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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기록130

첫째의 농구리그 첫 경기 지난 주에는 아빠 경기, 이번 주는 첫째 신우의 경기가 있었다. 농구 Verein에 들어간 후, 수업만 받다가 처음으로 리그 경기에 참여했다. 아직은 드리블도 기본기도 부족해서 경기라는 것을 잘 할 수 있으려나 싶었는데, 긴장도 하지 않고 첫 경기를 잘 치루고 왔다. U10 아이들 경기는 총 4쿼터씩 치뤄지고, 한 쿼터 당 5분씩 끊어서 2번 나눠서 한다. 그러니까 짧은 경기가 총 10개가 있고, 5:5가 아닌 4:4 경기로 진행된다. 오늘은 5분씩 짧은 경기마다 시합을 치루는 멤버가 정해져있고, 오늘 신우는 Verein의 두명의 에이스 오스카, 말테와 한팀이 되어 경기를 치뤘다. 가드를 맡은 니클라스는 드리블이 좋고, 패스도 좋다. 신우와 연습 때 많이 농구해본 친구라서 신우도 거리낌없이 경기에 임했던.. 2023. 11. 13.
개인전 우승, 단체전 3위 / 2023년 독일 BW주 검도대회 지난 일요일, 드디어 독일에서 첫 출전하는 검도 대회에 다녀왔다. 나는 급 리그에 출전해서 개인전 우승, 단체전은 3위라는 성적을 거두었다. 호랑이 없는 곳에서 여우가 왕이라고 했던가. 단과 급이 나눠서 경기를 한 덕에 운좋게 우승할 수 있었다. 단별 대회에서 개인전은 독일 국가대표인 Fellbach의 Ohashi 선수가 우승, 단체전 역시 Fellbach가 차지했다. 우리팀 국가대표인 Fabian과 4단 크리스티안은 개인적인 이유로 참가하지 못해 반쪽짜리 팀으로 단체전에 출전한게 못내 아쉬웠다. 그래도 단체전 3위라는 타이틀에 만족한다! 개인전은 총 6경기를 뛰었는데 경기 중간 중간 쉬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체력적으로 많이 힘에 부쳤고, 득점인정이 한국과는 약간 다르게 느껴졌다. 경기영상은 유럽에서.. 2023. 11. 6.
대회 전 마지막 운동 마무리 이번주는 가을방학이라 스포츠센터에서 운동하는 어제(월요일)를 제외하고, 수/금(학교 체육관에서 운동하는 날)은 운동이 없다. 다가오는 일요일이 당장 대회인데, 이렇게 운동을 대충하고 나가도 되나 싶다... 나는 급 소지자라 개인전은 급자들만 나오는 리그에 나갈 예정인데 참가자가 24명이라고 한다. 얼마나 올라갈지는 잘 모르겠고, 그냥 오랜만에 나가는 대회라서 설레는 마음이 큰 것 같다. 지든 이기든 바른 칼로 한국칼도 바르다는 걸 보여주고 와야지! 대회전 마지막 운동은 1시간은 기본 및 기술연습, 30분은 게이코(대련)을 하였다. 지난 주 연습했던 머리치기가 제자리에서 왼발 고정 후에 바로 팡 치고 나가는 연습이었다면, 이번 머리치기는 왼발 고정한채로 오른말을 반보 밀어 세메 한 후 순간 바로 팡. 전일.. 2023. 11. 2.
10월 넷째주 금요일 검도일지 오늘 운동시간을 착각해서 조금 늦어버렸다. 탈의실에 들어가니 벌써 호구 때리는 죽도소리와 기합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뭐지...? 나만 늦은 것 같은 이 불안한 예감. 그렇다. 금요일 운동시간이 1년전 쯤 바껴서 30분 당겨졌다고 한다. 시합도 얼마 안남아서 불사르려고 했는데, 1시간도 못하고 돌아와서 아쉬움이 컸던 것 같다. 허둥지둥 준비운동도 못하고 바로 호구 쓰고 시작했다. 오늘은 기본연습없이 공격연습부터 시작이었다. 공격 연습은 세번만해도 숨을 못쉴정도로 힘든데, 이만한 운동이 없지 싶다. 바로 땀범벅이 되었다. 그리고는 바로 게이코(대련). 포인트에 상관없이 지난 월요일 사범님께 들었던대로 뒤로 무르지 말고, 받아치려고 하지말고 세메.세메.세메 팡 ! 이거하나만 생각하고 들어갔다. 주중에 봤던 발.. 2023. 10. 28.
