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셋째주 주말은 와이프의 배려로 요나스와 함께 NRW주에서 열리는 조그만 대회가 있어 참가했다. 대회도 물론 좋았지만, NRW주에 계시는 김사범님께 꼭 배워보고 싶었다. 지금까지 내가 하고 있는 검도는 20년전 대학 때 배운 가닥으로만 해오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게 옳은 방향인지, 고칠 게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었다.
대회가 끝난 다음 날 일요일 아침, 김사범님과 요나스가 함께 운동하는 개인도장에 방문했다. 사범님께서는 후리기, 그러니까 칼 끝에 힘을 싣는 방법부터 설명해주셨다. 설명을 듣는 내내 그냥 너무 좋았다. 독일에서도 검도를 이렇게 디테일하게 배울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그 다음은 머리치기에 대한 내용이었다. 지금 껏 내가 치고있었던 머리치기는 사시멘. 그러니까 중단에서 상대를 찌르듯 치는 머리치기였다. "이게 사시멘이다" 라고 알고 한건 아니었고, 그냥 대학 때 이렇게 배워서 하고 있었다. 사시멘은 찌르듯 치기 때문에 상대머리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짧다. 하지만 칼을 휘두르는 궤도가 작다보니 타격력이 딸리는 나같은 아마추어들은 톡 건드리는 머리가 되기 쉽다. 이번에 김사범님께 배운 머리치기는 찌르듯 들어가서 타격감이 나오도록 치는 머리치기였다.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는 이전에 내가 치던 머리와 새로운 머리치기가 비슷해보일 수 있는데... 이게 참 말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완전히 다르다. 단순히 죽도로 머리를 떄리는 게 아니라, 작은 동작으로 최대한의 타격감을 만들어내야하는 것이기에 죽도를 잡는 방법부터 다시 생각해야 했다.
그 다음은 나의 나쁜 버릇인 머리칠 때 몸이 바로 못나가고 밑으로 내려갔다가 올라오면서 치는 동작이었다. 이것에 대한 김사범님의 진단은 완전히 왼발로 몸을 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그러니까 왼발로 내 몸을 미는 게 아니라, 오른발을 차면서 앞으로 튀어나가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게 왼발을 쓰는 게 아니라 오른발을 쓰고 있는 것이었다. 고질적인 발뒤꿈치 통증도 이것때문이지 싶다. 이것에 대한 연습방법도 자세히 알려주셔서 그 때 이후로 꾸준히 하고 있다.
멀리서 왔다고 새 죽도를 선물로 주시기도 했다. 검도를 배운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선물까지 주시니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나... 다음에 올 때는 잘못된 습관은 지우고 더 발전된 모습으로 뵈야겠다. 멈추지 말고 정진하자.
'독일생활기록 > 독일에서 검도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계를 감동시킨 대한민국 검도 (0) | 2024.07.10 |
---|---|
독일 Württemberg주 검도 합동연무 (0) | 2024.06.24 |
2024 독일 검도대회 Tengu Cup 후기 (0) | 2024.06.04 |
연휴엔 장비 정비, 아라시 호면 vs 기능성 호면 (0) | 2024.05.22 |
유럽에서 검도하는 한국인들 (0) | 2024.0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