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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생존일기317

독일에서 이직할 때 세웠던 개인적인 기준들 독일에서 첫 번째 회사를 고를 때는 비자문제가 걸려있다보니 아무래도 내것을 다 챙기기가 쉽지 않았었다. 일단 독일에 합법적인 거주가 일순위였기 때문에 연봉과 휴가일수, 그리고 회사가 주로 어떤 프로젝트를 하는지를 중점으로 봤고, 당시에는 얼추 타협할 정도 수준이라 판단해서 큰 고민없이 결정했었다. 그래서 어느 부분에서는 후회가 되기도 했고, 또 만족하기도 했다. 이번에 이직을 할 때는 독일에서 직장경험도 있었고, 이 바닥이 대충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알고있어서 이직에 대해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봤던 것 같다. 첫번째로 고민했던 것은 BIM 프로젝트의 실행여부였다. 단순히 도면을 그리는 툴로 아키캐드나 레빗을 사용하는 사무실말고, 정말 BIM 환경을 통해 다른 분야와 협업이 가능한 사무실인지 확인 한 후에 .. 2022. 4. 19.
퇴사 준비.... "그만두겠습니다" 이 말을 꺼내는게 처음이 아닌데도 밖으로 내뱉기 참 힘든 것 같다. 결과만 놓고봤을 때는 일이 잘 풀려서 직장을 옮기는 것이지만, 정말 떠난다고 마음을 먹고나니 여러가지 미련이 남는 건 예나 지금이나 어쩔 수 없나보다. 더 잘할껄. 동료들과 좀 더 살갑게 지낼껄. 뭔지 모를 아쉬움을 안고 오늘 아침, 회사 대표님을 찾아갔다. 똑똑. "잠깐 시간되시나요? 말할 게 있습니다." "그럼. 시간되지. 들어오게." "문을 좀 닫고 말해도 될까요?" 그렇게 대표님 방 문이 닫히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퇴사하려고요." 기껏해야 프로젝트 이야기나 월급 올려달라는 줄 알았다며 대표님은 다시 되물었다. "도대체 왜? 단순히 퇴사를 하려는거야, 아니면 새로운 직장을 찾은거야?" "네. 새로운 직장을 찾았어.. 2022. 4. 5.
독일 이직 합격 후기 새로운 회사와 두 번에 걸친 면접 끝에 좋은 소식을 블로그에 쓸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처음 서류지원을 하고, 오늘 결과를 받아들기까지 대략 두달이 조금 안 걸린 것 같다. 아직 일을 언제 시작할지 확실히 정하진 않았는데, 되도록이면 빠르게 시작해서 크리스마스 전에 프로베자이트를 끝내는 게 좋을 것 같다. 막상 면접을 잘 마치고 나오니 독일에서 지금 다니는 회사에 합격했을 때 처럼 마냥 기쁘지만은 않고, 여러가지 감정이 앞선다. 서류 지원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포트폴리오, 이력서(Lebenslauf)와 자기소개서(Anschreiben), 그리고 각종 증명서(대학성적증명, 졸업증명서, 어학증명서, 상장 등) 이렇게 세가지로 구성해서 지원했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 지원할 때는 회사 전용 이메일로 직접 .. 2022. 3. 26.
이직에 대한 고민, 그리고 진행 상황 누군가 말했듯, 인생은 매 순간이 고민의 연속이고 순간의 선택에 의해 나타나는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독일에 온 것도, 지금 회사에 다니게 된 것도 모두 선택에 대한 결과물이다. 음... 이직에 대한 고민은 항상 해왔던 것 같다. 지금 회사에 취업해서 일을 시작할 때부터 이직은 늘 마음 한켠에 있었다. 단순히 지금 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기보다 여러가지 이유로 이직을 고민중이다. 그래서 꽤 오랜 시간동안(아마도 2년 넘게...), 이곳 슈투트가르트의 회사들을 나름대로 많이 지켜봐왔다. 내 비자도 몇 달 전까지 명시된 회사에서만 일을 할 수 있는 비자였는데, 비자를 새로 연장하면서 일만할 수 있다면 어디로든 이직할 수 있는 비자로 변경되었다. 그래서 이직에 대한 욕망(?)이 더 커지기도 했다. 몇 주 전.. 2022. 3. 13.
