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1 함께 시작된 억지 일주일에 세번. 해가 뜨기 전, 도시가 아직 조용할 때 집을 나선다. 공기는 차갑고, 발끝엔 아직 잠이 남아 있다. 그 옆에 11살짜리 아들이 선다. 표정만 봐도 안다. 오늘은 달리기보다는 이불 속이 더 좋은 날이다.아들과 나는 이따금 달리기를 하곤 했다. 하지만 내가 점점 개인 일정으로 바빠지면서 함께 달릴 수 있는 시간도 자연스레 줄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새벽 달리기였다. 아침이 되기 전의 한 시간, 세상도 조용하고,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그 시간이라면 비로소 둘이 온전히 함께 있을 수 있을 것 같았다.처음엔 순전히 내 생각이었다. 달리기를 통해 ‘노력하면 변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그게 말로는 잘 전달되지 않으니까, 같이 뛰면서 몸으로 느끼게 하자고. 그래서 “새벽에 한번 같이 나가볼래?.. 2025. 11.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