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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끝

category 독일생활기록/단상 ; 소소한 생각들 2021. 11. 29. 23:01

요즘 그 어느 때보다 정말 열심히 살고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지금껏 인생을 대충살아온 적은 단 한번도 없었는데, 뒤돌아보면 지금이 가장 열심히 살고있는 때가 아닌가 싶다. 난 무얼 위해 이렇게 뭔가 열심히 하고 있는걸까? 뭘 꿈꾸고 있는걸까?

독일로 오기 전에는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꿈꿨다. 지금은 매일 저녁 함께 밥을 먹고, 주말에 함께 시간을 보내고, 휴가도 내 마음대로 쓰고, 일이 있으면 탄력적으로 업무시간을 조정하기도 한다. 독일 이민이라는 꿈은 현실이 됐다. 한국의 가족들이 그립긴해도, 어렵게 꾸려놓은 독일의 삶이 잘 자리를 잡았다. 다행이다.

독일에서 건축가로서 무언갈 이루고픈 큰 꿈은 없다. 그냥 내가 하는 이 일이 의미가 있었으면 한다. 의미가 없는 건 가치가 없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하나 하더라도 제대로된 걸 하고싶다. 어영부영 대충대충 끝내야하는 프로젝트는 관심이 없다. 이왕하는 공모전에서 1등했으면 좋겠고, 이왕하는 실시설계에서 많이 경험하고 배우고싶다.

아빠와 남편으로서 나의 꿈은 우리 가족들이 돈을 위해 일하지 않게하는 것이다. 나중에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돈을 쫓아 일하지 않고, 진짜 하고싶은 것들을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물욕없고 소탈한 우리 와이프 맛있는거 많이 사주고, 음식 여행도 함께 떠나고 싶다. 그러려면 어느 정도 수준을 넘어서서 돈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까지 도달해야만 한다. 불평할 여유가 없다. 그냥 달성해야하는 목표이자 꿈이다.

아들과 사위로서의 꿈은 언젠간 한국으로 돌아가 얼굴 맞대며 살고싶다. 아이들이 어느정도 크고 나면 언젠간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서 내 삶을 사느라 미뤄뒀던 아들노릇, 사위노릇하고 싶다. 아마도 이렇게 된다면 내 꿈의 끝이 아닐까. 그 끝에 다다른다면 정말 정말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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