바람잘날 없는 프로젝트에 대한 푸념 건축설계라는게 디자인 업무가 반, 그리고 협의하고 다른사람들과 치고박는 일이 반이다. 지금하고 있는 프로젝트도 치고박고하는 건 다른 일들과 다르지가 않은데... 이번엔 좀 강도가 심한 느낌이다. 이번주에는 Teamleiter가 야근을 하다가 "Kein Bok mehr hier zu arbeiten!(여기서 더 이상 일할 생각이 없어!)" 라고 소리치면서 집에갔다. 팀장 직급의 친구가 울면서 뛰쳐나갔으니 프로젝트가 어떻게 흘러갈지 참...ㅋㅋㅋ 이 프로젝트는 참 독일답지 않게 시간은 없고, 할일은 많고, 요구도 많다. 독일이나 한국이나 설계업무에는 단계라는 것이 있어서 계획설계를 끝낸다음 건축허가를 받고, 실시설계로 진행되는 것이 수순이다. 계획설계가 끝나면 1차 단도리. 그 다음 건축허가가 2차 단도리... 2022. 2. 26.
독일 불법 이민. 그래도 할꺼면 알고 하세요. 이민병에 걸리면 좋은 치료약이 없다. 외국은 다 좋아보이고, 한국은 점점 꼴보기 싫어진다. 이 병은 짐 싸들고 외국으로 나와야만 낫는 병이다. 많은 분들이 이 병에 걸려 이민을 오지 않나싶다. 그런데 이 병에 대처하는 사람들은 가지각색이다. 스스로 계획을 짜서 어떤 리스크가 있지모를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 남에게 돈을 주고 자신의 미래를 맡기는 사람, 불법 이민인지도 모르고 브로커의 꼬임에 빠져 오는 사람 등등... 독일에 정착하는 합법적인 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아주 간단하다. 이 이외의 경우는 법적으로 불가하다고 보면된다. 첫째, 독일인과 결혼하는 경우 둘째, 독일에 정당하게 취업이 되어 이주를 하는 경우 셋째, 유학 후에 취업이 되는 경우 넷째, 난민으로 인정되는 경우 다섯째, 독일 경제발전에 도움.. 2022. 2. 8.
2021년도 저물어간다. 2021년도 참 열심히 달려온 것 같다. 올해 말부터는 칼럼리스트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조금 더 바빠졌고, 회사에서도 열심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육아휴직 전에 내가 마무리지었던 계획설계가 지지부진하다가 연말 전 허가 신청을 마무리했다. 내 손을 떠나면서 자잘한 수정은 있었지만, 그래도 거의 본 설계안 그대로 진행이 되어 감회가 새롭다. 올해는 밤잠을 줄여가며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깊게 파보기도 했고, 정신력이 체력을 이기는 경험을 꽤나 여러번 한 것 같다. 지금까지 하나에 꽂혔던 것을 꼽으라면 건축과 검도말고는 없었다가... 오랜만에 새롭게 배울만한 게 생겨서 여전히 꽂혀있는 중이다. 새로운 분야를 공부한다고 올 한 해 동안, 적게 잘 때는 하루에 1시간, 주중에는 평균 16시간~25시.. 2021. 12. 31.
