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리뷰신청을 해주신 분은 국내 대형 설계사무소 지원을 목표로 가지고 계셨다. 시간이 무한정으로 있다면 하나부터 열까지 피드백을 해드릴 수 있지만, 8월 중순인 지금 앞으로 있을 면접과 실기시험, 자소서 같은 것도 함께 준비해야하니 시간이 많지 않다. 아니, 오히려 지금은 포트폴리오에 더 손대기 힘들 수도 있기에 피드백 드리는데 신중을 기했다.
포트폴리오를 보면 그 사람의 성향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이것이 참 신기한데... 이 사람은 학교에서 얼마나 충실히 설계를 배웠는지, 얼마나 더 열정적으로 스스로 단련시키려했는지 포폴의 완성정도를 떠나서 알 수 있다. 이번에 의뢰해주신 분은 정말 열심히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충실하게 설계를 배워오셨던 것 같았다.
모든 설계에는 설계 이전의 단계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스스로 질문하고 그곳의 역사와 환경을 공부하고... 그것을 통해 프로젝트와 끊임없이 연관짓다보면 문제점이 나온다. 이 문제점을 건축적인 해결책으로 제안하는 것이 컨셉이다. 그리고 설계는 이 컨셉을 골자로 발전하게된다.
열심히 설계해 온 학생들의 대략적인 공통점은 포폴에도 이런 과정들이 보인다는 것인데, 바로 그 설계 이전의 과정이 포폴에 조금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번 학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설계 이전의 과정은 꼭 중요한 내용만 빼고 나머지는 덜어내는 것이 리뷰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였다. 포폴안에 이 설계 이전과정이 길어지면 결과물을 보여주기까지의 과정이 지루해진다. 또 이 과정은 기존 자료를 답습하는 수준에서 벗어나기가 힘든데, 여기에서 내 건축적인 사고와 능력을 어필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이 내용은 최대한 압축해서 적어넣어야 한다.
설계이전의 과정을 포폴에서 덜어내자니... 내 설계 컨셉이 나온 과정을 보여줄 수 없을 것 같아 빼기가 머뭇거려질 것이다. 갑자기 컨셉이 앞뒤 과정 다 자르고 툭 튀어나왔으니 스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포폴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설계이전의 과정보다 그 이후의 과정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어찌저찌" 탄생한 건축적 아이디어가 어떻게 땅과 주변에 흡수되어 "발전"되었는가. 그리고 그 발전의 "결과"는 어떻게 생겼는가가 포트폴리오에서는 훨씬x100 더 중요한 내용인 것이다.
이것을 덜어내면서 꽉꽉 차있어 답답했던 페이지에 여백을 둘 수 있었고, 결과물의 이미지를 더 키우거나 강조해서 보여줄 것은 확실히 보여줄 수 있을것이다.
저도 SDW에 참가했었고, 그 다음 년도에는 1년 후배들을 위해 삼우설계 스텝으로... 총 2번이나 참여해봐서 리뷰할 때 정말 후배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아무쪼록 화이팅! 하시길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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