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특별할 것도 없는 제 글을 여러번 읽어주시고 도움이 되었다고 해주셔서 저는 참 감사한 마음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공채시즌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께서는 아무쪼록 잘 준비하셔서 원하는 결과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정말 꼭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블로그에 오랜만에 건축 포트폴리오와 관련된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작년동안 약 20번이 넘는 포폴리뷰와 상담을 진행하면서 많은 분께서 공통적으로 흔하게 하는 실수를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번 글에서 말해드릴 이 3가지를 고려해서 포폴을 구성한다면 조금이나마 퀄리티 있는 작업물에 가까워질거라고 생각합니다.
1. 내 설계를 여러가지 표현 방법으로 보여주자.
포트폴리오의 목적, 특히 취업 포트폴리오의 목적은 짧은 시간동안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내 설계를 여러가지 표현방법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단편적인 예로, 만약 내 컨셉이 잘 드러나는 공간을 보여주고 싶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평면도가 컨셉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해서 한 페이지 안에 여러 평면도를 나열해서 보여주면 그 페이지는 쉽게 지루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평면도와 관련된 모형 이미지나 단면도를 (같은 페이지나 옆 페이지에) 함께 보여준다면? 보는 사람은 더욱 짧은 시간안에 쉽게 여러분의 프로젝트를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프로젝트에서 내가 가장 보여주고 싶은 것(아이디어든 공간이든)을 어떤 조합의 표현방식으로 보여줄지도 고민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은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스케치 + 모형 조합이 될 수도 있고, 평면 + 다이어그램 조합이 될 수도 있고, 단면 + 3D 조합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방식의 구성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포트폴리오의 이해도를 높여주고, 무엇보다 지루하지 않은 포트폴리오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2. 설계 전과 설계 후 내용의 균형을 맞추자.
설계 전과 설계 후 내용의 균형...?
이게 무슨 말인지 선듯 와닿지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 건물을 설계할 때는 바로 디자인 단계로 넘어가지 않잖아요? 땅이 가진 역사와 배경, 또 그 대지만의 성격을 공부해야하고 그 다음에 그 땅에 올라가는 건물의 프로그램(용도) 역시도 스스로 규정하거나 찾아가는 과정 이후에 건물이 비로소 본격적인 설계단계로 넘어갈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을 "설계"라고 할 수 있지만,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는 본격적인 설계 전 과정과 후 과정을 균형있게 맞출 수 있어야 합니다. 때로는 (여러가지 요소들을 규정지어가는) 설계 전 과정의 양이 방대하고 중요하게 다뤄지기 때문에 본격적인 건물 디자인 과정이 포트폴리오에서 더 많은 페이지를 차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실질적인 건물 설계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자료(논문이나 서적을 통해 얻은 정보들)를 나열하는 형태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되어버리고 말거에요.
따라서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는 설계 전 과정을 잘 요약해서 1페이지나 2페이지로 요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때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버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논문이나 역사 자료등을 토대로 만든 다이어그램 같은 것들은 단순히 텍스트나 표를 이미지로 재생산한 자료일 뿐입니다. 이런 자료는 건물의 디자인과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대학로에 건물 하나를 설계했다고 가정해봅시다. 포트폴리오에 들어갈 내용은 대학로가 겪어온 역사나 시대적 배경, 주변건물의 현황, 인구밀도 등이 중요하게 다뤄져야할까요? 아닙니다. 여러분의 포트폴리오를 보는 사람은 이러한 "설계 전"과정보다 설계 전 과정을 통해 얻은 힌트를 "어떻게 설계과정에 적용시켰는가"를 더 궁금한다는 걸 잊지마세요 !
3. 잘한 건 잘보이게, 못한건 교묘하게 숨기자.
이전 글에서도 한번 다뤄서 중복일 수 있지만 많은 취준생분들이 많이 하는 실수가 이것입니다. 일단 가지고 있는 자료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다보면, 같은 프로젝트 안에서도 세련되게 잘 표현된 요소와 그렇지 않은 요소들이 서로 뒤섞이게 됩니다. 퀄리티가 좀 떨어지는 것은 보완해서 맞추면 됩니다.
그러나 미리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면 대부분 시간에 쫓기게 마련입니다. 이 때 억지로 퀄리티가 낮은 요소를 끼워넣기보다는 과감하게 빼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5가지 프로젝트가 퀄리티 있더라도 하나의 퀄리티 낮은 프로젝트로 포트폴리오가 평가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아예 옥의 티가 될만한 것들은 애초에 싹을 잘라버리는 것도 한정된 시간내에 최적의 퀄리티를 뽑아내는 기술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다 빼버리면 곤란하겠죠 ^^?)
그럼 다가오는 공채 시즌도 잘 준비하셔서 원하시는 결과와 기회를 잡으실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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