아이구 뭐 이런걸 다... 크리스마스 선물 언박씽 어느 회사나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회사도 내가 자꾸 아쉬운 소리를 블로그에 써서 그렇지, 좋은 점도 많다. 예를 몇 가지 들어보면, - 능력이 된다면 연봉협상을 능동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 - 예전엔 안그랬지만, 이제는 초과근무나 야근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진다는 점 - 꾸준히 돈이 들어오는 안정적인 수익원이 있다는 점 - 설계사무실 치고는 매우 매우 드물게 크리스마스 보너스가 있다는 점 - 크리스마스에 꽤 괜찮은 행사와 선물을 준다는 점 - 계약기간이 없는 평생 고용(unbefristet)을 한다는 점 뭐 이 정도를 들 수 있겠다. 내가 아는 한 건축을 하는 내 지인들중에도 크리스마스 보너스를 주는 설계사무실은 여지껏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반대로 이 모든 장점과 필적할만한 단점들도 있지만, 오.. 2021. 12. 22.
고딕성당과 실시설계 옛날에 건축가가 고딕성당을 지을 때, 얼마나 높이까지 벽돌을 쌓을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당시에는 구조 계산을 하는 프로그램도 없고, 숫자로 정확하게 계산하기도 힘들어서 경험에 의해서만 건물을 쌓아올렸는데, 우리가 보는 모든 고딕성당이 그렇게 지어진 것이다. '벽돌을 한 100개쯤 위로 쌓았더니 무너져서, 그 밑에 작업하던 뮐러씨가 크게 다쳤었지.' '그럼 이번에는 벽돌을 한 80개쯤 쌓은 다음에 옆에 구조적으로 받쳐줄만한 뭔가를 둬야겠구나' '옆에 구조물을 대면 조금 더 높이 쌓을 수 있네? 그럼 조금 더 높이 쌓아볼까?' '어? 옆에 구조물이 있어도 높이 쌓는데는 한계가 있구나. 그럼 더 이상 높이 짓기는 힘들겠다.' 이렇게 작은 경험들이 모여서 우리가 보는 고딕성당의 높이와 모양이 완성된.. 2021. 12. 17.
독일에서 월급 명세서를 분실했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독일에서 일을 한다면 매월 따박따박 받게 되는 것이 바로 월급명세서입니다. 매달 한번씩 받게 되는 서류라 시간이 흐르면 이 서류가 얼마나 중요한지 무뎌지기도 합니다. 독일은 아직도 서류업무가 반 이상을 차지 하기때문에 이 서류를 반드시 잘 보관해야합니다. 특히나 우리같은 외국인은 비자를 신청할 때, 또 향후에 연금 관련해서 일을 처리해야할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이 서류입니다. 하지만 매번 월급명세서를 정리해서 보관하는 게 귀찮기도 하고, 깜빡 잊고살면 어쩌면(?) 영영 사라지기도 합니다... 제가 딱 그런 경우였는데요. 귀차니즘으로 월급 명세서 정리를 차일피일 미루다... 비자 신청할때가 다 되서야 들춰보곤 했던 월급명세서들... 별로 신경안쓰고 있었는데... 외국인청에 제출해야할 월급 명세.. 2021. 9. 23.
독일 건축가의 연봉과 두번째 연봉협상 이번 달은 블로그에 거의 신경을 못썼던 것 같은데, 요즘들어 글을 쓸만한 소재들이 하나씩 튀어나오는 것 같다. 오늘은 연봉협상과 관련한 글이다. 어제 회사와 두번째 연봉 협상이 있었다. 다행히 어느정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낸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직을 할까 고민도 했었는데, 당분간은 다니는 걸로 ㅋㅋㅋㅋㅋ 이번 협상으로 엔지니어분들 연봉의 발끝 정도는 닿은 것 같다. 건축가는 한국에서나 독일에서나 타 직군에 비해 연봉이 많이 낮은 편인데,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학과별 시간 당 수당 테이블에 따르면 건축은 저~~ 밑 쪽에 있다. (진로선택이 이렇게나 중요하다!!) 반면 의학, 경영학, 공학은 전부 위에 자리한다. 건축학은 전문대학(FH)을 졸업했는지, 대학교(Uni)를 졸업했는지에 따라 조금 차이가 나긴하.. 2021. 8. 19.
