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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기록/슬기로운 독일생활

독일 이민이 좋은 7가지 이유

by 도이치아재 2024. 4. 3.

우리 가족은 아래 7가지 이유 덕분에 독일 생활에 꽤 만족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독일 이민이 힘든 7가지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번 글은 독일 이민이 좋은 7가지 이유에 대해 써보려고 해요.(아직 독일 이민이 힘든 7가지 이유에 대해 읽어보지 않았다면 먼저 읽고 오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독일 이민이 힘든 7가지 이유

영화 미나리처럼 이민 생활은 생각보다 장미빛은 아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독일 생활 7년차. 우리 첫째가 만 3세가 되던 생일날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는데 어느 덧 이 녀석이 10살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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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균형잡힌 일상

독일살이의 첫번째 장점은 균형잡힌 일상입니다. 모든 직장인이 같을 수는 없지만, 저의 경우 출퇴근 시간에 제한받지 않고 회사와 계약된 주당 업무시간을 지키며 일할 수 있습니다. 병원 갈 일이 있거나, 아이를 케어해야하는 경우에는 조금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하는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습니다. 저는 계약서 상 주 40시간 일을 해야하는데 금요일에 일찍 퇴근하고 싶다면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9시간씩 일하고(36시간) 금요일은 오전근무(4시간)만하고 퇴근해도 상관없어요. 단, 중요한 회의나 업무일정이 없어야겠지만요. 아이가 있다면 눈치보지 않고 쓸 수 있는 육아휴직도 일과 삶의 균형을 주는 제도입니다. 그리고 더 좋은 건, 이 제도를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선이 당연하다는 게 중요하겠죠? 이 덕분에 저 역시 둘째가 태어났을 때 6개월 간 아이를 돌볼 수 있었어요(물론 빠듯했지만요).

2. 경쟁이 덜한 사회

독일에서는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경쟁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내가 잘하고 싶다면 열심히 하면 되는 것 뿐이에요. 아이가 학교에서 받아오는 성적도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이기에 남들과 점수를 비교할 이유가 없어요. 내가 더 좋은 점수를 받고싶다면 남들을 앞서는 것이 아닌, 그냥 내가 더 많은 노력하면 됩니다. 이런 상황은 아이들이 사회에 나와서 회사를 다녀도 마찬가지에요. 회사에서 더 많은 책임과 또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얻고 싶다면 본인이 열심히 하면 됩니다. 굳이 내 옆의 동료보다 더 뛰어나거나 할 필요 없습니다. 항상 자기계발과 노력을 해야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니, 마음에 여유도 생기고 비로소 내 자신에 대한 공부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좀 더 멋진 내가 되기위해서라도 어느정도의 자기계발은 필수겠죠?)

3. 비교할 필요 없는 사회

한국에서 살 때는 참 많이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옳아맸던 것 같습니다. 한국을 벗어나서 살다보니 이제는 비교하는 삶에서 조금은 벗어난 것 같아요. 좋은 차, 좋은 집, 명품, 최신 스마트폰 같은 것들이 이젠 그리 부럽지도 않고 신경쓰지도 않습니다. 물론 저 역시 속물인지라 사람들이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물건이 갖고 싶고 언젠간 갖고 말거라고 다짐하지만, 그건 나만의 목표이지 남들이 가진 것이 부럽진 않습니다. 그런 것보다는 지금은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하는 데 노력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비교하지 않는 사회는 아이를 키우다보면 더 많이 와닿습니다. 얼마전 한국에 사는 지인으로부터 "개근거지"라는 말을 듣고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학교를 빠지지 않고 나가는 아이는 해외여행을 갈 여력이 없는 가난한 아이를 비하하는 말이라는데... 독일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정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이런 단어가 나온다는 자체가 그 아이와 우리 아이를 비교하고, 그 집과 우리 집의 생활 수준을 비교하면서 생긴거겠죠. 그리고 그런 말은 아마도 어른들의 입에서 나왔을 것입니다. 저 조차도 어릴 때부터 알게모르게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비교 당하면서 자라왔기에 지금 어른의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는 한국의 사회현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4. 든든한 육아 혜택

아이가 성인이 될때까지 나오는 킨더겔트는 육아에 경제적으로 큰 보탬이 됩니다. 매달 아이 당 250유로(한국으로 치면 매달 30만원 씩) 현금으로 받게 되니 필요에 따라 쓸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저희는 보통 아이가 참여하는 스포츠 활동과 어린이집 비용으로 대부분 지출하고 나머지는 적립식 투자를 합니다. 아이 앞으로 주식 계좌를 각각 개설해서 킨더겔트의 일부를 주식 ETF에 투자하고 있는데 매달 들어오는 작은 돈이지만 20년 가까이 나오는 돈이기 때문에 장기투자하기에도 좋은 것 같습니다.

5. 긴 휴가 기간

독일의 연휴는 크게 크리스마스, 부활절 기간, 오순절 기간, 여름휴가 정도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기간 동안 짧게는 2-3일, 길게는 3-4주까지 휴가를 갑니다. 1년으로 보면 3개월마다 평균 일주일 정도 휴가를 즐길 수 있는 기간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3박 4일가는 휴가도 눈치보며 썼었는데, 여기는 그 정도의 휴가기간은 짧은 축에 속하니 눈치볼 필요도 없습니다. 이번엔 어느 곳으로 휴가를 떠날지 고민하는 것도 인생의 즐거운 부분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6. 맑은 공기와 자연

독일로 입국했던 그 해, 미세먼지 없이 맑은 하늘을 일상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렇게 행복한 일인 줄 몰랐습니다. 천장이 막힌 키즈카페에서만 놀던 아이가 구름을 벗삼아 밖에서 마음껏 뛰어 놀아도 좋은 환경, 어떤 도시라도 조금만 걸으면 숲과 자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독일에서 사는 좋은 점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7. 가족과 함께 하는 저녁식사

어린시절, 가족이 함께 모여 저녁식사를 한적이 얼마나 있나 생각해보면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저를 키우기 위해 맞벌이를 하셔서 아침저녁으로 늘 바쁘셨고, 주말에도 일을 하셨으니까요. 제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서도 그리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면서 가족이 함께 모여 밥먹을 시간은 주말 하루정도였죠. 이게 부모님이나 저에게 일상이었지만, 문득 문득 가족과 따듯한 저녁한끼 먹지 못한다는 생각에 현타가 오기도 했었습니다. 독일에 사는 지금은 매일 저녁이 기다려집니다. 아이 학교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와이프는 친구들과 무슨 재밌는 일이 있었는지 도란도란 모여서 즐기는 저녁시간이 정말 소중합니다. 만약 한국에서 계속 일했으면 느끼지 못했을 행복감에 가끔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독일이민이 힘든 점 7가지에 이어 좋은 점 7가지도 살펴봤는데요. 독일 이민을 고려 중이라면 이러한 장단점을 잘 살펴보셔서 현명한 결정을 내리셨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