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를 하니까 손과 발이 난장판이 되었다. 죽도를 잡는 왼손은 그나마 굳은 살이 계속 남아있어 괜찮은데 문제는 발. 몸을 밀어주는 왼발바닥 앞쪽 전체가 물집이 잡히더니 기어코 떨어져나갔다. 발구름 하는 오른발도 엄지에도 물집이 잡혀 반창고를 칭칭 감고 운동했다.
"너 한국 마이클잭슨이야? 뭐야?ㅋㅋㅋ"
"간만에 운동하더니 완전 아기발 다됐네 ㅋㅋㅋ"
"아 ㅎㅎㅎ 아파죽겠다고 !!"
라며 놀리기 시작하는데 검도해본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운동을 시작했다. 오늘의 주된 운동 포인트는 세메 후에 관성을 이용해서 타돌하는 게 아니고, 세메 후 멈췄다가 상대 움직임을 보고 바로 제자리에서 반응하는 훈련이었다. 내 몸 조차 맘대로 할 수 없음을 느끼면서 역시 참 검도 쉽지 않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연습해보자.
그 다음은 게이코. 지난 운동시간에는 어떻게든 포인트를 따려고 안간힘을 썼던 것 같다. 이번에는 좀 제대로 쳐보자라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몇 번 생각했던대로 머리가 들어갔던 것 같다. 그런데 숨이 차오르고 체력이 딸리면서 선을 잡기보다는 자꾸 받아치려는 습관이 나왔다. 체력이 좋은 우리팀 영건을 상대로는 받아치기가 먹히지 않는다. 치고 빠지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인데, 영건들을 상대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고민을 좀 해봐야 할 것 같다.
운동이 끝나고 11월 5일에 있을 BW주 검도시합에 대해 이야기했다.
"혹시 11월 5일에 시간되면 같이 단체전 나갈래?"
언젠가 시합에 나갈 생각은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나갈 줄이야. 시간이 2주밖에 없지만, 잘 준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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