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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독일어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 독일 신문기사도, 책도 보고 있는데 한 독일 언론사의 실망스러운 기사를 보고 말았다. DW라는 독일의 공영매체인데, 그 홈페이지에 이런 기사가 있다.

https://www.dw.com/de/der-mundschutz-gegen-corona-mehr-als-ein-st%C3%BCck-stoff/a-53272057

DW 캡쳐

제목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마스크 - 하나의 천 쪼가리 그 이상" 이다. 이 기사의 내용은 왜 독일은 아시아 나라들과는 달리, 마스크를 착용하는데 거부감을 갖고 있는가? 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서방국가에 사는 아시아 인으로써 이게 늘 궁금해왔던 내용이라 클릭하게 되었다. 그런데 왠걸, 호흡기 질병이 창궐하고 있음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자신들을 애써 대변하려는 내용처럼 느껴졌다.

이 기사에 따르면, 대략 독일에서 마스크를 쓰는데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는 이렇다.

첫째, 지금까지 은폐하는 일련의 행위(마스크도 얼굴을 은폐하는 행위이므로...)들은 터부시 되어왔기 때문이다. 이것에 대한 근거는 성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경의 시작이 은폐하는 행위로 인한 인간의 타락이 묘사가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선악과를 먹은 사실을 은폐하려했던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를 언급하는거라고 생각이 된다.) 그리고 그 마스크를 쓰거나 가리는 행위는 이러한 '은폐' 행위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둘째, 아시아 국가에서는 공기오염, 꽃가루 등등의 이유로 마스크를 착용해왔지만, 독일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반면 일본은 과거 스페인 독감이 유행했을 때, 이미 마스크에 대한 이해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목적을 달리하는 여러종류의 마스크가 있다고 한다.

* 여기서 기사에서 언급된 나라가 일본이라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In Japan – wie auch in anderen asiatischen Ländern - gibt es Mundschutzmasken in verschiedenen Ausstattungen ; 일본에서는 - 다른 아시아 국가도 마찬가지로 - 다른 목적의 마스크가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잘 대처한 한국, 대만 등의 나라는 '그저 다른 아시아 국가'로 표현되었다. 특히나 코로나 관련 기사에 마치 일본은 마스크를 이전부터 잘써왔다는 식의 기사는 어울리지 않는다. 특히나 지금 죽을 쓰고 있는 일본 상황과 비교해봤을 때 더 그렇다. 아시아에 대한 이야기가 결여된 기사라고 생각한다.

셋째, 이게 제일 어이 없다. 많은 판데믹 상황이 마스크 없이 지나갔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아시아 국가들은 SARS나 MERS를 겪으면서 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처로 마스크 착용을 했다고 한다. 글쎄... 이건 뭐 더 이상 할 말이없다. 과거에 그렇게 운좋게(?) 지나갔다 하더라도, 새로운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이 때에 이게 변명거리가 되나 싶다. 그리고 독일을 포함한 유럽은 이 병이 창궐하기 몇 달전부터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오 마이 갓.

그리고 끝마치는 글에는 손수만든 면 마스크 사진과 함께... 사람들이 마스크를 만들 때이고, 곧 이것이 독일의 새로운 문화가 될 것이라고 하며 글이 끝난다.

이 기사에서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은 방역에 성공한 한국의 이야기가 한 단어도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그리고 여전히 서방국가들에게 아시아=일본 이라는 인식이 여실히 드러난다는 것이었다. 이번 방역에 완전히 실패의 길을 걷고 있는 일본이... 이 기사에 마스크를 잘쓰는 대표적인 예로 등장하기에, 나에겐 실로 불편한 기사가 아닐 수 없다.

이 기사가 독일의 유명한 공영매체에서 쓴 기사라는데 실망했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자신들을 억지로 합리화 하는 듯한 내용에 더 실망했다. 오히려 사실에 입각해, 신종 바이러스에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정보를 제공했으면 어떨까 싶다.

가령 마지막에 마스크를 만들기 위해 바느질을 할 때이고, 이게 우리의 문화가 될거라는 감성적인 말보다는... (우리는 이미 알다시피, 면 마스크는 거의 효과가 없다) 마스크는 면마스크보다 필터마스크가 더 효과적이니 정부에 대책을 촉구한다는 글이 오히려 더 낫지 않았을까. 도대체 한국에 있는 독일기자들은 뭐하는 건가? 없는건가? ㅜㅜ 기사를 읽을 때마다 아시아 국가를 몰라도 너무 몰라서 실망감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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