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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에 따라 따르겠지만, 여기 독일은 크리스마스 1주 전부터 새해 1월 첫째주까지 대략 3주간의 휴가가 일반적인 것 같다.

이번 휴가에 우리 가족은 처음으로 국경을 넘어 오스트리아 여행을 하고 왔다. 여행을 다녀오자마자 그 주 주말(토, 일)을 회사에서 일을 해야만 했지만...ㅜㅜ 그 이후부터 어제까지 제출을 해야하는 공모전 프로젝트 덕분에 정신없이 지냈다. 이번 주말이 되어서야 숨을 돌리고 있다. 역시나 그렇듯... 이번에도 공모전을 진행하면서 여러 마음(특히 주말에 출근해야만 하는 상황을 만든 이 망할 일정관리) 에 안드는 구석이 눈에 들어왔지만, 이전 프로젝트보다 훨씬 진행이 잘 되었고 설계안도 이전 두 개의 프로젝트에 비해 잘 나온 것 같았다. 뭐... 그.나.마. 괜찮게 느껴지는 프로젝트였다.

대략 5달 정도 독일에서 건축교육을 받은 이들과 계획설계를 진행해보니 느껴지는 점들이 있다. 이들은 건물을 설계할 때, 평면/입면/단면을 각자 따로 생각하는 느낌이 든다. 한국의 건축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건물의 평면을 계획하면서, 대략적인 단면 계획과 입면 계획, 또 건물의 모양까지 어느 정도는 동시에 떠오를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나와 다른 건축 접근방식에 적잖이 당황했다.

음... 어떤 느낌이었냐면, 이들은 평면 계획 할 땐 정말 평면만 계획한다. 입면이나 단면, 건물의 모양은 거의 고려하지 않는 듯 했다. 건축가라면 2D(평면적 사고)와 3D적 사고(입체적 사고)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게 당연한거라고 생각했던 나는 신선한(?) 충격을 좀 받았다. 이런 접근방식 덕분에, 이 사람들은 그 동안 공모전에서 평면만 계획하다가 입면과 단면은 대충하고 끝내버렸다. 이것들은 어느 정도 동시에 진행되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번에도 나와 일하는 친구가 평면만 놓고 이야기 하길래, 평면뿐만 아니라 나머지 것들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게 낫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이번엔 평면/단면/입면/건물모양(매스)가 동시에 진행되었고,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전된 것 같아 그.나.마. 만족감을 느낀다. (아니, 정말 건축에 대한 접근 방식이 이렇게나 다른건가 싶다...)

이번에 이렇게 종합적인 사고로 설계진행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팀장의 부재가 가장 컸다. 팀장은 프로젝트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지, 공모전 제출일 이후까지 휴가계를 냈다. 이 사실은 우리 팀 그 누구도 몰랐다. 적어도 1월 첫째주가 지나고서는 복귀할 줄 알았는데, 복귀하지 않아 인사팀에 물어보고나서야 팀장이 언제 돌아오는지 알게되었다. 팀장의 업무처리 방식이 참으로 놀라웠지만, 뭐 그 덕분에 좀 더 우리팀 의견이 많이 반영된 설계를 진행할 수 있었다.

어쨌든, 이렇게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또 하나의 프로젝트가 정신없이 끝났다. 제발 최소한 입선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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