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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기록/슬기로운 독일생활

[단상]#29. 잊혀져가는 사람들, 잊혀져가는 블로그들

by 도이치아재 2019. 4. 30.

독일에 가야겠다고 마음을 크게 먹고, 본격적으로 독일이라는 나라를 공부하기 했던게 벌써 2년이나 됐다. 비자는 어떤 걸로 받아야 하는지, 그곳에서의 생활은 어떨지... 또 독일어는 잘할 수 있을지... 나보다 먼저 그곳의 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을 엿보는 재미로 꾸준히, 틈만나면 독일에서 블로그하는 분들의 글을 읽었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방대한 자료들이 자동으로 머리속에서 요약, 정리가 되어서 지금까지 큰 어려움없이(?) 무탈하게 지내고 있다. 또 블로그를 통해 본, 생활력 강한 정보들이 꽤나 도움 많이 됐었다. 그런 것들이 생각나서... 문득 내가 2년전에 쓴 글인 "독일이민에 도움이 되는 블로그들" 이라고 정리해 놓은 블로그 글을 열어보았다.

우리 가족이 독일에 들어가기 전, 독일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한편으로는 부러움으로 엿보았던 그 분들의 삶이 문득 궁금해졌다. 2년이 지난 지금 이 분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시나 링크를 클릭해서 들어가보니, 링크를 걸어놨던 블로그의 반이 삭제된 상태였다. 블로그가 소리 소문없이 삭제되었다는 것은, 아주 큰 문제가 있었거나 결과적으론 이민이 실패로 돌아가서 삭제된거라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실제로 한 블로그의 방명록에는 '사기꾼...'이라는 단어가...-_-!! 어찌된 일인건지...)

사실 이렇게 사라져가는 게 블로그 뿐만은 아니다. 사람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해외에서 마주치는 한국 사람들 중, 계속 독일에 남아있는 사람도 삭제된 블로그랑 어찌보면 똑같이 느껴진다. 어학이 힘들어서 돌아가거나, 비자 문제로 돌아가거나, 소리소문없이 잠수를 타거나... 뭐 그런 것 같다. 모두 다 큰 결정을 내려서 독일로 온 것일텐데, 다들 이곳의 생활을 잘 이끌어 나가셨으면 좋겠다.

뭐 그냥 다 잘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블로그는 잊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설령 뭔가 잘못되어서, 혹은 변심하여 우리 가족이 모두 한국에 돌아가더라도, 이 블로그는 멈추지 않을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