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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시선67

넌 무엇이 되고 싶니? 루이스 칸이라는 거장 건축가가 건물을 설계하기에 앞서... 벽돌에게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다고 한다. "벽돌아, 넌 무엇이 되고 싶니?" 실시설계 프로젝트를 하다가 대표님의 권유로 잠시 팀에서 빠져나와 공모전을 혼자 진행중이라서 블로그에 글이 뜸했다. 이 블로그의 글이 뜸하다는 건, 내가 다른 무언가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혹시나 글을 기다리신 분들이 계시다면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린다. '건축 설계'를 키워드로 많은 분들이 들어오시는데 그래도 건축 이야기는 잠깐이라도 남겨야지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쓴다. 어느 덧 공모전을 시작한지 4주가 흘러가는 중이고, 마감이 4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 공모전을 시작한 이래 야근은 1도 안했는데, 마지막에 평면이 좀 바뀌는 바람에 주말 저녁에 집에서 초과근무를 하는 중이다... 2021. 2. 7.
프로젝트 마무리 짓고, 숨 고르기. 휴직을 마치고 회사에 복귀한지 벌써 4달이 넘었다. 그 동안 독일 Tuttlingen 이라는 작은 도시중심에 (한국으로치면) 주상복합시설 2개동과 미디어 도서관, 이렇게 총 3개 건물을 한 프로젝트로 진행했다. 4년 전 회사에서 공모전에 당선되면서부터 시작한 프로젝트인데, 그간 지지부진 하다가 몇 달 전부터 탄력을 받아 오늘부로 허가접수를 완료하였다. 내가 설계를 맡은 건물은 미디어 도서관, 독일어로 치면 Mediathek이었다. 문화시설이다 보니... 다른 2개의 건물보다 디자인에 더 공을 들여 계획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Tuttlingen 시의 자금 문제로 막판에 도서관 시설이 임대사무실 시설로 바뀌어버리고 말았다. 지어졌으면 꽤나 만족스러운 작업이 되었겠지만... 어쩌겠노. 건축 설계바닥이 원래 .. 2020. 12. 16.
[건축포트폴리오] #번외. 건축 포트폴리오 표지에 대하여. "건축 포트폴리오 표지에 대하여" 00. 들어가는 글 건축 포트폴리오 글을 쓰면서 표지에 대한 질문을 몇 번 받았었다. 내가 작성한 글 중에 표지만을 중점적으로 다룬 글은 없다. 나는 글로 다루지 않아도 될 정도로... 표지의 비중이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쨌든간 질문을 받은 기억이 떠올라 이제서야 짧은 글로나마 포트폴리오 표지에 대하여 쓰고자 한다.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니 참고만 하셨으면 좋겠다. 01. 주객전도가 되면 안된다. 사람들이 여러분들의 포트폴리오를 볼 때 처음 맞이 하는 것은 표지의 이미지다. 그래서 표지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몇날 몇일을 고민할 수도 있다. 이 글을 빌어 말하고 싶은 것은 "표지보다 그 안의 프로젝트가 더 중요하다" 이다. 간혹 몇몇 포트폴리오를 볼때면 표지에.. 2020. 12. 8.
[건축포트폴리오]#4-2. 국내 설계사무소 지원하기 팁! 2편 "국내 설계사무소 지원하기 팁! 2편" 00. 들어가는 글 어느 덧 벌써 12월이다. 성공적인 취업을 한 이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여유롭고 따듯한 12월일지 모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취업의 문턱을 아직 넘지못해 어느 때보다 추운 12월일 것이다. 시기 상... 지금 12월에 취업 팁에 대한 글을 쓴다는 게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분들과 내년에 메이저 설계사무소에 취업을 꿈꾸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01. 적당한 긴장감과 자신감, 그리고 경청하는 자세. 면접을 앞 둔 시점에서는 '적당한 자신감과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 포트폴리오 평가를 포함한 1차 서류심사를 통과했다면, 합격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라는 뜻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 2020. 12. 4.
[건축]#18. 우리 회사의 리모델링 계획 요즘 따로 공부하는 게 있어서 블로그와 새로 시작한 유튜브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 ㅜㅜ 그래도 이따금씩 글이든 영상이든 올려야 하는데 공부할 분량이 너무 많네 ㅜㅜ 한달에 한번씩 회사 전체회의가 있다. 그래봐야 고작 20명정도의 직원들이 모여서 이런저런 소식들을 주고받는 자리인데, 이번 회의 주제는 회사 리모델링에 관한 것이었다. 한달 뒤 있을 크리스마스 휴가 기간동안에는 회사 전체 리모델링을 할 예정인데, 그에 대한 아이디어 3개 정도를 도면화해서 대표님께서 발표를 했다. 뭐 이런 분위기가 한국과는 참 많이 다르다. 갑자기 사장님이 을이 되어버리는 이런 묘한 분위기. 이 자리에서 직원들은 이건 별로고, 저건 괜찮고... 등등 이런저런 코멘트를 날리는 친구들도 있다. 다들 마스크를 착용하고.. 2020. 11. 13.
