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포트폴리오]1-3.건축 포트폴리오, 어떤 방식으로 작업을 해야 효과적일까?

"건축 포트폴리오, 어떤 방식으로 작업을 해야 효과적일까?"

 

00. 들어가는 글

 

첫번째 글과 두번째 글을 통해서 제가 계속 강조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투자해야하는 시간이 결코 적지 않다는 겁니다. 시간이 무한정으로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취업을 앞둔 학생이라면, 시험과 졸업설계가 맞물려 적은 시간이라도 짜내기 힘들겁니다.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어학시험에 치여 학교 지원시기 전까지 눈코뜰새 없이 바쁠겁니다. 그래서 이번 글을 통해, 어떻게 하면 효율적이고 빠르게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는지 이야기해볼게요.

 

01. 가능한 많은 흔적을 남겨라.

 

제가 계속 이야기하는 것이 부족한 시간입니다.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과거에 했던 작품을 포트폴리오에 넣기 전, 각종 다이어그램이나 결과물(모델, 도면) 등을 손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졸업반인 건축학과 5학년 학생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지만, 이 글을 저학년 학생들이 본다면  학기를 마친 후 반드시 학기 중 했던 설계자료를 반드시 보관해두세요. 최종 결과물 뿐만 아니라, 중간 중간 스터디했던 자료들까지 모두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중에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느낄겁니다. 대수롭지 않은 스터디 모형이 설계 발전과정을 얼마나 잘 표현해주는 지 말입니다. 어쨌든... 자료를 잘 모아두기만해도 시간을 굉장히 절약할 수 있습니다.

OMA, Study Models

건축 모형의 경우, 오랜기간 보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가능한한 많은 사진을 찍어두세요. 저학년일 때는 어떤 부분을 찍어야 할지, 어떤 각도로 찍어야 할 지 감을 잡기가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저는 작품 당 최대한 많이 (100장 이상) 찍어두길 추천합니다. 이 정도 찍어두면 모형의 모든 부분이 잘 찍혀져 있을 겁니다. 나중에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그저 맘에 드는 사진만 고르면 됩니다.

손으로 작업한 도면의 경우에도 당연히 디지털 자료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300 DPI 이상 해상도로 반드시 스캔을 떠놓으세요. 그리곤 아카이브용 외장하드를 장만해서, 학기별로 잘 보관해놓으세요. 요즘 거의 대부분의 건축대학교가 5년 인증제이기 때문에, 아카이브를 보관하는 것은 아마 필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자료들을 웹하드(Dropbox, 네이버 클라우드 등)에 백업까지 해놓으면 적어도 자신의 아카이브를 보관하는데 더 해야할 것은 없습니다. 제가 ‘가능하다면 많은 흔적을 남겨라’라고 부제목을 단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잠깐 저의 경우를 예로 들어볼게요. 옛날이긴 하지만, 저 같은 경우 매 학기가 끝날 때 마다 제 개인홈피(당시 싸이월드) 비공개 자료로 정리를 해놨습니다.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써야겠다라고 생각해서 올린 건 아니었고, 단지 내가 한 작품이 뿌듯했기에 가끔 혼자서 흡족해 하면서 봤던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이게 웹하드의 역할을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즈음, 이 비공개 자료가 없었으면 아마도 제 저학년 프로젝트들은 포트폴리오에 실리지 않았을 겁니다. 특히 포트폴리오 마지막 부분에 큰 의미없는 취미 활동을 넣는 것 보다, 1학년 때 예술과 건축의 경계선 위에서 했던 작업들을 한쪽정도로 정리해서 넣는 것이 건축적으로 더 풍성한 포트폴리오로 보이게 해줄 것입니다.

 

 02. 월, 주, 일 단위로 일정을 정하라.

 

포트폴리오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전, 일정을 계획하여야 합니다. 이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가장 지켜지지 않습니다. 시간을 아끼려면 일정부터 짜세요. 계획된 일정없이 하다보면, 이렇게 느낄 겁니다.

"오늘 하루종일 작업했는데, 뭘 했는지 모르겠다. 다시 해볼까?"

