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생활기록/독일에서 검도하기

세계를 감동시킨 대한민국 검도

by 도이치아재 2024. 7. 10.

지난 7월 4일부터 7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제 19회 세계검도선수권대회가 열렸다.우리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검도 강국 중 하나이지만, 세계대회에서 우승은 단 1회밖에 하지 못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만년 2등이라는 타이틀이 늘 붙어다닌다.

이런탓에 대한민국 검도를 깔보는 독일 검도인(지들은 순위권에도 못들면서!?)들도 아주 가끔있다. 나름 그들만의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볼때는 무식함에서 오는 무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런 사람들은 경험상 일본 검도와 일본 문화의 지나친 광팬인데 십중팔구인데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최고다라는 이상한 사상을 가진 소유자들이다. 그래서 2등 나라에서 온 동호인인 나에게도 켄도(Kendo, 검도의 일본 발음)가 아닌 쿰도(Kumdo, 검도의 한국 발음)를 한다며 비꼬기도 한다. 아주 기분이 나쁘지만 대게 그런 사람들의 실력은 별로기에 별 상관하진 않는다.

이번 세계대회에서 대한민국이 보여준 검도는 그들이 그렇게 찬양하던 일본식 켄도(Kendo)로 응수했다. 한국과 일본의 대결이 쿰도vs켄도가 아닌 켄도vs켄도로 맞붙은 것이다. 결과는 아쉽게 한국의 패배. 여전히 일본의 스타 검도선수들의 벽은 높았다.

출처 : 대한검도회

하지만 대한민국 선수들은 세대교체에 성공한 젊은 선수들이었다는 점.
세계적인 일본 선수들을 상대로 경기를 아주x100 잘 치뤘다는 점.
현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보다 훨씬 좋은 기량을 가진 실업선수들이 많이 있다는 점.

등등은 대한민국 검도가 일본을 조만간 따라 잡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한다.

이번 대회에서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것도 일본 검도가 아닌 대한민국 검도였다. 대회의 꽃인 남자단체전 결승에서 일본인 주심의 편파판정이 너무 도드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뭐 늘 그랬지만)

1. 한국 선수가 경기의 흐름을 가져갈 때마다 경기를 노골적으로 중단했다.
2. 일본은 50점짜리 타격으로도 점수를 주는 반면, 한국은 150점짜리 타격을 해야 점수를 인정했다.
3. 주심은 한국 선수의 득점을 먼저 인정하기보다, 두 부심이 점수를 주면 따라주는 성향이 강했다.
4. 일본 선수의 호면(머리 보호구) 재착용은 허락하고, 한국 선수의 호면(머리 보호구)을 재착용은 단호히 거절했다. 이건 아마추어 대회에서도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5. 단체전 마지막 경기가 비겼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깃발을 들어주는 실수를 했다. 이건 이미 마음속에 편파가 있다는 걸 반증해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결승전 일본어 버전, 출처 : KendoMasshigura

 

결승전 한국어 버전 출처 : 유튜브 찬일正心態劍

이런 주심의 바보같은 모습에 관중석에서 야유가 터져나왔다. 최선을 다해 훈련한 선수들의 수준높은 경기를 주심 한명이 노골적인 편파판정으로 망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승리한 일본도, 열심히 준비한 한국도 납득하기 힘든 경기가 되어버렸다.

단체전 마지막 경기, 무승부임에도 주심의 일본 승리 선언이 잘못됐다는 제스처를 보인 다케노우치 선수
패배했지만 잘싸워준 한국선수들을 향한 박수갈채, 출처 : 유튜브 찬일正心態劍

이례적으로 경기후에는 패배한 한국선수들에게 환호가 쏟아졌다. 유튜브 경기영상에도 일본인들은 한국검도에 감동받았다는 댓글이 압도적이었다. 세계 검도계의 이단아였던 대한민국 검도가 세계인들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인정을 받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마이너 스포츠라는 열악함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준 우리 선수들 너무 자랑스럽고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