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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기록/독일에서 검도하기

[검도]#11. 비파비지 기능성 호구 BF-28W 개봉기!

by 도이치아재 2019. 12. 14.

지난 9월, 비파비지에서 새롭게 개발중인 기능성 호구인 BF-28W 베타테스터 이벤트가 있었다. 감사하게도 베타테스터 중 한명으로 선정되어 오늘에서야 드디어 수령할 수 있었다. 비자비지 측에서 특주로 만들어주신 덕분에, 베타테스트 선정부터 수령까지 거의 3달이 걸렸다. 이 3달 동안, 기능성 호구가 일반 호구랑 무엇이 다른 지 정말 궁금해서 하루하루가 더디게 지나갔던 것 같다.

내가 한국에서 검도할 때는 기능성 호구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고, 여기 독일에서는 이런 호구를 가진 사람도 없어 사진으로만 보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사진으로 봐서는 통... 일반 호구와 기능성 호구의 차이점을 구별하기 쉽지 않다. 역시 호구는 직접 만져봐야 한다. 아직 출시 전인 모델이고, 완성도가 80% 정도라고 하니 그 점을 감안하여 살펴보도록 하자.

물을 건너 드디어 도착한 비파비지 BF-28W 호구

비파비지 BF-28W 호구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검도 국가대표 조진용 선수가 쓰는 BF-28 일반 호구를 기본틀로 사용해 재질만 기능성 소재로 변경한 모델이다. 이 기능성 소재는 비파비지에서 직접 개발한 Aircool 원단이다. 호면은 물세탁이 가능하고, 갑을 제외한 나머지는 세탁기로 세탁 할 수 있다. 검도인들도 이제 기능성 호구와 함께라면, 여름에 꿉꿉한 냄새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1. 호면

BF-28W 호면

미싱 간격이 2mm x 8mm 이다. 호면날개는 사선 박음질(나니메)이 되어있어 착용시 모양잡기가 편리하게 되어있다.

2mm x 8mm 나니메 박음질

호면 각잡기도 매우 쉽다. 손으로 만져주는데로 모양이 잡힌다. 기능성 소재라서 이런 부분을 살짝은 걱정했는데, 오히려 요즘 나오는 일반 호면보다 모양이 더 잘 잡히는 것 같다.

좀 더 현실적으로 호구를 뜯어보기 위해, 현재 아주 만족하면서 사용중인 신켄무도구의 아라시 모델을 가져와 간단히 비교를 해보았다. 아라시 모델은 많은 분들이 사용하고 계셔서, 함께 비교해 보는 것도 의미있을 것 같다.

왼쪽 신켄무도구 아라시, 오른쪽 비파비지 BF-28W

색감은 아라시보다 BF-28W 호면이 살짝 더 밝은 감색이다. 기능성 소재의 특성상 빛을 받으면 살짝 반사한다. 그러서인지 아주 약간의 광택이 돌긴 하지만,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는 아니다. 포단의 재질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일반 호면과 차이가 나는 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비파비지 BF-28W의 머리 타격부위 (2mm x 8mm 박음질 간격)
신켄무도구 아라시의 머리 타격부위 (4.5mm 박음질 간격)
BF-28W 호면 내부

사진으로만 봐도 8mm x 2mm 간격의 엠보씽이 눈에 띄게 보인다. 내부 타격부위도 엠보씽이 들어가있어 충격완화에 많이 신경쓴 것 같다. 아직 직접 맞아보진 않았지만, 타격부위에 쿠션이 손으로 느껴질 정도니 얼마나 잘 방어해 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되긴한다.

BF-28W의 아고

아고 부분은 X자 표시가 있는 격자부위를 제외한 아랫 부분은 (힘을 주어 접었을 때) 살짝 접힌다. 일반적으로 호면의 아고는 격자부위를 포함한 전체가 다 딱딱해서 접히지 않는데, 이 부분 또한 BF-28W 호면의 다른 점 인 것 같다.

