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큰 아이의 발레교육을 위해 독일행을 결정하셨던 분들께 기분 좋은 메일을 받았다.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온 가족이 모두 3년이라는 기간 동안 비자를 받았다는 기쁜 소식이었다. 아이의 재능이 워낙 뛰어난터라... 세계명문 발레학교인 존 크랑코 발레학교(John Cranko Ballet Schule)에 합격을 하고도 지원받을 수 있는 비자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었는데 무사히 해결되었다는 소식이었다. 4명의 자녀를 데리고 독일로 오시는 것이니 특히나 더 걱정이 많으셨을텐데... 다행히 잘 마무리 된 것 같아 나도 참... 뿌듯하다. 그 분들을 위해서 내가 한 것이라고는 이메일을 통해 아는 것에서만 대답해드린 것 밖에 없는데... 감사하다는 말을 직접 전해드리고 싶다하셔서 퇴근 후에 만나뵈었다.
아이가 독일에 머무르기 위해서는 역시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미성년 아이가 비자를 받기에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독일에 후견인을 구해 가디언 비자를 받거나, 부모가 합법적인 비자(어학/유학/사업비자 등)을 받아 동반비자를 받아야 한다. 전자인 가디언 비자는 적당한 후견인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고, 후자는 부모가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되어야 한다. 이 분의 경우에는 매우 특별한 케이스로... 아이의 영재성(?)이라고 해야하나... 아이가 특출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하에 아이 앞으로 발급되는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실제로 아이의 재능을 입증할 만한 자료들도 충분했고... 뛰어났다. 외국인청, 노동청보다 더 상급기관에 보고되고 최종결정을 받으셔서 부모를 포함한 모든 가족이 머무를 수 있는 비자를 받게된 것이다. 나도 아이의 재능을 인정받는 경우에 특별 케이스로 비자를 받을 수 있다고 어렴풋이 듣기만 했는데, 이런 케이스를 직접 본 것은 처음이다.
나는 이 분들이 물어보는 것에 대해서만 말해드렸고, 모든 절차는 직접 진행하셨다. 변호사와 이주 서비스는 전혀 이용하지 않으셨다. 독일어로 소통이 어려웠기 때문에 영어로 진행하셨고, 모든 것을 직접 부딪히면서 처리하셨다. 테어민이 잡히지 않으면 직접 찾아가서 물어보셨다고 한다. 그 덕분에 외국인청의 고위직 공무원을 직접 대면할 수 있었고, 이미 잘 준비한 서류를 가지고 생각보다 쉽게 일을 처리할 수 있으셨다고 한다.
이민을 준비하다보면... 계속 알아봐도 긴가민가, 항상 간지러움을 긁어주지 못하는 그런 문제들이 있다. 그런 문제를 어디에 물어보면 대부분 부정적인 답변만 해준다.
"독일로 가족이민은 불가능해요"
"그 돈으로 저라면 독일로 안와요"
"비자는 어떻게 받으려고요? 공부 더 하셔야겠네요"
.... 그냥 궁금한거 몇 가지 물어본 것 뿐인데, 오지말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 말에 휘둘리지 않고, 안되면 물어보자! 안되면 부딪혀보자! 라는 생각으로 집 구하는 것부터 비자까지 스스로 진행하셨고 결국 좋은 결과를 받으셨다. 정말 대단하고, 고생 많이하셨다. 나 역시도 직접 만나 이야기해보니 정말 긍정적이시고, 배울게 많은 분을 알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미성년자에 대한 비자는 불가능하다는 다른 사람들 이야기만 듣고서 행동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아이의 꿈을 더 지원할 수 없지않았을까...! 역시나 중요한 것은 하느냐 안하느냐이지... 되냐 안되냐를 걱정하는 게 아닌 것 같다. 일단 된다고 생각하고 방법을 찾으면 다 있고, 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우리 몫인 것 !
앞으로 독일생활도, 아이의 미래도 술술 잘 풀리시길 바라고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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