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 B1 코스가 무사히 끝났다. 와이프도 나도, 다음 코스로 접어들게 되었다. 이제 B1이 끝났으니 반 조금 넘게 달려왔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지금까지 그래도 잘 달려온 것 같다.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내가 들었던 B1 수업엔 이미 독일에서 조금 살았던 친구들이 꽤 많았다. B1 코스는 '독일어 구사가 자연스러운 학생(문법이 완벽하진 않지만)-이하 A그룹'과 '이제 막 독일어 구사를 시작하는 학생-이하 B그룹'이 뒤섞여 진행되었다. 안타깝지만 나는 B그룹에 속해 있었고, A그룹과 B그룹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A그룹의 몇몇 학생들은 10분이고, 20분이고 독일어를 마구 뱉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들도 있었다. 실제로 선생님의 질문을 가장 잘 이해하는 것도 A그룹 학생들이었으니, 그들이 주로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였다. 수업은 당연히 A그룹 위주로 진행되었다.
어쨌든 사실상 B그룹인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A그룹 인 것처럼 그들과 수업을 함께하는 것이었다. A그룹인 것 처럼, A그룹 속에서 수업을 듣고 질문을 했다. 시간이 지날 수록 A그룹은 선생님과 가까운 앞자리에, B그룹은 뒷자리로 자리가 굳혀졌다. B1코스를 뒤돌아 보니, A그룹 속에서 수업을 들었던 것은 올바른 선택이었다.
18명의 학생 중 6명이 B1 수업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 모두는 B그룹이었고, 나와 A2 수업을 들었던 학생의 반이 통과를 하지 못했다. 어학원 수업은 대학교 수업처럼 중요한 수업도 아니고, 통과를 못한다고 해도 기록이 남거나 내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하지만,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내가 만난 한국 학생들은 모!두! 공부를 열심히 안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내가 공부를 안 하는 친구들만 마주친 것 같다. 어쨌든 이들은 하나같이 공부를 안 했다. 물론 각자가 가지고 있는 비자 기간, 동기부여가 다르겠지만 적어도 당장 '대학교 진학'이나 '아우스빌둥' 을 하려고 독일 땅을 밟은 친구들은 열심히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안타깝지만 4명의 한국인 중 나만 제외하고 모두 탈락했다. 통과를 못했다는 것은 아주 아주 X 100 정말 심각하게 공부를 안 했다는 것이다.(어학원 내 시험은 총점 100점 만점 중 60점만 넘으면된다. 대략 반타작보다 조금 더 맞으면 통과다...절대 어려운 시험이 아니다.)
A1, A2, B1을 들으면서 가장 취약한 것은 아무래도 듣기인 것 같다. 앞으로 남은 B2 시작까지 지금까지 외웠던 단어와 듣기 공부를 위주로 해야 할 것 같다. 1월 부터는 아들도 유치원에 가니, 와이프나 나나 공부할 시간이 더 많아졌다. 조금 더 독일어에 열을 올려야 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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