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국 여행에서 가장 의미있었던 만남 중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트레이딩 스승(?)과의 만남이었다. 주식을 투기처럼 하는 주제에 스승을 운운한다는 게 단기 트레이딩을 하지 않는 사람이 보면 웃기게 들릴 것이다. 뭐... 나도 이런 사실을 잘 알기에 주식트레이딩 관련 일지와 글은 독일 생활과 건축이야기로 채워진 이 블로그에 더 이상 쓰지 않고, 다른 투자 관련 블로그를 개설해서 이어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난 극초보시절부터 그 고수의 일지를 보며 매수, 매도 타점을 연구하고 흉내냈었다. 왜 여기서 샀을까, 왜 여기서 팔았을까, 어떻게 이렇게 저점에서 잡았을까를 생각했다. 호가창을 통해 기관, 외인, 개미들이 피튀기게 사고파는 모습을 보면서 "흐름"이라는 명확하지 않은 무언가를 읽으려고 했었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그의 매매를 비슷하게 흉내라도 낼만한 실력이 되었을 때 비로소 얼굴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한국과 독일의 국경을 넘어서 말이다.
그의 이야기는 현실세계와는 너무나 동떨어졌었고, 찐 트레이더들의 세계란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하루에 백만원, 아니 천만원을 벌고 잃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세상. 노동 소득으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금액들. 우리가 나눈 대화는 이미 다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곱씹는 정도였지만, 직접 들으니 말에 더 힘이 느껴졌다. 어느 정도의 경험이 쌓여야 이렇게 매매할 수 있을까. 나도 할 수 있을까. 대화하면서 속으로 자문했던 질문들...
만남 이후엔 몇 차례 내 매매영상을 보내 피드백을 받았고, 고쳐야 할 점들을 말해주었다. 또 언제든 질문이 있으면 물어보라 했고, 그에 대한 대한 댓가는 없었다. 주식 매매를 하다보면 많이 외롭다. 혼자 자책하고, 혼자 기뻐하고, 모든 걸 다 혼자 감당해야한다. 그런데 이렇게 누군가가 뒤에 있어주면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그에게도 힘든 시절 뒤를 바쳐준 스승이 있었다. 이젠 오롯이 내 스스로 해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가 나에게 해준 한마디 중 가장 와닿는 말은 이것이다.
"하루 20%, 30% 수익률보다는 꾸준히 하루 3~4% 안정적으로 수익이 나는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매매의 뿌리로 자리잡아야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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