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독일 국가대표팀이 슈투트가르트에 모여 나도 잠시나마 함께 훈련할 수 있었다. 독일 제일검들이 한 곳에 모인다고 하니, 배우는 입장인 나로서는 감사할 따름이다.
다른 선수들보다 가장 칼을 맞춰보고 싶었던 선수가 있었는데, 바로 쾰른에서 수련하고 있는 막스. 대표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상단을 쓰고 있고, 피지컬이 좋은 선수라 그 앞에 서면 어떤 느낌일지 너무 궁금했다. 상단을 수련하는 분들과 몇 번 칼을 맞춰보긴했지만 키가 비슷하거나 작은 사람들과 했을 뿐이었다. 나와 키가 15cm 이상 차이가 나는 거구인 막스가 죽도를 위로 치켜들어서 공격하는 상단세를 취하니 안그래도 큰 몸이 더 커보였다. 리치가 길어서 공격거리도 길고, 좋은 피지컬에서 나오는 힘도 단단했다. 덕분에 재밌게 교검했다.
오노 선수와도 지난 코자키 센세 세미나 이후로 다시 한번 교검했다. 이제는 대표팀에서 노장이다.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흥분하거나 동요하는 모습을 좀 처럼 찾아볼 수 없어 내 수준에서는 조금 까다로운 것 같다. 칼을 많이 쓰지 않고, 한칼 한칼 쓰려는 모습이 돋보이는 선수인 것 같다.
독일 대표팀의 떠오르는 신예인 핀 선수와도 한판했다. 나이가 어린 젊은 선수라서 반응 속도도 빠르고, 칼 역시 빠르다. 아마 머리치기는 독일 대표팀내에서 가장 빠르지 않을까싶다. 시간이 많이 없어 단판시합으로 마무리 지었는데, 시간도 없고 빠른 선수인걸 알다보니 너무 조급하게 대련했다. 다음을 또 기약해보자.
독일 대표팀을 이끄는 분 중 한분인 쿰푸 센세와도 교검할 수 있었다. 아빠 쿰푸에 이어 아들 쿰푸도 검도인의 길을 걷고 있다. 얼마전에는 광주의 오길현 사범님 도장에 가서 수련도 하고 올 정도로 열정이 대단한 것 같다. 쿰푸 센세와는 대련이라기 보다 내 공격을 많이 받아주셨다.
대표팀의 궂은 일을 맡아서 하는 도미닉이라는 친구와도 칼을 맞췄다. 중단을 쓰던 친구였는데 상단으로 바꾼지 4개월 됐다고 한다. 막스처럼 키 큰 상단과 한판해서 그런지, 작은 키의 상단은 그리 위협적이진 않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키가 크든 작든 상단과 붙으면 기회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참... 깜깜하기는 매 한가지인 것 같다.
또 기억에 남는게 얼마전 야마시부 대회 단체전 결승에서 만났던 하스라는 친구와도 다시 만났다. 이 친구는 이제 17살인데 벌써부터 결승전에서의 경험을 갖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얼마나 더 성장할까 궁금해지는 친구이기도 하다. 독일에서 검도하면서 대회에 나가다보면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칼을 한번 맞췄다는 이유로 금방 친해지는 것 같다.
호면을 쓰고 있는 내 모습을 사진으로 보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 막스가 손목 공격하는 절묘한 타이밍에 찍힌 사진이라 더 역동적인 모습이 포착됐다. 역시 다 가려야 뭔가 있어보이는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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