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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기록/슬기로운 독일생활

시간의 밀도

by 도이치아재 2025. 2. 18.

새해가 시작되면서 아내도 일을 시작했고, 나 역시 업무 시간을 늘렸다. 수입은 늘었지만, 여유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자연스럽게 검도도 주 2~3회에서 1회로 줄었다. 아마 다음 달이 되면 아내와 나의 일정이 어느 정도 확정될 테고, 그때 다시 여유 시간을 조정해보려고 한다.

헬스장도 예전만큼 자주 가지 못하고 있지만, 주 2회 정도는 어떻게든 시간을 내려고 한다. 예전에는 2시간 정도 운동해야 만족했는데, 지금은 시간이 부족하니 짧고 강한 훈련을 선택하고 있다. 인터벌 방식의 운동은 10분만 해도 강한 자극을 주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도 효과적이다. 요즘은 배틀로프와 턱걸이에 빠져 있다. 어제 검도를 하고 나니 힘이 더 붙은 느낌이 들었으니 효과가 있나보다. 계속 밀어붙여보자.

러닝은 최소 주 2회 하려고 한다. 일정이 엇나가면 놓칠 때도 있다. 그래도 주말에는 첫째 아이와 함께 공원을 3km씩 달리는 걸 빼먹지 않으려 한다.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기분 좋게 뛰는 이 시간이, 내겐 일주일 중 가장 기다려지는 순간이다. 훈련으로서의 러닝은 최소 30분에서 많게는 2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방법이 있다. 바로 새벽 달리기. 조금 더 부지런해지면 된다. 부지런해지자.

일하랴, 육아하랴, 내 몸 챙기랴 하루하루 시간이 너무 짧다. 자려고 침대에 누워 생각없이 유튜브 숏츠를 넘겨보다 영화배우 톰히들스턴이 한 말이 떠오른다. 모든 사람에게는 2번의 삶이 있는데, 두번째 삶은 삶이 한번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생긴단다. 들어보니 맞는 이야기 같다. 특히 아이를 키우다보면 이걸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지나간 시간은 다시 붙잡을 수 없다는 걸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매 순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니 난 이미 두번째 인생을 살고있는 셈이다.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딱 2시간만 더 많은 26시간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시간이 부족하리 만큼 살고있다는 건, 그만큼 밀도 있게 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멈추지 말자. 인생에서 한 번쯤은 진하게 무언가를 갈고닦아야 할 때가 있지 않은가. 그 순간을 위해 체력을 키워야 한다. 그래야 오래 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