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쓴 휴가를 월말에 몰아써서 오늘이 회사에서 마지막 날이다. 출근할 때 와이프가 구워준 머핀을 한가득 들고가니 마지막 날이라는 게 어느정도 실감이 난다. 그동안 업무를 하며 중간중간 써내려간 인수인계 일지(?)도 마무리 지어서 팀원들에게 뿌렸다. 앞으로 신경써야할 것들,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들, 결정이 되면 반영해야 할 것들을 팀원들에게 모조리 털어버리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한국에서 삼우설계를 퇴사할 때도 지금과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런 느낌을 또 느끼게 될 줄이야. 설계중인 건물은 이제 1층이 올라가는 중인데 마무리 지을 때까지 함께하지 못한다는 게 유일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이 건물이 지어지면, 우리회사에서 가장 큰 건물이 될 텐데...ㅜㅜ
건축설계를 업으로 삼다보면 개떡같은 프로젝트라도 죽이되든 밥이되든 공사가 끝난 건물을 보고 싶은 맘이 크다. 그래서인지 팀원들이 3D 프린터로 완공된 건물을 만들어서 선물로 주었다.
그냥 손바닥만한 모형처럼 보이지만... 저 모양이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보이지 않는 디테일, 재료, 구조까지 한번에 들어온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팀원들에게 남은 일들을 부탁하는 마음으로 떠난다. 최선을 다 했기에 아쉬움도 미련도 남기지않고 깔끔하게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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