어쩌면 하루종일 진도가 나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를 만든 다는 것이 원래 그런 것 같아요. 그러니까 본인 스스로 계획을 짜서 마감기한을 두시길 추천드려요. 건축인들은 마감이 다가오면 초인적인 능력이 발휘되니까요 :)

취업 포트폴리오를 만든다고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한국에는 공채 시즌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넓게 본다면 는 7월부터11월까지를 공채 시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하는 년도(건축과 학생이라면 5학년)가 되면, 먼저 공채 시즌을 조사해야 합니다. 가령 S사의 2019년도 신입사원 공채 날짜가 나와있지 않더라도, 이전 년도의 공채 시즌을 참고하여 대략의 공채 날짜를 예상해야 합니다. S사가 이전년도 8월에 지원시기였다면, 2019년에도 8월일 가능성이 98% 입니다. 그렇게 S사, C사, G사, J사, D사, H사 등등... 자신이 가고 싶은 회사의 전년도 지원날짜를 알아두셔야 합니다.

 

위 회사들 중 가장 빠른 공채시기를 기준으로 대략 3개월 전을 포트폴리오 작업 시작 일로 잡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 언급했듯, 아카이브의 보관유무에 따라, 혹은 포트폴리오의 퀄리티에 따라  더 적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만족하는 완벽한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선3개월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기간에는 선배나 교수님께 포트폴리오를 보여주고 조언을 받는 기간, 가출력을 하는 기간, 최종 출력(공채 시즌엔 모든 학생들이 포트폴리오를 출력하기 때문에 예상보다 길어질 수 도 있음)을 하는 기간 등이 포함 되어야합니다.

유학포트폴리오의 경우, 취업 포트폴리오보다 조금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제 가까운 지인들만 둘러봐도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기간을 포트폴리오에 할애했습니다. 유학의 경우, 포트폴리오 자체가 입학의 당락을 결정하기 떄문입니다.

 

이렇게 전체적인 일정을 계획하였으면, 그 다음엔 월별 목표>주별 목표>일별 목표 순으로 디테일하게 계획해보세요.

 A. 월별목표설정

예를 들어, 1개월 차엔 포트폴리오에 수록될 작품과 전체 레이아웃, 아카이브 모으기, 잘 만든 포트폴리오 스터디 등에 할애를 했다면, 2개월 차엔 작품들을 좀 더 좋게 보이기 위한 작업 등을(다이어그램이나, 최종 3D 결과물 등) 개선합니다. 마지막 3개월 차엔, 회사 지원 시 필요한 서류 준비를 포함하여, 자신이 만든 포트폴리오를 주변 지인들에게 검증을 받고 자잘한 수정을 하는 단계로 계획할 수 있습니다.

B. 주별목표설정

월별 목표를 완료하기 위해 매주 완료해나가야 할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1개월 차 월별 목표가 ‘레이아웃 확정’과 ‘잘 만든 포트폴리오 스터디 하기’ 였다면 1주차에는 잘 만든 포트폴리오 찾아보기, 2주차에는 1주차에 찾아본 사례를 바탕으로 좋은 포트폴리오 레이아웃 결정하기 등으로 목표를 구체화 시켜나가야 합니다.

C. 일별목표설정

전체 포트폴리오 일정이 3개월이라 할 지라도, 매일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데 시간을 할애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세운 주별목표를 완료하기 위해, 적어도 하루에 어느정도의 시간을 포트폴리오 만드는 것에 투자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월>주>일별 목표로 갈 수록 해야하는 일들을 구체화 시켜서 눈에 잘보이는 곳에 걸어놓는 것을 추천합니다.

 

03. 일정이 촉박할 수록 계획을 해야한다.

 

포트폴리오를 만드는데 한달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계획은 반드시 짜놓아야 합니다. 이 때는 위에서 설명한 3개월 계획을 한달로 축소하여, 월>주>일 순으로 반드시 목표설정과 지원을 하기 전까지 마감기한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정리하여야 합니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를 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렇게 작업하는 사람은 정말 많지 않습니다. 주먹구구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든다면, 만들어진 포트폴리오 역시 어설프게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좀 더 완벽한 포트폴리오를 위해서는 꼭 계획을 세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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