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라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있다보니, 머릿속에 늘 드는 생각이 있다.
'어떻게 하면 새로운 언어를 습득할 수 있을까?'
이런 물음을 계속 갖고 있다보니 관심있게 지켜보는 것이 있는데, 바로 만 3살 짜리 우리 아들이 새로운 단어나 문법을 사용해서 말할 때이다. 독일에 온 지 3달이 지났지만, 아직 유치원을 다니지 않으므로 한국어만 하고 있다. 아마도 이 아이는 한국에 있을 때 보다 한국어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선 낮 시간 대부분을 어린이집의 친구들과 단어 혹은 아주 짧은 문장 단위의 말을 했었다면, 이 곳에서는 엄마 아니면 아빠와 하루 종일 1대 1 과외를 받고 있는 셈이다. 가끔 이 아이가 하는 말을 들으면 아주 기가 찰 정도다. 이 느낌은 아이를 키운 부모라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런 감정을 느낄 때 마다 동기부여가 되곤 한다.
몇 일 전에는 이런 문법을 사용하여 말했다. (예를 들면) "나는 ~하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아빠가 원한다면 그것을 할 수 있다." 이게 별것 아닌 문장 같지만 뜯어보면 그리 간단하지 않다.
영어로 치면 접속사 although와 if를 사용한 가정법, 조동사 can을 사용했다. 독일어 초보자인 내가 저 문장을 작문 하려면 아직은 금방 떠올려지지 않는다. 지금 만 3세 짜리 아이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 수준은 내가 사용하는 독일어 수준을 훨씬 능가하고 있는 것을 매일 깨달으면서 저절로... 열심히 독일어 공부를 해야겠다는....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육아와 언어 공부를 동시에 하는 게 마냥 힘들 줄 알았는데, 이렇게 동기부여를 느끼니 더욱 힘내서 노..오..력 해야겠다. 자존심 상하게 아들에게 질 순 없지 않은가...?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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