이민가기 제일 적당한 나이는 언제일까? 이민 블로그를 운영해오면서 지금까지 많은 문의메일을 받아왔고, 제가 아는 한도내에서 최대한 성심성의껏 답변을 드려왔습니다. 이민이라는 것이 삶 전체가 바뀔 수 있는 일이다보니, 무작정 할 수 있다는 희망섞인 말보다는 냉정한 답변을 드리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이에 상처를 받으신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이민가는 것이 누구나 꿈꾸는 천국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너무 꿈에 부푼 이민이라면... 차라리 이메일 한통으로 상처를 받더라도... 타지에서 괜한 고생을 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메일을 보내주신 분들 중에는 정말 잘 준비하셔서 정착에 성공하신 분들도 계시고, 실패를 인정하고 돌아가신 분들도 계십니다. 20대 젊은 사람들부터 40대, 50대 나이드신 분들까지... 블로그를 운영한 4년.. 2021. 8. 18.
툴레 포스XT L(force XT L) 루프박스, 루프랙을 설치하다. 고민끝에 우리 자동차(애칭-썬터볼트)에 루프박스(독일말로는 Dachbox und Dachträger)를 달기로 결정했다. 지난 테스트 캠핑에서 와이프와 나는 공간부족을 여실히 느꼈다. 공간이 부족할거라고 어느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막상 현실로 맞닥들이니 막막하긴 했다. 뒷좌석 2열 아이들 발 밑에까지 짐을 싣고, 짜투리 공간을 테트리스 하듯 끼워넣어 꽉꽉 채운채 다녀와야만 했다. "짐도 최소화한다고 한건데, 벌써부터 차가 이렇게 꽉차면 앞으로는 좀 힘들 수도 있겠다..." 아이들은 점점 클테고, 짐도 야금야금 늘어날텐데 방법이 필요했다. 그렇다고 차를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니... 결론은 짐싣는 공간을 하나 더 늘리는 것 밖에는 없어보였다. 루프랙 설치가 필요없고, 가격도 훨씬 저렴한 루프백이라는 대안도.. 2021. 7. 23.
저에게 문의 메일을 보내주시기 전, 당부드리는 말씀... 안녕하세요. 도이치아재입니다. 요즘들어 제 메일로 이민과 유학, 그리고 건축 포트폴리오 관련하여 조언을 구하는 분들이 예전보다 더 많아진 느낌입니다... ^^; 저는 예나 지금이나 개인적으로 보내주시는 메일에 대한 답을 최대한 상세히 드리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최대한 자세하게 답변을 드리려는 이유는 저 역시도 가보지 않은 나라와 경험하지 못한 일들에 대한 막연함, 그리고 두려움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카페나 커뮤니티같은 곳에 물어봐도 궁금한 것에 대한 속시원한 답변보다는 이민이나 해외생활에 대한 회의적인... 엉뚱한 답변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알고있는 정보들을... 피부로 와닿을 만한 수치, 기간, 금액같은 구체적인 예들과.. 2021. 7. 2.
이중언어를 쓰는 아이 : 과정 어느 덧 아이가 학교에 입학한지 1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돌이켜보면 독일어로 학교생활을 잘 해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이제 언어에 대한 걱정은 많이 덜었다. 그보다는 현지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아이들과의 관계나 학교 교과과정,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혼자 독서를 하기도 하는데, 얼마전까지는 한국 책만 읽었었다. (그렇다고 책만 읽는 건 아니고, 유튜브도 하고 게임도 하고 축구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독서는 여러 활동 중 하나일 뿐이다) 아무래도 독일어로 된 책을 읽는 게 한국어보다는 불편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와이프가 산책나간 김에 도서관에서 독일어 책 몇 권을 빌려왔는데... 그 중 독일 만화책 하나에 꽂혔는지... 꽤나 .. 2021. 6.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