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7시 반, 내년에 다니게 될 아이의 초등학교에 다녀왔다. 와이프보다 독일어 실력 쬐금 낫다는 이유로 내가 다녀왔다. 아이 없이 설명회에 참여해야해서, 대신 와이프가 아이와 함께 있었다.
구글 맵 상으로 집에서 학교까지 직선거리 300m 이지만, 슈투트가르트는 평지가 거의 없다... 그러니까 오르막을 올라가야한다. 꽤나 많이 올라간다. 학교 있는 곳까지 올라오니 '헉헉' 숨이찼다. 조금만 걸어도 다리아프다고 말하는 아이인데, 이 길을 매일 왔다갔다 할 수 있으려나...?
학교까지 다 올라오니, 중앙역과 슈투트가르트 전체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나 둘, 학부모들이 모여서 설명회 자리가 꽉 차니 설명회를 시작했다. 유치원과 학교의 차이, 학교 수업시간, 방과 후 활동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학교에서 하는 여러가지 활동 등도 알수 있었고, 예상했던 일반적인 학교 설명회였다.
참고로 독일의 초등학교는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다닌다. 그 이후로는 김나지움(Gymnasium, 인문계)으로 갈지, 레알슐레(Realschule, 실업계)로 간다. 이것은 학교 성적과 학교 활동으로 결정되어 진다. 성적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부분을 차지 하는 것 같다. 김나지움으로 가면 대학을 목표로 공부하는 것이고, 레알슐레로 가면 취업을 먼저 해서 향후 각 분야의 마이스터(Meister)등으로 성장할 수 있다. 레알슐레를 다니더라도 향후에 물론 대학에 진학 할 수 있긴하다. 그래도 거의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아이가 김나지움으로 진학해서 좀 더 좋은 직업을 갖길 원하는 것 같다. 독일 내에서도 아이들의 미래가 너무 일찍 결정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어쨌든 현재 교육시스템은 이렇다.
설명회가 끝난 후, 교실에 들러서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서 공부하는지... 어떤 활동을 하는 지 등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한국의 요즘 교실이 어떤지 잘 모르겠다. 단지 내가 다녔던 학교와 비교를 하면, 좀 더 자유로워 보였고 천정고가 높아서 교실이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또 교실 한켠에는 어린이 소파도 마련되어있어 이야기하는 공간도 있어서 이 점이 새로웠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은 자기 이름이 써있는 책상, 의자, 그리고 사물함, 옷가지 등을 걸고 보관할 수 있는 Gaderobe(옷보관함?)를 갖게 된다. 교실은 깔끔했고, 충분히 아이들을 위한 공간처럼 보였다.
복도 공간은 일반 건물의 복도보다 더 넓고, 벽에는 아이들이 써 붙여놓은 뉴스나 반장선거 포스터들이 귀엽게 붙어있다.
글쎄, 다른 동네는 어떨지 모르겠는데 이 동네는 꽤나 교육열이 높은 것 같다. 몇 몇 학부모들은 특히 방과후 활동과 영여 수업에 대한 질문을 많이했는데, 이런 걸 보니 영어에 대한 열망은 한국이나 독일이나 다를 것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조만간 유치원과 학교가 아이에 대한 정보를 쉽게 교환할 수 있도록 부모가 싸인해야하는 서류를 제출 해야한다. 이런 정보교환을 통해서 아이의 현재 발달상황, 성격, 언어 등을 학교 측도 알게되고 이를 통해 아이 개개인에게 맞는 적절한 교육을 학교에서 제공할 수 있다. 예컨데 우리 아이는 독일어가 좀 딸리니 독일어 수업을 추가로 듣는다던가 하는 것들말이다.
벌써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라니... 시간 정말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