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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마치고 돌아가면 검도를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돌이켜보면 내 몸과 마음이 가장 건강했을 때는 검도를 하고 있었을 때가 아닌가 싶다. 일본과 관련된 스포츠인 만큼... 시국이 시국이기도 하고, 검도관련 포스팅을 할까말까 살짝 고민을 했지만 그래도 스포츠는 스포츠로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태권도가 전세계인이 즐기는 무도인 것 처럼, 검도 역시 마찬가지다. 스포츠만큼은 국기떼고 보면 안될까...?

세계속의 태권도
세계속의 검도

검도를 다시 시작하려면, 여러가지 장비가 필요하다. 크게 도복, 호구(보호장비), 죽도가 있으면 검도를 할 수 있다. 그래서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도복을 입어보았다. 검도를 그만두고 배가 나와버려서... 도복 하의를 잠글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ㅜㅜ 흑흑.

한국에서 입는 검도복은 대한검도협회의 규정에 따라 허리를 받쳐주는 일본식 요판을 떼고 일명 "찍찍이"로 교체를 해야, 각종 대회 및 심사를 받을 수 있다. 대한검도협회에 따르면 도복에서 왜색을 최대한 지우고자 이러한 규정을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규정에 대해 난 중립적인 입장이다. 찍찍이 도복은 입을 때 편하고, 그나마 덜 일본식으로 보이기도 한다. 일본스러운 멋은 덜나지만, 확실히 편하긴 편하다. 이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일본에 대한 역사적 인식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반대로 일본의 무도라는 점을 봤을 때 그들의 도복을 우리 맘대로 변형시키는 것 또한 그다지 내키지는 않는다. 역으로 태권도복을 다른나라 애들 맘대로 변형해서 입으면... 기분이 썩 좋진 않을거다. 이러나 저러나 다 제처두고, 난 그냥 검도 자체가 좋다.

일본식 검도복 하의(요판식), 출처 : www.mooto.com
한국식 검도복(벨트식), 출처 : www.kumdoshop.co.kr

문제는 이러한 규정으로 인해, 엉뚱하게 살이 찐 내가 골치아프게 됐다.

내 도복은 한국식으로 변형된 검도복이다. 도복 하의를 끈으로 고정시키는 일본식 도복(요판식)과는 다르게 한국식 도복은 허리사이즈에 맞게 찍찍이로 붙이는 형태다. 고로, 내 허리사이즈가 커져서 내가 입던 도복을 수선해야 했다. 참고로 내 도복은 그냥 2-3만원 짜리 도복이 아니다. 그래도 좀 가격이 나가는 도복이다. 대학생 때 돈을 열심히 모아서 겨우 장만한 만복도복이다. (검도 용품의 세계는 장인정신의 세계라서 몇 백만원짜리 하는 검도용품들도 있다...그에 비해 나는 아주 평민에 속하는 축이라고 해야하나...)

"와이프, 나 도복 수선 하러 동대문 좀 다녀올게."
"뭐? 그거 수선하러 동대문까지 가? 그냥 세탁소에 맡겨~!"
"이거 세탁소에 맡기는 그런 옷 아니야...ㅜㅜ(어떻게 이해시켜야 하는지... ㅜㅜ 이해시키기 힘듬...)"
"옷이 다 똑같지, 무슨 도복하나 수선하는데 동대문까지 아이고....궁시렁궁시렁궁시렁..."

검도하기 왜이렇게 까다롭냐며, 와이프에게 핀잔을 좀 들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동대문에 있는 검도용품점, 우창스포츠에 방문하였다. 동대문은 싹 다 바뀌었는데, 우창스포츠는 그래도 그 자리에 계속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ㅎㅎ

2호선 동대문 역사문화공원, 1번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우창스포츠

조금 허름하고 좁아 보여도, 우리나라 검도 역사와 많은 부분을 함께 해온 검도용품점이다. 주변은 싹 바뀌었는데, 어떻게 10년전 그 모습 그대로 저곳에 있는지 ㅎㅎㅎ 신기하고 고마웠다.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전용미싱과 호면 면금들
모두 내꺼하고 싶은 죽도들
도복 수선 작업 중

처음엔 벨트에서 요판으로 바꾸려고 했는데, 도복 브랜드별로 요판 모양과 색깔이 제각각이라 맞추기도 힘들고... 요판도 따로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냥 별 생각없이 벨트 사이즈를 늘리는 것으로 결정했다. 반벨트라는 방법도 있는데, 난 벨트식에 익숙해서 그런지... 뽀대는 안나지만 벨트식이 편하다. 아마도 독일에서 검도를 하면, 이렇게 생긴 도복은 나만 입고 있을 것 같다. 이를 계기로 검도 패션계의 인싸가 되기로 했다.

검도 다시 시작하기 참 힘드네.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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