[건축]#17. 독일 건축사협회(Architektenkammer) 등록하기 첫걸음. 한국에서 건축가로 일하는 건 쉽지만, 건축사 타이틀을 달고 일하기 위해선 반드시 건축사 시험을 통과해야한다. 반면 독일에서는 취업 후에 건축사 협회에 등록을 해서, 2년간 Architekt im Praktikum(이하 AiP) 과정을 거치면 자동으로 독일 건축사 자격이 주어진다. 독일에서 건축사가 되는 건 한국보다 오히려 더 쉽다. 그냥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자격증 정도인 것이다. 지금까지 난 이 건축사협회에 등록하는 걸 미뤄왔다. 협회에서는 취업을 하자마자 등록하는 걸 권고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이다. 일을 시작하고 몇 년 후에 건축사사무소를 차릴 계획이라면 바로 등록해야하는 것이 맞지만, 그럴 계획이 없다면 굳이 당장 등록할 필요가 없다. 동료들 중에서도 협회에.. 2020. 9. 16.
[건축포트폴리오]#4-1. 국내 설계사무소 지원하기 팁! 1편 "국내 설계사무소 지원하기 Tipp 1편" 00. 들어가는 글 바야흐로 공채 시즌인 9월이다. 삼우설계, 창조건축 등 대형 사무소들을 필두로 국내 건축사사무소의 공채시즌이 시작된다. 난 이 시즌을 피튀기는 전쟁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여러분이 갖고 있는 무기는 사람마다 다른 성능을 가진 총(포트폴리오)과 총알(성적), 그리고 강한 정신력(자기소개서와 면접스킬)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소위 메이져 설계사무소에 취업을 준비한다면 지금쯤(9월 중순쯤)은 이미 포트폴리오가 끝나있어야 한다.(이미 대형사무소 중 몇몇은 서류심사를 끝내고 최종 면접에 들어가는 시기이다.) 여전히 마무리 지어야할 졸업작품과 마지막 학기를 병행해야하지만,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코 취업이란 걸 잊지 말자. 졸업작품 지도 .. 2020. 9. 14.
[건축포트폴리오]#3-4. 글씨체와 크기, 그리고 더 좋아보이게 만들어주는 디테일 "글씨체와 크기, 그리고 더 좋아보이게 만들어주는 디테일" 00. 들어가는 글 어느 덧, 포트폴리오 연재 글의 3장 마지막 글이다. 다음에 이어질 4장은 회사를 지원할 때 필요한 팁들에 대한 설명들이니, 포트폴리오 작성에 관한 내용은 이번 글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 1장에서 포트폴리오의 전체적인 방향을 잡았다면, 2장에서는 좋은 포트폴리오 뼈대를 세웠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3장에서는 거기에 본인만의 살을 붙이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오늘 3장 마지막 글에서는 글씨체와 폰트의 크기, 그리고 기타 표현되면 좋을 법한 몇 가지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01. 글씨체와 크기는 무엇이 적당할까? 잡지책이나 작품집을 살펴보면 제목같은 특정 타이틀 빼고 거의 대부분의 글씨체는 심플하고 .. 2020. 8. 23.
[건축포트폴리오]3-3. 합격하는 건축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방법 "합격하는 건축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방법" 00. 들어가는 글 제목을 합격하는 건축 포트폴리오 만드는 방법이라고 써 놓고 보니, 꼭 무슨 대단한 비법이라도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여러분의 포트폴리오가 평가자들에게 시선을 끌기 위해선, 지루한 포트폴리오가 되서는 안된다. “반복을 피하라” 반복되는 건축적 표현방식에서 벗어나면, 시선이 더욱 오래 머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여기서 건축적 표현방식이란 도면, 3D 이미지, 모형사진, 스케치 등 여러분의 프로젝트를 설명해주는 이미지 형태를 말한다. 오늘은 간단하지만, 아주 효과적인 이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01. 프로젝트마다 Killing Image를 미리 고민해보자. 매 학기 마감할 때 우리가 만들어 내야만하는 필수 요소들이 있다... 2020. 8. 9.
[건축]#16. 독일 육아휴직 끝, 좋은 시간 끝 ㅜㅜ 평소와 다를 것 없었던 어제 오후, 왠 낮선 번호로 전화한통이 울렸다. 전화를 받으니 회사 대표님이었다. 간단히 잘 지냈냐는 말과 함께, 혹시 일을 좀 더 일찍 시작할 수 있냐고 물었다. 그리곤 나와 내일이나 모레 쯤 이것에 대해 회의를 하고 싶다고 하신다. "모레는 약속이 있어서 안되구요, 내일 오전에 괜찮을 것 같습니다." 오늘 대표님과 회의를 끝내고, 집에 오자마자 이렇게 글을 쓴다. 반년만에 회사에 간다고 생각하니, 설레기도 하고 (독일어로 회의를 오랜만에 하는 터라...) 약간 긴장도 됐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회사 로비에서 회사 대표님과 팀장(우리 팀장 아님)이 선채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곤 나를 보더니 손을 들며 인사한다. "할로! 잠깐 10분만!" "전 그럼 동료들과 이야기 나누고 .. 2020. 8. 6.
