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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기록/슬기로운 독일생활

치과보험 없었으면 어쩔뻔

by 도이치아재 2024. 2. 12.

타지에서 어디가 아프기 시작하면 병원에 그렇게 가기 싫어진다. 정착초기에는 일단 내가 잘 알아들을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고, 치과 치료같은 경우에는 공보험 커버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돈 걱정이 안될 수가 없다. 그래도 아프면 참지말고 가는 것이 현명하다.

몇 달전, 오른쪽 어금니가 위 아래로 시리다가 괜찮았다를 반복했다. 몇 일있으니 뭐... 나쁘지않길래 가볍게 넘겼는데 다시 시작된 잇몸안쪽에서의 통증은 본능적으로 치과치료가 필요하다고 강하게 느껴졌다. 치과에 내원하여 진찰을 받았는데 X-ray 상으로 이미 잇몸 속 뼈가 녹아내려 치아를 되살리긴 힘들었고, 잇몸 속에서 염증이 발생하여 통증이 생기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고, 갈때까지 간 상태였다. 주치의는 지금으로서는 발치밖에 방법이 없고, 사랑니가 아니기 때문에 공보험 커버가 안된다고 했다. 비용은 1,000유로 정도 나올거라고 하니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발치에 대해 고민해보고 다음주에 다시 내원하겠다는 테어민을 잡았다.

집으로 돌아와 부랴부랴 추가치과보험(Zahnzusatzversicherung)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당장 다음달부터 보험이 적용되는  Ohne Wartezeit 상품이 있었다. 보통 치과보험은 가입 후 반년정도 지나서 혜택을 받는데, Ohne Wartezeit 상품은 바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인터넷에서는 발치와 같이 큰 돈이 들어가는 치료를 권고받고나서 가입이 되지 않을거라고 했는데, 나의 경우에는 문제없이 가입할 수 있었다. 내가 가입한 상품은 월 약 18유로(만 30대 후반 기준, 젊으면 더 싸다)로 1년에 한번 전문 스케일링이 무료고, 각종 충치 치료 역시 지원된다. 발치를 했으니 임플란트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임플란트 시술 시 치료비의 90프로가 지원된다. 임플란트를 100프로 커버해주는 상품도 있었는데, 그건 매달 내는 비용과 보험비 상승률이 너무 높았다.

어쨌든 치과보험의 도움으로 오른쪽 아래 사랑니 하나와 통증을 유발했던 위 아래 어금니 하나씩을 발치했다. 흑흑. 발치로 인해 우측에 상단에 하나 남은 어금니와 맞물리는 아래 치아가 없어졌으므로 오른쪽 아래 어금니는 임플란트 시술이 예정되어있다. 임플란트는 개당 3,000유로 정도하니까... 보험이 없었으면 지출이 컸을 것이다. 그래서 당장 와이프 앞으로도 치과보험을 들어놓았다.

이래서 타지에서 아프면 서럽다 ㅜㅜ 치과도 정기적으로 내원하고, 치아건강에 더 신경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