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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키우다 보면 갑자기 가슴 철렁하는 순간이있다. 지난 주말이 우리가족에겐 그런 순간이었다.

지난 토요일 첫째아이의 1학년 마무리 파티(?)가 있었다. 학부모회에서 선생님께 작은 선물도 드리고, 부모님들도 만나서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였다. 오랜만에 만난 다른 부모들과도 이야기하고,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뛰어놀고... 했던... 그런 평범한 토요일이었다.

둘째 신아도 이 자리에 있었는데... 그만... 놀이터 미끄럼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다가 낙상사고가 발생했다. 내가 옆에서 잡아주고 있었는데, 어느정도 다 올라간 것 같아서 한눈을 팔았던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내 잘못이었다...

아이는 그대로 바닥에 머리부터 떨어졌다. 다행히 돌이 있는 곳은 피했는데, 단단한 흙바닥에 떨어졌다. 당시에 나는 아이가 떨어지는 걸 정확히 보진 못해서... 그냥 떨어진 건줄만 알았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었다. 아이는 그 자리에서 소리내서 울었고, 우리는 아이를 달랬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이는 잠에 들었다가 갑자기 칭얼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않아... 토를 하기시작했다.

"오빠, 신아 이상하다."

와이프가 나에게 상기된 말투로 말했고, 그때 거울로 본 아이의 눈은 약간 풀려있었다. 그제서야 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아이가 한번 토를 하고나서 다시 잠에 들어 일단은 지켜보기로 했다. 집에 도착해 낙상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찾아보고... 자는 동안 아이에게 별 문제가 없는지 관찰했다. 아이가 잠을 잘 자고 일어나긴했는데, 축 쳐져있는 것이 역시 평소와는 달랐다. 그리고는 얼마안가서 다시 토를 쏟아냈다.

우리는 바로 응급실로 향했다. 근처 큰 병원 응급실에 접수를 하고, 상황을 설명했다. 방문한 병원에는 킨더아츠트가 없어서, 다른 병원으로 이송이 되었다. 구급차를 기다리는 동안... 아이는 웃기도 하고, 눈도 마주치고 해줘서 다행이었지만... 걱정이 되는건 매 한가지...

와이프는 구급차를 타고 다른병원에서 입원 수속을 밟고, 나는 집으로 가서 첫째 밥 좀 챙겨주고... 아이 옷가지와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을 챙겨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와이프와 둘째는 두밤을 병원에서 보냈다. 병원에서 다행히 아이는 잘 잤고, 잘먹었다. 그리고 오늘 오전에 의사 선생님 진료에서... 큰 문제가 없어보여 바로 퇴원해서 돌아왔다.

독일 생활에서 가장 가슴을 크게 쓸어내린 순간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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