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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존기록/독일입성 후 기록

드디어 영주권 수령 완료

by 도이치아재 2026. 9. 9.

3주간의 여름 휴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쉬고 있던 평온한 오후, 아내의 휴대폰으로 낯선 번호의 전화가 걸려 왔다. '누구지?' 하는 찰나 끊어지더니, 곧바로 내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직감적으로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

"슈투트가르트 외국인청인데요. 영주권 발급을 위해 테어민을 잡아드리려고 하는데, 다음 주 수요일 오전에 외국인청에 방문해주실 수 있나요?"

"네, 그럼요. 일정이 있어도 빼서 가야죠."

"그럼 이메일로 추가 서류 목록을 보내드릴테니, 아이들도 모두 함께 방문해주세요"

영주권을 손에 쥐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악명 높은 관료주의(Bürokratie)의 나라답게 챙겨야 할 서류도 산더미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발목을 잡는 건 단연 'Leben in Deutschland(또는 Einbürgerungstest)' 시험이다. 독일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했다면 면제되기도 하지만, 취업 경로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그런데 이 시험, 내가 볼 수 있다고 당장 볼 수 있는 시험이 아니다. 시험을 신청하는 사람이 넘쳐나서 접수하는 데만 몇 달이 걸리고, 시험을 치른 뒤 성적표 한 장을 손에 쥐기까지도 최소 한 달, 길게는 3개월까지도 소요된다.

 

독일 영주권 받기 첫 걸음 : Einbürgerungstest

영주권 신청자격은 진작에 충족시켰는데...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라트하우스에 영주권 신청하려면 뭐 필요하냐고 작년에 물어도 봤었는데, 답변을 받아놓고 귀찮아서 저기 어디 한구석에

deutschaj.com

독일 학위가 없다는 전제하에 영주권을 취득하는 법적 최단 루트는 'EU 블루카드 소지자 + 독일어 B1' 조합이다. 법적으로는 연금 납부 21개월 차부터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그러나 현실의 슈투트가르트는 전혀 다르다. 실제로 영주권을 수령하며 담당 공무원(Beamter)에게 직접 물어보니, 슈투트가르트에서는 서류 접수 후 발급까지 아무리 빨라도 최소 24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그마저도 '최소' 기준일 뿐, 실제로는 신청 후 3년 가까이 기다리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결국 슈투트가르트 거주자 기준의 현실적인 영주권 취득 기간은 다음과 같다.

  • 자격 충족 기간(최소 체류 및 연금 납부): 21개월
  • 영주권 신청 후 대기 기간: 최소 24개월
  • 총 소요 시간: 최소 45개월 (약 4년)

여기에 LiD 시험 접수와 성적 수령까지 미루다 보면 대기 기간은 훌쩍 4년을 넘어선다. 따라서 영주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시험 성적부터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시간을 버는 유일한 방법이다. 여기에 변수가 또 있을 수 있다. 영주권 신청 후 수령을 받을 차례가 된 상황에서 직업이 없어져 버리는 경우다. 암트에서는 수령일 기준으로 최근 3개월간의 월급 명세서를 가져오라고 하는데, 신청 당시엔 직장을 다니고 있었지만 지금은 없는 경우...2-3년을 기다렸는데 영주권을 못받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ㅠㅠ 그러니 열심히 짤리지 않고 일해야 한다.

슈투트가르트 외국인청의 행정 정체를 피하기 위해 차라리 주변 소도시로 거주지를 옮겨 신청 기간을 몇 달 단위로 줄이는 것도 현실적인 대안이다. 이곳 슈투트가르트에서는 영주권보다 시민권(귀화)이 더 빨리 나오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복수국적이 허용되는 국가 출신 이민자들은 영주권을 건너뛰고 곧바로 1년 남짓 걸리는 시민권을 신청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물론 복수국적이 허용되지 않는 한국 국적자의 경우 국적 포기라는 문제가 걸려 있어 쉬운 선택은 아니다.

나의 경우, 신청 후 무려 2년 9개월 만에 영주권을 받았다. 아내 역시 영주권 자격은 진작 채워두었지만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3달 전 온라인으로 서둘러 신청했더니 감사하게도 이번에 함께 묶여 처리되었다. 덕분에 우리 부부 모두 영주권자가 되었다.

마침내 영주권을 손에 쥐고 나니 앞으로 펼쳐질 날들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더 커진다. 이곳 독일에서의 삶이 점점 더 기다려진다. 고생했고, 또 열심히 살아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