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독일어보다 회사 일로 조금씩 스트레스를 받고있다. 스트레스를 받는 거 보니 내가 일을 하고 있긴 한가보다. 그 스트레스의 댓가로 월급을 받긴하지만... 아무생각없이 독일어 공부에 매진하던 때가 급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흑흑.
금요일 저녁, 퇴근을 하고 습관처럼 편지통을 흠칫 흘겨보니 왠 편지가 있었다. 외국인청 담당자로부터 온 편지였다. 보름전에 신청한 노동허가가 승인이 났으니, 11월 15일에 우리 가족의 여권, 임시비자, 그리고 수수료를 챙겨서 방문하라는 내용이었다.
"최씨, 이씨에게. 우리 방금 노동청의 동의를 받았단다. 그러니까 11월 15일 오후 5시에 XX 방으로 방문해줘. 여권 3개(내꺼, 와이프꺼, 아들꺼)와 임시비자, 그리고 132.50(드릅게 비싸넹) 유로도 챙겨서 가져와야해. 그럼 안녕~"
저녁을 먹으며 와이프에게 회사 뒷담화를 한참 늘어놓았다. 그런데 이런 편지를 받으니, 독일에서 (합법적으로)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인건지 다시금 느낀다. '그래, 독일에서 일을 하는 게 내 최종 목표였지...' 현실의 덫에 빠져서 잠시 까먹고 있었다. 뒤돌아보면 감사하게도, 정말 독일에서의 모든 일들이 잘 풀렸다.
취업비자 신청 전, 독일유학생네트워크(페북)과 베를린리포트에서 취업비자 거절 사례가 왕왕 올라와서 걱정이 조금 됐었는데... 다행히 잘 나온 것 같다. 보통의 경우, 취업비자 발급까지 4주-5주 정도 걸린다고들 하나, 지역에 따라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고 들었다. 나의 경우엔 신청한지 보름만에 노동청의 답변을 서면으로 받았으니 꽤나 일 처리가 빠르게 된 것 같다. 아마도 추측 하건데 건축가(Architekt), IT 및 엔지니어 직군이 현재 독일에서 부족한 인력이라서 빨리 통보를 받은 것 같기도 하다.
만약 취업비자가 거절되었다면, 또 한참을 고생했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와 일하는 외국인 직장 동료들도 취업비자를 문제없이 받았기 때문에 잘 될꺼라 믿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독일은 대학을 나온 고급인력에게는 관대하니까!
어쨌든! 우리 친절한 슈투트가르트 외국인청 직원들! 일을 너무 잘해줘서 아주 칭찬해! 두 번 칭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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