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전 외국인청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노동청으로부터 노동허가가 떨어졌으니, 오늘 오후에 취업비자를 수령해서 가라는 내용이었다. 오후 5시에 테어민이 잡혀있어서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팀장에게 미리 이야기했다.
"오늘 나 외국인청에 5시에 테어민이 있는데, 조금 일찍 퇴근해도 될까?"
"당연히 되지. 왜 안돼? (이럴 땐 쿨해...)"
그래서 조금 일찍 4시에 회사에서 나왔다. 마침 아이 유치원이 끝나는 시간이라, 아이를 데리고 와이프와 외국인청에서 만나기로 했다. 4시 55분에 도착해서 조금 기다리니 우리가족 이름을 불렀다.
"Frau Lee, Herr Choi, Bitte"
문을 열고 들어가니, 담당직원이 지금까지의 상황을 잘 설명해주었다.
"노동청에 노동허가를 신청 했고, 다행히 허가를 받았어. 그러니까 이제부터 Herr Choi가 노동비자를 소지하게 될 거고, 아내와 아이는 Herr Choi 에 속하는 동반비자로 지낼 수 있어. 잠깐 나가서 기다리면, 다시 이름 부를께. 그 때 다시 들어와줄래?"
드디어 가족 대표로 비자를 받게되었다. 세대주 타이틀을 되찾은 느낌이랄까. 하하. 그렇게 한 15분 쯤 기다렸을까... 또 우리 이름을 불렀다.
"Frau Lee, Herr Choi, Bitte"
담당직원이 부가설명을 해준다.
"Herr Choi는 노동비자가 처음이기 때문에 처음 1년은 비자에 명시된 회사에서만 일할 수 있어. 만약에 Herr Choi가 이직을 한다면, 넌 다시 노동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할거야. 그리고 1년이 지나면 노동비자를 연장할 수 있는데 그 때가 되면, 3년 짜리 비자를 받을 수 있을꺼야. Frau Lee는 동반비자니까 제약없이 일을 할 수 있고, 아이도 역시 동반비자로 발급됐어. 됐지?"
"고마워. 정말! 여기 수수료! 정확히 132.50 유로 가져왔어."
그렇게 영수증을 받아들고, 가벼운 마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와이프는 취업비자가 무슨 대수냐고 하지만, 나는 이걸 손에 쥐고나서야 드디어 '정착'이라는 걸 한 느낌이다. 앞으로 비자 연장에 대한 걱정은 더 이상 없을 것 같다.
비자 신청하시는 모든 분들, 다들 잘 되시길...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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