만신창이가 된 손과 발 검도를 하니까 손과 발이 난장판이 되었다. 죽도를 잡는 왼손은 그나마 굳은 살이 계속 남아있어 괜찮은데 문제는 발. 몸을 밀어주는 왼발바닥 앞쪽 전체가 물집이 잡히더니 기어코 떨어져나갔다. 발구름 하는 오른발도 엄지에도 물집이 잡혀 반창고를 칭칭 감고 운동했다. "너 한국 마이클잭슨이야? 뭐야?ㅋㅋㅋ" "간만에 운동하더니 완전 아기발 다됐네 ㅋㅋㅋ" "아 ㅎㅎㅎ 아파죽겠다고 !!" 라며 놀리기 시작하는데 검도해본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운동을 시작했다. 오늘의 주된 운동 포인트는 세메 후에 관성을 이용해서 타돌하는 게 아니고, 세메 후 멈췄다가 상대 움직임을 보고 바로 제자리에서 반응하는 훈련이었다. 내 몸 조차 맘대로 할 수 없음을 느끼면서 역시 참 검도 쉽지 않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3. 10. 24.
대한검도 경력, 독일에서도 인정받다(진작 할껄) 검도를 독일에서 처음 시작하면 Verein에 등록하고 각 연방주 Kendo협회에 Kendopass를 신청한다. Kendopass 안에는 Prüfung(시험)에 대한 정보와 몇 단 혹은 몇 급인지 명시된다. 시합에 나갈 때나 세미나에 참석할 때에도 이 Kendopass가 필요하다. 나 같은 경우, 코로나가 바로 터지기 전 운동을 나갔다가 Kendopass를 신청하는 시점에 락다운이 걸려서 운동과 업무가 마비되었었다. 다시 운동이 재개되었을 때, Kendopass를 한번 신청하려고 했다가 한국에서 대학시절에 따놓았던 2급을 인정받으려고 문의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답변을 못받았다. 아마 그 때도 업무가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진 않았던 것 같다. Verein 사범에게 물어봐도 아마 될꺼라고만 하고, 어떻게 해야하.. 2023. 10. 15.
아이 학교에 테러 예고 편지가 와서 경찰이 출동하다. 지난 주 금요일은 퇴근 후 캠핑가는 날이었다. 그래서 평소보다 빨리 퇴근하려고 첫째와 함께 7시 20분에 집을 나와 첫째는 학교로, 나는 회사로 출근했다. 아이와 헤어지고 5분쯤 지났을까, 슬기에게 전화가 왔다. "오빠, 학교에 알수없는 위험이 발생했데. 오늘 애들 학교에 오지 말고 집에 있으라는데?" 갑자기 이게 무슨소린가 싶었는데... 메일을 보니 학교에서 진짜 메일을 보낸 것이었다. 이미 신우는 학교로 출발했는데... 학교에 무슨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다면 큰일이다 싶었다. 얼른 차를 돌려 학교로 향했다. 학교가는 길에는 아이들이 여전히 학교로 향하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일인거지..." 상황이 심상치 않았다. 학교 정문을 여러대의 경찰차와 무장한 경찰이 막고 있었고, 학교 정문에서 보이는 신우네 반.. 2023. 10. 11.
