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한국사람이라고는 거의 만나지 않고 살았는데, 요즘들어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 맺는 일이 잦아졌다. 검도를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보잘것 없는 이 블로그를 통해서도 어떻게 하다보니 연이 닿고 있다. 블로그로 오랫동안 연락을 주고받았던 친구도 슈투트가르트에서 열심히 어학하고 있고... 얼마 전에는 커피챗을 통해 연락을 주신 분들이 계셨는데, 한 분은 유학을 하고 계신 분이셨고 다른 한분은 교환학생으로 오신 학생분이셨다. 신기하게도 모두 슈투트가르트에 계신다. 이 분들과도 인연이 되면 아마 만나뵐 수 있지 않을까.
지난 주 금요일에는 내 또래(두살 어린) 또 다른 Herr 초이를 만났다. 베를린에서 유학하고, 지금은 나와 같은 도시인 슈투트가르트에서 건축가로 일하고 있는 친구였다. 건축설계를 업으로 삼는 동종업계 사람을 만나면 이야기는 보통 "야근" 아니면 "연봉"인데 ㅋㅋㅋ 이번엔 그러지 않았다. 물론 야근과 연봉 이야기가 빠질 순 없었지만 그게 주가 아니었다.
5시 반쯤 만나서 11시 넘어서까지 두 남자가 수다를 떨었는데 정말 시간 가는줄도 몰랐다. 처음만난 남자 둘이 뭔 얘기를 이렇게 오래도 나눴는지 신기할 정도다. 나도 오랜만에 내 또래의 친구를 만나서 그런지 귀도 열리고 입도 터지더라. 우리는 같은 건축을 공부했지만 완전히 다른 건축의 길을 걸었다. 나는 대형사무소에서 경력을 주로 쌓은 반면에 이 친구는 아뜰리에서부터 시작했다. 대화를 하면서 서로 다른 건축 세계를 동경하고 있었다.
연락을 해줘서 고마웠고, 또 편하게 대화가 이어져서 재미있었다. 한살 한살 나이먹으면서 대화가 통하는 사람을 만나는 게 참 쉽지 않은데 나는 참 복받았다.
Herr 초이, 다음에 또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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