[건축포트폴리오]3-2. 수작업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라. "수작업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라." 00. 들어가는 글 건축설계를 전공하면서 3D프로그램, 렌더링, 포토샵과 일러스트 등 자신의 아이디어를 이미지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멋진 컴퓨터 CG와 그럴싸해 보이는 다이어그램 등은 아마 대부분의 학생들이 일정 수준 이상 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갖고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학생들의 설계 작품이 컴퓨터 작업으로만 한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디지털 이미지 홍수 속에서 정성이 들어간 손작업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느낌이 들게 할까? 오늘은 이것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01. 당신의 포트폴리오를 보는 사람은 여러분의 윗세대이다. 포트폴리오 글 가운데 가장 첫번째 글인 ‘1-1. 3초, 3분, 30분, 3시간을 봐도 좋은 포트폴리오의 .. 2020. 7. 28.
[건축포트폴리오]3-1. 작업했던 자료들 모두 끌어모으기 "작업했던 자료들 모두 끌어모으기" 00. 들어가는 글 2장 마지막 글에서 언급했듯, 3장에서는 건축 포트폴리오를 조금 더 보기좋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간략한 팁들에 대해서 설명할 생각이다. 여러분이 원하는 회사나 대학원 합격에 당락을 결정하는 그런 중요한 요소는 아니지만 그래도 포트폴리오에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나은 것(?)들을 위주로 풀어쓰고자 한다. 3장의 첫 글은 잔소리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평소에 본인이 작품들의 과정과 결과들을 잘 정리해놓으신 분들이라면 과감히 스킵하시는 편이 좋다. 이 글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자료 잘 정리하자”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스마트하게 정리해오셨으리라 생각한다. 본인의 무례한 노파심으로 간단한 글을 길게 풀어서 썼으니, 자료정리가 안되시는 .. 2020. 7. 24.
[건축포트폴리오]#번외. 대형설계사무소냐 아뜰리에냐... 최근 내 블로그 인기글들은 거진 '건축 포트폴리오'에 관한 글들이 차지하고 있다. 아마 곧 한국 설계사무소의 공채시즌이 다가오기 때문이라고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그래서 이번엔 번외편으로 건축설계를 전공한 사람이 취업을 할 때, 반드시 선택해야만 하는 갈림길 두가지에 대해 짧게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이 선택이 향후 여러분 5년정도의 미래를 좌우할지도 모른다. 이 글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한 글이니, 참고하실분은 참고하시고 그러지 않으실 분은 가볍게 읽으셔도 좋을 것 같다. 난 한국에서 5년제 학사를 졸업하고, 국내 대학원에 진학하였다. 대학원 재학 당시에는 1년 정도 지도교수님의 아뜰리에 사무실에서 일과 학업을 병행하였다. 대학원 졸업 후, S사 계열 대형 설계사무소에 공채로 입사하여 3년 조금 넘는 .. 2020. 7. 14.
[건축포트폴리오]2-5. 여백의 중요성 "여백의 중요성" 00. 들어가는 글 건축 포트폴리오는 논리적, 분석적, 예술적인 복잡한 요소들을 하나로 묶어낸 시각적인 자료이다. 사람의 눈이 이 자료들을 빠르게 훑고 지나갈 때, 뇌 역시 짧은 시간동안 머릿속에 이 자료들을 각인시키는 작업을 한다. 결론부터 말해보자. 잘 만든 포트폴리오는 결국 보는 사람들에게 더 강력히 각인이 되어지는 포트폴리오다. 그리고 바로 이 때 머릿속에 더욱 효과적으로 각인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요소가 바로 오늘 설명할 ‘여백’이다. 흰 도화지에 선을 좌에서 우로 그린 후, 덩그러니 나무 한그루만 그려넣는다고 생각해보자. 딱히 뭘 하지 않아도, 남은 여백은 하늘이 된다. 이렇듯 ‘여백’은 눈에 보이진 않지만 우리의 작품을 더 풍성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장치로 봐도 무방하다... 2020. 7. 3.
[건축포트폴리오]2-4. 정직한 포트폴리오로 승부보기 "정직한 포트폴리오로 승부보기" 00. 들어가는 글 오랜만에 포트폴리오 글을 다시 연재해보려고 한다. 그 동안 외국에서 자릴 잡고, 일을 한다는 이유로, 또 둘째 아이의 출산과 육아를 핑계로 차일피일 미뤄왔던 연재였다. 누군가 건축포트폴리오 관련 글을 보며 도움이 되길 바래서 시작했던 연재였지만… (솔직한 심정으로) 이렇다할 반응이 많지않아 내 옆에 있는 현실적인 것들에 더 많은 가치를 두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분들께서 꾸준히(?) 그 다음 연재를 기다린다는 말씀을 꾸준히 해주셔서 오늘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고자 한다. 변명은 이쯤으로 마무리 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오늘 제목 그대로 정직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에 이야기를 해볼까한다. 01. 신뢰감을 주는 포트폴리오는 정직하다. 정직한 .. 2020.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