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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기록/독일에서 검도하기

독일 국대와 함께한 1월 마지막 운동

by 도이치아재 2024. 1. 30.

매주 월요일은 초보자 없이 중급자 이상만 운동하는 날이다. 그래서 다른 날보다 기술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재밌기도 한데, 어제는 특별히 더 재미있었다. 왜냐하면 BW주 대표이자 오는 7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WKC(Wolrd Kendo Championship) 세계검도선수권 대회에 참가하는 독일 국가대표 몇명이 우리 Verein에 왔기 때문이다!

지난 10월에 있었던 BW주 단별 대회에서 우승한 Ohashi 아저씨 검도도 매우 인상깊게 보고 있었는데, 이번에 같이 운동할 수 있었다. 우리 Verein에는 모두 독일인뿐인지라 정작 일본인과 검도할 일이 전혀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하게 되서 신나게 했던 것 같다. 이름은 다 기억할 수 없지만 옆동네 Fellbach, 밑동네 튀빙엔, 윗동네 프랑크푸르트와 하이델베르크에서 잘한다는 손님이 온 것이라 칼도 체력도 쉴틈없었다 ㅎㅎㅎ 덕분에 운동이 끝나고 왼쪽 정강이 안쪽 근육이 아파와서 한 일주일은 운동을 쉬어야할 것 같다. 그래도 근래에 한 운동중에 가장 재밌지 않았나 싶다.

손님들과 훈련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세 장면 정도 있는 것 같다. 한번은 맞은 기억. 두번은 때린 기억.

먼저 나보다 키는 작지만 엄청 빨랐던 야마시타와의 게이코. 시작하자마자 찌름을 당했다. 지난 BW주 시합에서 당했던 나가죽어라 어깨찌름이 아닌 경쾌하고 정확한 찌름이었다. 게이코 시작 후 내 죽도가 상대 죽도와 떨어져 있으니 중심을 빼았겼고 지체없이 당한 날카로운 찌름이었다. 그리고 젊고 빨랐다. 인상 깊었다. 찌름을 당한 후로는 계속 상대 죽도를 누르고 치고 견제하면서 게이코를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움찔하는 사이 손목 공격에 또 한방 먹었다.

두번째는 우리 Verein출신 국대 파비안과의 게이코였다. 파비안과 할 때는 헛칼이 잘 안나간다. 칼을 많이 맞춰봐서 그런지 서로 상대를 어떻게 움직이게 할지 고민하면서 대련하는 것 같다. 그래서 더더욱 머리나 손목, 허리를 제대로 치는게 쉽지 않다. 근데 어제는 서로 잔발로 거리를 재다가 스텝이 아주 살짝 꼬여, 나도 모르게 원래 박자보다 반박자 느린 머리를 치게됐는데 그게 파비안 머리에 깨끗히 들어갔다. 움직임을 돌이켜보면 아주 짧은 찰나에 발이 먼저 굴려졌고, 그 다음 칼이 파비안의 머리를 타격했는데 의도하지 않게 상대 타이밍을 무너뜨린게 되어버린 셈이었다. 다시 해보라고 하면 못할 것 같은데... 이걸 어떻게 다음에도 써먹을 수 있을 지 생각 좀 해봐야겠다.

세번째는 BW주 단별 대회 우승자 Ohashi 아저씨와의 대련이었다. 기대하고 있었던 대련이었는데 운동시간이 다 끝나가서 대련을 길게 하지 못한게 조금 아쉬웠지만! 아쉬운대로 짧은 시간에 최선을 다하려고 기합도 더 크게 넣었다. 상대의 거리를 모르기 때문에 일단 내 거리에서 치려고 노력했다. 기본적으로 상대가 나보다 훨씬 실력자라, 망설이는 타격은 의미가 없다. 그래서 내 거리가 왔을 때 뒤를 생각안하고 머리를 시도했다. 오하시 아저씨는 머리 공격에 뒤로 물러나며 내 거리에서 벗어났다. 그렇게 견제와 공방이 이어지다가 다시 머리를 시도했다. 상대가 거리를 안주려고 다시 뒤로 무를 때 머리-머리를 시도했는데 들어갔다. 오잉? 이게 들어가? 상대가 득점을 인정하고 다시 칼을 맞췄다. 거리를 재다가 몸을 던져 머리를 쳤다. Ohashi아저씨가 아까처럼 또 뒤로 물렀다. 본능적으로 다시 머리-머리 연타가 나갔다. 오잉? 또 들어갔다. 물론 Ohashi 센세가 봐준거겠지만, 내 스스로한테는 인상깊은 공격이었다. 그간 하체 웨이트와 달리기를 했던 효과가 나오는 건가 싶기도 하고... 어쨌든 !

1월 마지막 운동을 즐겁게 할 수 있어서 뜻 깊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