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독일 회사와 마찬가지로 우리 회사에도 여러가지 직장 문화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회사 티셔츠를 입고 달리기 대회에 참여하는 Firmalaufen(회사달리기)이다. 독일의 많은 회사들이 각종 달리기 대회에 회사 이름을 달고 직원들이 나와서 많이들 달린다. 여기에 나갈 때마다 항상 보는 회사가 메르세데스, 보쉬, 지멘스 등등 큰 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많이 달리고, 건축 설계 회사들도 종종 나와서 달리는 걸 본적있다.
내가 일하는 슈투트가르트 지부는 안그래도 직원이 많진 않지만, 달리기를 취미로 하는 동료들은 더 없다. 이번 달리기는 나를 포함해 총 4명이 달리기 코스를 신청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행사가 있으면 자주 참여하려고 한다. 추억은 물론이거니와 우리 동료 중 누군가는 이 행사가 문제없이 진행되도록 알게모르게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이다. 주로 업무적인 이야기만 하다가 이렇게 함께 나와서 달리면 함께 동기부여도 되고 성취감도 느낄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
우리가 신청한 코스는 총 6km로 중간에 긴 오르막 코스가 있어서 아주 쉬운 코스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참여한 동료들 모두 골인지점까지 무사히 들어와서 기쁘게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내 기록은 31분으로 평소보다 더 빨리 달렸던 것 같다.(어쩐지 숨이 엄청 찼다)
이직하기 전 직장에서도 Firmalaufen을 달린 적이 있는데 그 때는 몸무게도 90킬로가 넘었다. 운동도 하고 있지 않아 5km를 45분에 걸쳐 뛰고 걷고를 반복했고,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나를 앞질러 갔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내가 내 앞 사람들을 앞질러갔다. 빠르다고 할 수 있는 기록은 아니지만,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더 건강해짐을 느낄 수 있어서 뿌듯했던 달리기였다.
30대를 통들어봤을 때 나는 오늘이 제일 건강한 것 같다. 얼마 남지 않은 30대를 가장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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