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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시선/독일에서 건축하기

독일 이직 합격 후기

by 도이치아재 2022. 3. 26.

새로운 회사와 두 번에 걸친 면접 끝에 좋은 소식을 블로그에 쓸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처음 서류지원을 하고, 오늘 결과를 받아들기까지 대략 두달이 조금 안 걸린 것 같다. 아직 일을 언제 시작할지 확실히 정하진 않았는데, 되도록이면 빠르게 시작해서 크리스마스 전에 프로베자이트를 끝내는 게 좋을 것 같다. 막상 면접을 잘 마치고 나오니 독일에서 지금 다니는 회사에 합격했을 때 처럼 마냥 기쁘지만은 않고, 여러가지 감정이 앞선다.

면접보러 올라가는 계단에서...

서류 지원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포트폴리오, 이력서(Lebenslauf)와 자기소개서(Anschreiben), 그리고 각종 증명서(대학성적증명, 졸업증명서, 어학증명서, 상장 등) 이렇게 세가지로 구성해서 지원했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 지원할 때는 회사 전용 이메일로 직접 송부한 반면, 이번에 지원한 회사는 서류지원을 할 수 있는 자체 웹페이지가 있어서 거기에 업로드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서류 지원을 완료하고, 2~3일 정도 지나서 인터뷰 요청 메일을 받았고, 1차 면접일이 생각보다 빠르게 잡혔다.

1차 면접 당일이 될 때까지 긴장이 되거나 떨리지는 않았다. 그냥 편하게 얘기하고 오자는 생각이 컸고, 실제로도 그렇게 하고 왔다. 면접 시간은 1시간이 조금 넘었던 것 같다. 면접관은 실무담당자 한명과 총괄 이사가 들어왔다. 또 다른 총괄 이사는 휴가 중이라 이번 면접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나와 사측의 간단한 자기소개로 면접이 시작되었다. 회사 측에서는 자신들의 업무 방식, 프로젝트, 업무 시간모델(Arbeitsmodell), 그리고 복지 등에 대해서 설명해주었다. 나도 회사에 대해 궁금한 점들을 물어보았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예상치 못하게 포트폴리오 전부를 프리젠테이션했는데 스스로 준비가 부족했다고 느꼈다. 여차저차 1차 면접을 마치고 나와서 '잘됐다, 안됐다' 라는 그런 느낌이 오길 바랬는데 전혀 그 느낌이 오지 않았다. 서류 지원을 마치고 면접일이 잡히기까지 꽤나 빠르게 일이 진행됐었기에 2차 면접 또한 빠르게 잡힐 거라 생각했지만, 일주일 가까이 연락이 오지 않아 '그냥 지금 회사나 계속 다녀야겠다' 라고 마음을 굳혔었다.

1차 면접을 보고 일주일이 조금 지났을 무렵, 2차 면접 날짜를 요청하는 메일을 받았다. 2차 면접은 더 준비할 게 없었다. 도대체 뭘 더 준비를 해야할지 잘 감이 잡히지 않아서 그냥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시간을 보냈다. 정해진 면접 날짜는 면접담당자의 코로나 격리 등의 이유로 2번이나 날짜가 바뀌었다. 나 역시도 이에 맞춰 반차를 냈다가 또 휴가를 냈다가 아주 발광을 하면서 면접일을 맞췄다. 평일 목요일에 자꾸 반차를 내니까 같은 팀 동료들이 "무슨일 있는거 아니지?" 라며 물어볼 때마다 애둘러대기가 참 민망스러웠다. 그 때마다 "응, 외국인청에 비자 때문에 다녀와야해.", "지난 주에 외국인청 다녀왔는데 서류 누락으로 한번 더 오라고 하네?" 라며 핑계아닌 핑계를 댔다.

2차 면접에서는 '내가 이 회사에 다닌다면' 이라는 전제를 깔고 면접이 시작되었다. '니가 우리 회사에 다닌다면' 휴가는 어떻게 될 것이고, '니가 우리 회사에 다닌다면' 이 정도의 연봉을 받을 수 있을것이다 등등... 2차 면접에서는 지난 1차 면접에서 휴가 중이었던 새로운 총괄이사가 들어왔지만, 그게 1차 면접과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1차 면접에서 잠깐 설명했던 업무 시간모델(Arbeitsmodell)에 대해서 훨씬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었는데 이게 참 인상깊었다. 연봉에 관해서는 내가 제시했던 연봉과 크게 차이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정도 선에서 합의가 되지 않을까싶다. 기억에 남았던 질문 중에 하나가 5년 후에는 어떤 목표가 있느냐라는 질문이었다. 뭐 늘 그렇듯 형식적이고 모범적인 답변을 했다. 면접을 마칠 때 즈음, 회사 측에서 함께 일을 하고 싶다는 답변을 들었고, 계약서 초안에 들어갈 내용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행히 이야기가 잘 마무리 되었다.

더 자세하게 쓰고 싶지만, 이상하게 생각이 안난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