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곳에서 검도를 다시 시작한 날, 나에게 어설픈 찌름을 시전했던 친구가 아래 사진의 크리스라는 미국 친구다. 이 친구의 찌름으로 시합연습은 피튀기는 진짜 시합이 되어버렸는데, 진짜 교검을 한 덕분인지 이 친구와 금방 친해졌다. 친구라고 하기엔 거의 10살 이상의 나이차이가 난다 ㅎㅎ 이 친구와 칼을 맞출 때는, 다른 사람들과 칼을 나눌 때와 많이 다르다.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검도를 하게 된다. 그래서 재밌다.
외국에서 검도를 하면 좋은 점이 몇 가지 있는데...
첫째는 독일인(혹은 외국인)들과 좀 더 허물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매일 이들과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타지생활에 많은 도움이 된다. 독일인들의 세상에 겉도는 느낌이 아닌, 좀 더 이들의 사회 속에 들어왔다는 느낌이랄까...
둘째는 스트레스 해소다.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 언어로 받은 스트레스 같은 것들이 큰 기합과 타격으로 모두 한꺼번에 날라간다. 정신수련은 물론, 몸도 하루하루 건강해 짐을 느낀다. 검도를 한바탕 하고 나서 침대로 들어가면 아주 꿀잠을 잔다. 그럼 다음 날 아침, 아주 기분좋게 하루를 맞이할 수 있다.
셋째는 배려를 받는다. 이건 설명하기가 좀 어렵다. 음,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까... 서양 사람들도 분명 상대를 배려하긴 하지만, 아시아에서 자란 내가 느끼는 배려의 정도가 좀 다르달까...? 서양 사람들은 굳이 우리처럼 예의를 차려 상대를 대하는 게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편하게 대한다. 그런데 검도에서는 한국처럼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상대에게 예의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독일 사회에서 느끼지 못하는 배려를 받는 느낌이다. 좀 더 나에게 친숙한 배려의 방식이다. 이 속에서 피부색을 떠나, 내가 같은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 밖에도 여러가지 장점들이 있지만, 취미생활 하나만 잘 정해도 타지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타지에서 외로움을 느끼고 계신 분들이라면, 자신만의 취미를 하나 만들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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