호면을 간단히 착용해 보기도 했지만, 한 두번 잠깐 착용한 후 포스팅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확실히 아라시와는 다른 착용감이긴 하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추후 사용기에 쓰도록 하겠다.


2. 호완

BF-28W 호완

호면만큼이나 민감한 부위가 바로 호완이다. 딱 받아보면서 느낀 점은 '호완 주먹이 생각보다 작은데?' 라는 것이었다. 역시나 아라시를 가져와 비교를 해보니 확실히 호면 주먹이 작았다. 많은 검도인들에게 극찬을 받은 아라시 호완과 어떤 게 다를지 궁금했다.

왼쪽 아라시 호완, 오른쪽 BF-28W 호완

죽도를 파지하는 엄지와 검지 사이의 모양도 많이 다르다. 전체적으로 둥글둥글한 모양으로 파여진 아라시와는 다르게, BF-28W는 둥글지만 날렵한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한번 호완을 착용하고 죽도를 잡아보니, 느낌이 많이 달랐다. 아라시는 자연스럽게 파지가 되는 느낌이라면, 비파비지 호완은 좀 더 맨손으로 쥐는 데 가까운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아라시 호완의 느낌이 더 편하고 익숙하다.

BF-28W 호완 바닥
아라시 호완 바닥

호완 손바닥을 펴보면 파지되는 느낌이 어디서 차이가 나는 지 알 수 있다. BF-28W의 호완은 손바닥을 편 형태 그대로 디자인 되었고, 아라시 호완은 손이 파지된 형태에 맞춰 곡선으로 가다 디자인이 되어있다. 사람마다 손의 형태, 파지법등이 다 다르니 호완을 디자인 하는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이 또한 사람들의 기호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는 부분이라 좋고, 나쁘다를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왼쪽 BF-28W, 오른쪽 아라시

BF-28W의 호완 바닥은 쿠라리노(인조가죽)인데 정말 얇다. 이 부분에서도 BF-28W 호완은 맨손으로 쥐는 느낌을 강조했다는 느낌이 든다. 아라시의 호완바닥인 시로가와도 정말 얇다고 생각했는데, BF-28W은 더 얇다. 다만 너무 얇아서 파지를 할 때 호완 바닥이 접히는 부분이 생긴다. 이런 부분들은 꼭 보완이 되었으면 좋겠다.

BF-28W를 착용할 때 왼쪽 호완은 잘 껴지는데 오른쪽 호완은 생각보다 빡빡하게 들어갔다. 오른쪽 호완 내부를 살펴보니, 보호대가 부착 되어있다. 도끼칼도 이제 무섭지 않다.

오른쪽 호완 내부에 붙어있는 손목 보호대

 


3. 갑과 갑상

갑은 유광 흑색 플라스틱도에 무네는 가죽대신 기능성 소재로 구성되어있다. 그외에 특별한 점은 딱히 없다.

갑 전면
갑 후면

갑상은 정말 가볍다. 손으로 들어만 봤을 뿐인데도 아라시 갑상보다 가볍다는 게 느껴진다. 갑상 끈은 정말 잘 묶이고, 다시 풀었을 때도 끈에 주름이 많이 가지 않는다. 운동을 하고 난 후, 구겨진 갑상끈을 펴는 것도 좀 일이었는데 그런 걱정은 좀 덜 것 같다.

BF-28W 갑상

호면과 마찬가지고 모양이 정말 잘 잡힌다. 

손이 가는데로 모양이 잡히는 BF-28W 갑상

갑상과 갑상끈이 연결되는 부분은 튼튼하게 곤가와 가죽으로 마무리 되어있다. 

앞으로도 꾸준히 사용해보면서 사용기를 써내려갈 생각이다. 빨리 운동하고 싶은데, 여기는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이번 년도 운동 스케줄은 끝이났다. 새해가 되어야 운동을 할 수 있을텐데... 또 기다려야 하다니...!!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