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1 우리는 이런 것도 합니다 작년 이맘때쯤, 우리 회사에서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두고 격렬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건축도, 토목도 아닌 애매한 그것. 본디 땅 위는 건축, 땅 아래는 토목이라 배웠건만, 이건 도무지 어디에 끼워넣어야 할지 모를 정체불명의 존재였다.그 정체는 다름 아닌… 장벽 설계. 거대한 공장지대와 맞닿은 주거지를 소음으로부터 보호해야 했고, 결국 소음방지법에 따라 Lärmschutzwand (차음벽)을 설계하게 된 것이다.문제는 그 스케일이었다. 높이 10미터, 길이 350미터. 진격의 거인도 고개를 끄덕일 법한, 거대한 벽.이걸 건축에서 맡아야 하느냐를 두고 이견이 많았지만, 우리 최대 고객인 메르세데스는 단호했다.“건축팀이 해줬으면 좋겠어.”그리고는 당시 최고직급자(건축 전공 아님)가 당당히 프로젝트를 들고 왔다.. 2025. 4.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