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첫 번째 면접을 보고 왔다. 집에서 자전거로 15분 정도 떨어져있는 곳이고, 아이 유치원과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위치까지 마음에 들었다. 한국에서 처음 독일로 올 때, 정장을 챙길지 말지 고민끝에 구겨 넣었었는데 이렇게 빨리 꺼내입을 줄은 몰랐다.
어쨌든 오랜만에 넥타이도 꺼내고, 정장도 혼자 다려서 한번 걸쳐보니... 뭐랄까. 신입사원 지원자로 되돌아간 기분이었다. 신입사원 때 입었던 정장과 넥타이를 그대로 걸치면서 그 때 나에게 왔던 행운이 또 한번 왔으면...하고 속으로 되뇌었다.
약속한 시간보다 30분 먼저 회사 앞에 도착했고, 예상 질문과 예상 답안으로 써놓은 텍스트를 여러번 읽었다. 그리고 문을 열고 회사에 들어갔다. 대표가 반갑게 맞아주었고, 물한잔과 함께 면접이 시작되었다. 먼저 내 소개를 부탁해서 짧게 소개를 했다. 그리고는 한국에서 어떤 일들을 구체적으로 했었는지 물었다. 뭐... 완벽한 독일어로 얘기하진 않았지만 다 알아듣는 눈치였다. 내 이야기가 끝나자, 회사 소개와 그간 진행하는 프로젝트, 그리고 당신이 회사에서 일을 하면 맡게될 프로젝트들에 대하여 이야기 했다.
통 뭔말인지 반은 이해하고 반은 이해를 하지 못했다. 뭐 별로 중요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았다. 제일 중요한 Gehalt 연봉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잘들었다. 보통 이 바닥(건축설계)에서 초봉으로 받는 Gehalt를 말해주었다. 그리고는 대표가 이렇게 얘기했다. "이건 내가 제안하는게 아니고 건축가가 받는 평균적인 연봉이다" 라며 하나의 Information 이라고 강조했다. 어쨌든 다음 주 화요일까지 연봉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메일이든 전화든 상관없으니 보내라고 한다. 그리고는 언제부터 일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Nach dem Juli kann ich hier arbeiten" 7월 이후에 일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그러더니 내 이력서에 Ab September라고 적었다.(구인공고에 일은 ab september oder ab Oktober라고 이미 적혀있었다) 그리고 8월은 휴가기간이라서 아예 제외시킨 것 같다. 그리곤 내가 오면 진행하게 될 프로젝트를 다시 설명하고, 예시 도면들을 보여주었다.
간단히 회사 복지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1주에 40시간의 노동시간과 야근을 했을 경우, 휴가를 추가로 준다고 이야기 했다. 이것 말고 작은 회사에서 더 바랄게 있을까...
그리곤 사무실을 짧게 투어를 하고, 독일어에 대해 칭찬을 해주었다. "내가 외국인들하고 일했을 때 다들 독일어가 schlecht 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1년 공부한거 치고는 꽤 잘하네요."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나선 준비한 말을 내뱉였다. "내 독일어가 지금은 완벽하지 않지만, 계속 발전할겁니다. 독일어에 대한 흥미도 크고요." 훈훈한 칭찬과 함께 회사 밖으로 나왔다.
면접 전에 독일인 친구와 연습을 해서.... 더 쉽게 면접을 본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그 친구에게 너무 고맙다 ㅜㅜ 오늘 점심 식사 대접도 정말 Sehr gut 이었다... 세상에 참 고마운 사람들이 많다. 감사하다.
그건 그렇고... 음... 취업된거겠지? 그런것 같다.(그래도 계약서에 싸인하기 전까진 모르는 일이니까...) 이렇게 무언가가 쉽게 매듭지어 질 줄은 몰랐다. 허탈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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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취업이 거의 되신거 같은데요? 아무튼 축하드립니다. 연봉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시는거 같았는데 그래도 회사에서 구체적인 연봉 Tarif 가 있나 보군요. 이제 열심히 일을 하시면 되겠네요 ㅋㅋ
오 대단해요! 저는 이제 한국에서 건축학 5년제 학사졸업하는데, 3년 회사일하고 독일로 가려하고있어 블로그 즐겨찾기 해놓고 글 꾸준히 읽고있습니다! 제가 가고싶은 방향을 가고계셔서 도움이 많이됩니다ㅠㅠ 그런데 석사+취업 하시는거 같은데, 병행이 가능한가요?? 비자문제(동반비자라서 문제안되겠지만)도 그렇고 건축석사 풀타임으로 일까지..??
외국인이 아니고 독일인이면 금액이 좀 틀린가요?? 듣기론 그래도 슈튜르트가르트는 건축사무소 연봉이 좋다는 이야기만 들어서요 ㅋㅋ 뭐 그것도 건너건너 들은거라 확실하지 않지만 ㅋㅋ 아무튼 그래도 한시름 놓아서 다행입니다. 저도 석사 하려고 사실 왔던건데 마음이 변해서 일만 하고 있어요 ㅋㅋㅋㅋ
오! 좋은 소식입니다. 그간 열심히 하신 독일어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네요! 다음엔 취업확정 관련 글이 올라오길 기대해봅니다// 왠지 늘~ 글을 보던 독자로써.. 덩달아 뿌듯해지는 기분이네요. ^^!!
질문하나만 하겠습니다~ 시간되시면 답변 부탁드려요 :D
- (아포스티유, 번역공증)을 한 서류를 서류별로 한부씩만 해서 가셨나요? 암트에서 안멜둥이든 비자신청이든 복사하고 돌려주는 아니면 저 서류 원본을 받는건지? - 안 돌려주면 더 준비해야하나 싶어서요. 아포스티유도, 번역공증도 슈투트에는 없으니 적어도 프푸까지는 나가야 될꺼니까... 이왕 준비하려면 여기서 준비하려는데?!
그리고 저도 티스토리 가입했어요// 우연히 초대장 받게 되어서.. ㅎㅎ 또 놀러오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회사 컨택에 대해 질문이 있습니다.
회사에 컨택은 이메일로 먼저 문의하신 후 포트폴리오를 제출하신 것인가요?ㅎㅎ
내년 2월 졸업예정인 학생입니다. 아직 조금은 먼일이지만, 그래도 꿈을 꾸고,
관심있게 정보를 모으고 있습니다. ㅎㅎ 항상 유익한 글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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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네이버 블로그하실때 유학때문에 몇번 댓글 달고 질문도 드렸었는데 어느새 1년이 지나서 지금 베를린공대에서 석사하고 있답니다~
1년 사이 도이치아재님께도 많은 변화가 있으셨던거 같아요~
다름이 아니라 저도 이제 슬슬 werkstudent로 일하고 싶어서 회사를 알아 보고있는데요
툴때문에 좀 걱정이 됩니다. 회사마다 쓰는 툴도 다르고 특히나 아키캐드를 많이 쓰는것 같은데 전 아직 아키캐드를 사용할줄 몰라서...이걸 배워야 하나 고민중에 있습니다. 혹시 툴에 대해서 조언해주실 수있으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