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꽤 오랜 기간 검도를 했었다. 10대 사춘기 시절부터 20대 청년 시절까지 검도는 항상 내 하루를 마무리 하는 의식(?) 같은 것이었다. 대학교 시험 기간에도 운동을 거의 거르지 않았으니, 그 당시 열정은 정말 대단했던 것 같다. 석사 공부를 마치고, 회사를 다니면서 검도는 기억 저편으로 꼬깃꼬깃 구겨져 있었다. 결혼하고 아기까지 생기면서, 정말 검도는 더 멀어졌다. 거의 잊혀질 정도로.
그 아기가 점점 자라면서 이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두 다리와 두 팔도 정말 튼튼하게 자랐다. 이 아이를 보니, 내가 잊고 살았던 검도를 언젠가는 꼭 ! 아들과 함께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오늘 어학원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의 도움으로 와이프, 아들과 함께 독일의 검도장을 방문했다. 아직은 어려서 사범에게 직접 배울 순 없지만, 그래도 검도라는 걸 소개해 주고 싶었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기합소리, 죽도 부딪히는 소리, 땀에 쩔은 특유의 도복냄새에 가슴이 오랜만에 두근두근 뛰는 걸 보니 나도 참 검도가 그리웠긴 했나 보다. 독일어 시험이 끝나는 날, 그리고 아들이 4살이 되는 날! 아들과 손잡고 꼭 ! 검도장에 꼭 다시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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