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의 중요성"
00. 들어가는 글
건축 포트폴리오는 논리적, 분석적, 예술적인 복잡한 요소들을 하나로 묶어낸 시각적인 자료이다. 사람의 눈이 이 자료들을 빠르게 훑고 지나갈 때, 뇌 역시 짧은 시간동안 머릿속에 이 자료들을 각인시키는 작업을 한다. 결론부터 말해보자. 잘 만든 포트폴리오는 결국 보는 사람들에게 더 강력히 각인이 되어지는 포트폴리오다. 그리고 바로 이 때 머릿속에 더욱 효과적으로 각인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요소가 바로 오늘 설명할 ‘여백’이다.
흰 도화지에 선을 좌에서 우로 그린 후, 덩그러니 나무 한그루만 그려넣는다고 생각해보자. 딱히 뭘 하지 않아도, 남은 여백은 하늘이 된다. 이렇듯 ‘여백’은 눈에 보이진 않지만 우리의 작품을 더 풍성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장치로 봐도 무방하다.
01. 위계를 다루는 여백
여백은 포트폴리오 요소(텍스트, 이미지, 다이어그램 등)에 위계를 만들어 주는 요소이다. 위계를 만든다는 것은 포트폴리오 페이지를 폈을 때 어디로 시선을 두게 할 것인지와 관련이 깊다. 두가지 경우로 한번 살펴보자. 작품을 보여주는 방식에는 많은 방법들이 있지만,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두가지를 예로 들어보자. 어떤 작품은 이미지(모형사진이든, 3D 이미지든) 하나로 작품의 모든 설명이 가능할 수도 있고, 또 어떤 작품은 발전과정(프로세스) 자체를 컨셉으로 보여줄 수도 있다. 여기서 여백은 어떻게 기능할까?
전자인 하나의 이미지가 작품의 많은 부분을 설명하는 경우를 들여다 보자. 여백에 대한 질문은 그 다음으로 이어진다. 이미지를 강력히 보여줄 때 여백없이 꽉 채워 보여주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적절한 여백이 있는 것이 더 좋을까. 정답은 없다. 하지만 다수가 선호하는 방식이 있다.
가령 첫번째 프로젝트에서 이미지를 꽉 채워서 보여줬다면, 그 뒤에 나올 프로젝트는 큰 이미지에 여백을 함께 보여주는 것이 낫다. 같은 형태의 시각적 자극은 무의식적으로 지루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여백을 사용함으로써 자신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들을 더 효과적인 표현방법으로 보여줄 수 있다.
위의 예시는 모두 A4 두 페이지에 걸쳐 큰 이미지를 사용하였지만, 보는 사람의 시선은 사뭇 다를 것이다. 첫번째 이미지에서는 건물의 이미지 그 자체에 집중한다면, 두 번째 이미지에서는 오른쪽의 큰 이미지에 시선이 머물렀다가 자연스레 왼쪽 작은 이미지에도 시선이 갈 것이다.
반면 발전과정이나 다이어그램 자체가 작품의 전부를 보여주는 경우, 여백은 페이지에 더욱 강력하게 개입할 수도 있다. 가령 다이어그램이라는 요소는 이미지처럼 크게 들어갈 수 없다. 이를 작품의 컨셉으로 반영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필자가 고민했던 것은 보는사람들이 다이어그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페이지를 구성하는 것이었다.
간단히 두 페이지에 걸쳐 다이어그램만 적절히 배치한 것이 전부였다. 이 페이지에서 여백의 역할은 오로지 이 컨셉만을 강조시키는 것이 전부이다.
02. 보는 사람을 피곤하게 하지 말자.
필자가 가장 보기 싫어하는 형태의 포트폴리오가 바로 여백없는 포트폴리오다. 어떤 포트폴리오들은 도대체 눈을 어디다 둬야할지 모를때가 있다. 설계도 열심히 한 것 같고, 모형도 열심히 한 것 같은데… 보는데 즐겁지 않은 포트폴리오가 있다. 더 나아가 이런 포트폴리오를 만든 몇몇의 작성자들은 본인이 포트폴리오에 만족을 한다. 이런 경우는 보통 두가지 유형이 있다. 첫 번째는 포트폴리오에 투자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갔으나, 보는 사람이 누구인지 또 어떻게 보여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없었을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학기별 마감판넬의 짜집기일 가능성이 크다.
이 글을 보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여백을 이용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디로 눈을 두게 할지 정도는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03. 2장을 마치며...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짧은 시간안에 5년 혹은 그 이상 공부해온 성과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여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것이 여백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만약 여러분의 포트폴리오가 선정되어 그 다음 단계인 회사 면접 혹은 학교 인터뷰에 다달았다면 그것으로 이 글에서 다루는 ‘포트폴리오’의 역할은 다 했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2장까지 글을 완성하였다. 1장과 2장의 글들을 굳이 비유하자면, 우리 몸의 뼈와 살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이어질 3장부터는 어떤 귀걸이를 할지, 어떤 향수를 뿌릴지 같은 디테일한 팁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것들이 대부분이 될 것이다. 이 말인 즉, 2장까지의 글만으로도 충분히 보기 좋은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이다. 예쁜 귀걸이나 매혹적인 향수 없이도 예쁘고 멋진 김태희나 정우성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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