검도, 다시 꾸준히 해보자 3년 전 독일에서 검도를 다시 시작했지만, 코로나를 시작으로 운동이 뜸해지더니... 둘째가 태어나고, 이직을 하고, 발바닥 사마귀가 재발하고, 무릎이 아프다, 허리가 아프다는 이런저런 핑계로 검도를 잠시 소홀히 했었던 것 같다. 다음주부터 다시 도장에 나가보려고 한다. 주말동안 묵혀놨던 도복과 호구를 다시 재정비하고, 운동갈 준비를 끝냈다. 달리기와 식단관리를 꾸준히 한 덕에 몸무게가 예전에 비해 15kg 정도 줄었고, 덕분에 무릎과 허리 통증으로도 더 이상 고생하지 않으니 운동이 더욱 기다려지는 것 같다. 우연치 않게 독일에서 검도하는 오픈 채팅방을 알게되었는데 생각보다 검도하시는 분들이 많더라. 혹시나 독일이나 유럽에서 검도를 하신다면 아래 오픈채팅방 대환영입니다 :) https://open.kaka.. 2023. 10. 3.
영주권 시험(Einbürgerungstest), 생각보다 일찍 결과를 받다. 한달 반전에 쳤던 Einbürgerungstest 결과가 뜬금없이 우편으로 날아왔다. 시험장에서 결과받기까지 6개월이 걸리니 마니해서 영주권 신청을 내년이나 하겠구나 싶었는데, 한달 반만에 받았다. 영주권을 받는다고 해서 뭐 딱히 달라지는 건 없지만, 그래도 건축사자격증이나 영주권이나 귀찮다고 미루지말고 빨리 빨리 받아놓는 게 좋은 것 같다.(건축사도 빨리 다시 신청해야하는데 계속 미루고 있네 ㅜㅜ 후...) 독일 영주권 시험은 진짜 누구나가 다 통과할 수 있는 쉬운 시험이라 조금만 공부하면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다. 33문제 중 17문제만 맞으면 되니까 대충 반타작만 하면 된다. 독일에 좀 살았으면 공부 안하고 봐도 17문제 이상 맞출 수 있다. 난 그냥 어설프게 공부했다가 떨어지면 또 등록해야하니.. 2023. 9. 9.
런닝 10km가 갖는 의미 한국에서 회사를 다녔을 때 직장동기 형이 어느 날 갑자기 런닝을 시작했을 때가 생각난다. 학생시절부터 연애를 해오다가 취업 후에 충격적인 이유로 헤어졌던 그 형은 그 날 이후로 거의 매일 런닝을 했다. 몇 분 뛰기만해도 숨이 가뿐데 '저렇게 뛰는 걸 보니 미치도록 힘들긴 한가보다...'라고 나는 그냥 막연히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형은 부서진 자신을 일으키고,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기 위한 몸부림을 한 것이 아니었나싶다. 지금 그 형은 풀코스 마라톤을 달리고 긍정적인 인생을 살고있다. 러너들은 왜 지루하고 힘든 런닝을 계속 뛸까? 라고 생각했던 내가 런닝을 하고있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올해 초부터였다. 새해가 됐을 때 뭔가 인생을 바꿀만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 이후부터 달렸다. 처.. 2023. 8. 29.
어느 덧 10번째 포트폴리오 글을 블로그에 쓰면서 개인 메일로 종종 문의해주셨던 분들이 계셨다. 그 때 포트폴리오를 피드백 받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있겠구나 싶었고, 마침 구직 예정자와 내가 다니고 싶어하는 회사의 현직자를 연결 시켜주는 플랫폼을 알게되었다. 짧게는 20분, 길게는 40분까지 취업 준비과정을 물어볼 수 있는 기회가 누구에게나 생긴 것이다. 내가 구직할 당시 한국의 건축설계업계에는 빽이라는 게 존재했다. 누구 교수님의 제자, 어느 회사 대표의 아들, 어디 학교는 TO가 몇이고... 이런 것들말이다. 지금이야 훨씬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하지만 그 때는 그랬다. 그래서 그런 빽 있는 경쟁자들과 겨뤄서 이기기 위해서 나는 1부터 10까지 완벽해야했다. 더 이상 준비할 수 없을 정도로 준비했었고 결국 성취할 수 있었다.. 2023. 8. 28.
