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운동을 한지 어느 덧 3달째로 접어들었다.
몸무게는 90kg에서 81kg으로 줄었고, 가벼워졌다. 근력과 체력, 정신력이 좋아짐을 몸소 느끼면서 하루하루 기분이 좋다. 식사는 아침에 쉐이크 한잔, 점심은 샐러드와 고구마, 저녁은 일반식을 하고 있다. 내 성격 자체가 음식에 대해 무딘편이라 힘들다고 생각해본적은 없다. 그렇다고 꼭 다이어트식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도 있고, 부페를 갈 때도 있는데 과식을 하지 않고 절제하려고 노력한다. 그래도 먹을 건 다 먹는다. 덕분에 장보는 목록이 좀 바뀌었다. 고기는 삼겹살 대신 지방이 적은 목살이나 닭고기로, 군것질 거리 대신 토마토와 야채의 비중이 커졌다.
운동을 시작할 때, 몇 사람과 함께 했지만 지금은 나 혼자 남았다. 그렇다고 해서 내 의지가 꺾이거나, 하루쯤 쉬어야지라는 생각은 안든다. 이것은 결국 나 자신을 컨트롤 하는 것이고, 스스로 변하고자 하는 의지의 차이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운동을 쉬든, 다시 시작하든 크게 상관할 필요도 없다. 그냥 나만 꺽이지 않으면 된다.
지금 나는 나를 변화시키고 싶고, 이겨내고 싶고, 목표를 결국 이뤄내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강하고 간절한 상태이다. 이렇게 악이 받힌 이유는 30대 끝무렵에 와서야 머리로 말고 가슴으로 깨달은 한가지 사실 때문이다.
"인생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이걸 깨달았을 때 비로소 제 2의 인생이 시작된다."
이걸 진심으로 느끼게 된 나는 순간순간을 그냥 보낼 수 없다. 출근하는 시간, 자는 시간, 일하는 시간에도 나는 언제 닿을지 모르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 그냥 생각없이 시간을 죽일 수 없다. 그런데 내 자신은 이런 나에게 네 본능대로 조금 쉬어가라고. 천천히 가라고.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된다고 끊임없이 말한다. 그런데 나는 그래선 안되고 그럴 수도 없다. 나한테는 그럴만한 시간도 여유도 없다. 난 책임질 것도, 하고싶은 것도, 베풀고 싶은 것도 많은 몸이다. 그래서 나는 매 순간 더 편한 것을 찾는 내 본능과 싸워 이겨야만 한다.
맛있는 음식을 앞에두고도 과식하지 않는 것, 늦잠자고 싶어도 그걸 견디고 일어나는 것, 잠이 부족해도 해야할 일을 해내는 것, 운동하기 싫은 날도 하는 것, 화가나도 짜증내지 않는 것, 찬물샤워를 하는 것 등등 모두 그 순간 하기 싫은 본능을 이겨내는 내 훈련방식이다.
예전에는 내가 건축가로서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마음이 컸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나를 변화시켜야 비로소 세상이 나에게로 온다는 걸 알았다. 이걸 너무 늦게 깨달았다. 이제야 비로소 인생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자세가 갖춰진 것 같다. 자, 인생게임 신나게 한번 즐겨보자.
글을 써놓고 보니, 무슨 도 닦는 사람같네. 그냥 하자. 그리고 조금 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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