놀란 마음에 아침일찍 일어나 혼자 많은 생각을 했다. 아주 어렸을 적, 할머니께서 일하시던 시장에 놀러갔을 때, 매년 할머니 생신 때마다 온 가족이 모였을 때, 군대에서 첫 휴가를 나왔을 때, 전역했을 때, 결혼할 여자를 소개시켜 드렸을 때, 그리고 결혼했을 때, 아들이 태어나고 할머니께 인사드리러 갔을 때, 독일 오기 전 마지막 인사를 나눴을 때....순간 많은 기억들이 스쳐지나갔다. 슬픔보다는 추억이라고 해야할까. 할머니를 보내야만 하는 지금 이 순간이 아쉽지 않은 이유가 독일로 오기 전, 할머니와 다행히 국밥 한그릇 맛있게 먹..
2017. 12. 5.
[단상]#9.독나 짜증나는 독일어
내가 이럴 줄 알았다. B1 코스에 접어드니, 독일어에 좀 더 익숙한 친구들이 여럿 눈에 띈다. A1, A2 수업은 열심히만(?)하면 수업을 주도해서 나갈 수 있는데, B1 코스는 조금 힘이 빠진다. 그렇다고 소홀히 공부하고 있는 것은 아닌데, 그 친구들을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여기서 스트레스가 찾아오기 시작해서, 마음을 추스리고 있는 중이다.B1에서 배우는 문법이 아직까진 어렵진 않다. A2에서 배웠던 문법들 보다 덜 복잡하고, 이미 조금씩 접해봤던 내용들이라 크게 부담이 되진 않는다. 수업 시간에도 A1, A2에 비해 문법의 비중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 보다는 듣기, 읽기, 말하기에 집중하는 것 같다. 참 신기한 현상을 눈 앞에서 보고 있는데, A2에서 문법을 거의 몰랐던 유럽..
2017.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