유럽 캠핑 : 이탈리아로 가는 길 여름 휴가를 보내면서 '아... 이번 캠핑은 모든 순간을 기억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들어서 글로 남겨보려고 한다. 올해 캠핑은 3번정도 다녀왔는데, 그냥 평범했던 힐링 캠핑이었기에 따로 기록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조금 남달랐던 것 같다. 슬기와 나에게 조금은 특별했던 이탈리아 여행이었기 때문에 기억이 다 사라지기 전에 적어본다. 독일에 사는 우리는 출발 전부터 그 어느 때보다 설렜다. 이탈리아는 슬기와 내가 대학시절 여름방학 동안 로마 사피엔자 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워크샵도 하고, 유럽여행도 다니면서 좋은 추억이 많았던 나라였기에 더 기대가 됐다. 몇 년간 느껴보지 못했던 햇볕이 내리쬐는 해변에서 휴가를 보내고 싶은 마음도 컸다. 이탈리아 캠핑장을 찾아보면서 우리는 '학생 때 이탈리아를 집.. 2023. 8. 25.
발레리나를 꿈꾸는 아이를 위해 독일로 오신 가족 얼마 전, 큰 아이의 발레교육을 위해 독일행을 결정하셨던 분들께 기분 좋은 메일을 받았다.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온 가족이 모두 3년이라는 기간 동안 비자를 받았다는 기쁜 소식이었다. 아이의 재능이 워낙 뛰어난터라... 세계명문 발레학교인 존 크랑코 발레학교(John Cranko Ballet Schule)에 합격을 하고도 지원받을 수 있는 비자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었는데 무사히 해결되었다는 소식이었다. 4명의 자녀를 데리고 독일로 오시는 것이니 특히나 더 걱정이 많으셨을텐데... 다행히 잘 마무리 된 것 같아 나도 참... 뿌듯하다. 그 분들을 위해서 내가 한 것이라고는 이메일을 통해 아는 것에서만 대답해드린 것 밖에 없는데... 감사하다는 말을 직접 전해드리고 싶다하셔서 퇴근 후에 만나뵈었다. 아이.. 2023. 6. 29.
농구를 시작한 첫째 사내 아이라면 좋아하는 운동하나쯤은 있어야지 싶은 생각에 와이프와 함께 아들에게 어떤 운동이 맞을지 참 고민을 많이했더랬다. 우리 첫째 신우는 평발에, 덩치도 크고 좀 굼뜬데다가 운동신경도 썩 좋은 편은 아니라는 게 와이프와 나의 생각이었다. 원래 하던 태권도도 스포츠라기 보다 독일에서는 거의 수련에 가까운 운동이라 아이의 흥미가 1년이 지나니 뚝 하고 떨어졌다. 품세외우고, 발차기 반복이니 재미가 없을 수 밖에... 그래서 생각한 게 농구와 골프였다. 신우는 다른 또래보다 키도 크고 힘도 쎄서 운동신경이 조금 딸려도 농구에서 피지컬로 자기몫은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골프는 우리 가족이 캠핑갈 때 마다 미니 골프를 쳐서 그런지 왕왕 골프 배우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아빠는 골프가 왜 재밌는지 정말 .. 2023. 6. 27.
블로그 정체성에 대한 고민 이 블로그의 취지는 이민기록과 이민생활을 써내려가는 것이었다. 우리 가족이 한국에 있을 때, 독일에서 사는 건 어떨지 또 어떤 모습일지 진짜 일상이 궁금했고 그런 것들을 공유하고 싶었다. 정보성 글과 일기 형식의 글을 올리면서 많은 분께서 달아주신 안부와 감사 글에 글은 글쓰는데 힘이났다. 외롭고 힘들었던 이민생활에 이 블로그는 나에게도 큰 힘이 되었다. 돌이켜보면 정보성 글 같은 경우에는 글을 쓰는데 세 시간에서 많게는 반나절이 걸리곤 했던 것 같다. 그런 기록들이 모여 이 블로그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고, 여전히 많이들 보시는 것 같다. 반면 일상 공유 글은 어느순간부터 우리에게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아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글을 올리지 않게 되었다. 이 블로그의 또 다른 한 축은 건축 포트폴리오 .. 2023. 5.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